봄 시 134

봄날은 간다 / 이향아

봄날은 간다 / 이향아 누가 맨 처음 했던가 몰라 너무 흔해서 싱겁기 짝이 없는 말 인생은 짧은 여름밤의 꿈이라고 짧은 여름 밤의 꿈같은 인생 불꽃처럼 살고 싶어 바장이던 날 누가 다시 흔들어 깨웠는지 몰라 강물은 바다에서 만나게 될 거라고. 실개천 흘러서 바다로 가는 길 엎드려 흐느끼는 나의 종교여, 나를 아직도 용서할 수 있는지. 꽃이 지는 봄, 땅 위에 물구나무 서서 영원의 바다 같은 하늘을 질러 나 이제 길을 떠나도 돌아올 수 있는지, 봄날은 간다. 탈없이 간다. 아 부끄러워라 나는 왜 사나 -- 이외수 벚꽃 --

2017.04.14

4월이 오면,,,!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4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4월이 오면 / 권영상 4월이 오면 마른 들판을 파랗게 색칠하는 보리처럼 나도 좀 달라져야지. 솜사탕처럼 벙그는 살구꽃같이 나도 좀 꿈에 젖어 부풀어 봐야지. 봄비 내린 뒷날 개울을 마구 달리는 힘찬 개울물처럼 나도 좀 앞을 향해 달려 봐야지. 오, 4월이 오면 좀 산뜻해져야지. 참나무 가지에 새로 돋는 속잎같이. 4월에는 내 마음이 성실의 의미를 알게하소서 작은..

2017.04.02

봄날 / 김용택

봄날 / 김용택 나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 간줄 알그라 생강나무의효능 산 속에서 실족하여 허리나 발목을 삐었을 때 생강나무의 잔가지나 뿌리를 잘게 썰어 진하게 달여 마시고 땀을 푹 내면 통증이 없어지고 어혈도 풀린다.산 속에서 무술 수련을 하던 사람들이 실수로 허리나 발을 다치면 이 나무를 사용하여 치료한다고 한다 아이를 낳은뒤 나타나는 여성 질환을 산후풍이라고하는데 산후풍은 동양인들에게만 나타난다고 한다. 산후풍에도 여러가지 약초들이 많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구할수 있는 생강나무로 이런 산후풍을 대부분 고칠수 있다. 생강나무를 잘게 썬 것 40∼50그램을 물 반되에 넣고 진하게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밥 먹고 나서 먹는다. 일 ..

2017.03.30

봄날의 기도 / 정연복

봄날의 기도 / 정연복 겨우내 쌓였던 잔설(殘雪) 녹아 졸졸 시냇물 흐르듯 지난날의 모든 미움과 설움 사르르 녹게 하소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따스운 봄바람에 꽁꽁 닫혔던 마음의 창 스르르 열리게 하소서 꽃눈 틔우는 실가지처럼 이 여린 가슴에도 연초록 사랑의 새순 하나 새록새록 돋게 하소서 창가에 맴도는 보드랍고 고운 햇살같이 내 마음도 그렇게 순하고 곱게 하소서 저 높푸른 하늘 향해 나의 아직은 키 작은 영혼 사뿐히 까치발 하게 하소서

2017.03.28

2017년, 덕유산 마지막 눈꽃 놀이(2)

3월을 기다리며/나명욱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봄이다 겨울 내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풀고 따뜻한 공기와 맑은 햇살을 가슴 아름 품을 수 있는 아름다운 3월 3월의 첫 날에는 창문의 겨울 커튼도 밀어내고 구석구석 쌓여있던 먼지들도 털고 창살마다 하얀 페인트를 다시 칠하리라 베란다의 그동안 버려두었던 파랑 빨강 하얀 화분들도 깨끗이 닦고 베고니아 피튜니아 꽃도 심을 준비를 하리라 3월이면 거리에도 꽃들의 향기로 가득할 것이다 떡갈나무 앙상한 가지에 멋진 눈꽃이 만발했습니다 어느곳으로 갈지를 알 수 없을 때 ! 그것이 진정한 여행이라구,,,! 아름다움에 푹 젓어 봅니다 하늘이 파랗게 받혀준다면,,,,! 조금은 아쉽습니다 산님들이 오가며 털오놓은 조릿대와 설경이 이색적입니다 한겨울에 푸른색의 조화! 표지판..

2017.03.03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정호승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정호승 나는 희망이 없는 희망을 거절한다 희망에는 희망이 없다 희망은 기쁨보다 분노에 가깝다 나는 절망을 통하여 희망을 가졌을 뿐 희망을 통하여 희망을 가져본 적이 없다 나는 절망이 없는 희망을 거절한다 희망은 절망이 있기 때문에 희망이다 희망만 있는 희망은 희망이 없다 희망은 희망의 손을 먼저 잡는 것보다 절망의 손을 먼저 잡는 것이 중요하다 희망에는 절망이 있다 나는 희망의 절망을 먼저 원한다. 희망의 절망이 절망이 될 때보다 희망의 절망이 희망이 될 때 당신을 사랑한다. 어제 오후에 용봉산에 다녀오면서 용봉폭포에 가보았습니다 매년 이 시절즈음에는 갯버들이 피거든요! 핸펀으로 담았습니다 토요일은 힌눈이 있는 설산으로,,, 용봉산으로,,, 봄을 찿으러 나갔습니다 가슴 가득히, 먹..

2017.02.27

봄의 정원으로 오라 / 잘잘루틴 루미

인생의 거울 / 매들린 브리지스 세상에 변하지 않는 마음과 굴하지 않는 정신이 있다. 순수하고 진실한 영혼들도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가진 최상의 것을 세상에 주라. 최상의 것이 너에게 돌아 오리라 사랑을 주면 너의 삶으로 사랑이 모이고 가장 어려울때 힘이 될 것이다. 삶을 신뢰하라. 그러면 많은 이들이 너의 말과 행동을 신뢰할 것이다. 마음의 씨앗들을 세상에 뿌리는 일이 지금은 헛되어 보일지라도 언젠가는 열매를 거두게 되리라. 왕이든 걸인이든 삶은 다만 하나의 거울 우리의 존재와 행동을 비춰 줄 뿐. 자신이 가진 최상의 것을 세상에 주라. 최상의 것이 너에게 돌아오리라. 봄의 정원으로 오라 / 잘잘루틴 루미 봄의 정원으로 오라 이곳에 꽃과 술과 촛불이 있으니 만일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무슨 의..

2017.02.24

봄비 / 정호승

봄비 / 정호승 어느날 썩은 내 가슴을 조금 파보았다 흙이 조금 남아 있었다 그 흙에 꽃씨를 심었다 어느날 꽃씨를 심은 내 가슴이 너무 궁금해서 조금 파보려고 하다가 봄바가 와서 그만 두었다 . 봄비 / 김용택 바람이 붑니다 가는 빗줄기들이 옥색 실처럼 날려오고 나무들이 춤을 춥니다 그대에게 갈까요 말까요 내 맘은 절반이지만 날아 온 가랑비에 내 손은 젖고 내 맘도 벌써 다 젖었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은 법칙도, 교범도 없답니다 그저 봄이 오고, 계절이 바뀌면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죠? 봄비가 내립니다 고딩 시절에 친구가 불러주던 노래가 그립습니다 I love more than 1 can say

2017.02.22

2월의 시

2월 /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 이외수 인간은 누구나 소유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대상을 완전무결한 자기 소유로 삼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지요 아예 그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내 꺼는 없어, 라는..

2017.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