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시 134

당신 울고 있나요 / 장인하

당신 울고 있나요 / 장인하 당신 울고 있나요 지금 무엇 때문에 그렇게 슬픈 표정으로 울고 있는 건가요 당신 서러워서 울고 있나요 나를 보지 못해서 울고 있는건가요 나와 함께 하지 못하는 그리움땜에 울고 있나요 당신이 울고 있을 자격이나 있나요 서러웁다고 보고 싶다고 나에게 말할 자격이나 있나요 예전 같으면 당신이 울고 있으면 모든거 내팽개쳐 두고 한달음으로 달려가 당신 두눈에 흐르는 눈룸 말없이 닦아주고 살포시 안아 주었을 나인데 이젠 그러질 못하네요 당신이 외면한 사랑때문에 내가 더아파서 당신 사랑 받아줄 내마음의 여유가 없어져 버렸어요 당신 지금 그렇게 슬픈듯 세상이 끝난것처럼 울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괜찮아질거예요 나도 예전에 당신이 외면한 사랑땜에 행복해 하면 웃었던 날보다..

2015.04.28

흔들리며 사랑하며 / 이정하

흔들리며 사랑하며 / 이정하 1 이젠 목마른 젊음을 안타까워하지 않기로 하자. 찾고 헤매고 또 헤매어도 언제나 빈손인 이 젊음을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하자. 2 누구나 보균하고 있는 사랑이란 병은 밤에 더욱 심하다. 마땅한 치유법이 없는 그 병의 증세는 지독한 그리움이다. 3 기쁨보다는 슬픔, 환희보다는 고통, 만족보다는 후회가 더 심한 사랑. 그러나 설사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어찌 그대가 없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으랴. 4 길이 있었다. 늘 혼자서 가야 하는 길이었기에 쓸쓸했다. 길이 있었다. 늘 흔들리며 가야 하는 길이었기에 눈물겨웠다.

2015.04.25

마음의 지도 속 별자리 / 황지우

마음의 지도 속 별자리 / 황지우 새벽은 밤을 꼬박 지샌 자에게만 온다 낙타야, 모래박힌 눈으로 동트는 지평선을 보아라 바람에 떠밀려 새날이 온다 사막은 뱃속에서 또 꾸르륵 거리는 구나 지금 나에게는 칼도 경(經)도 없다 경(經)이 길을 가르쳐주진 않는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단 한걸음도 생략할 수 없는 걸음으로 그러나 너와 나는 구만리 청천으로 걸어가고 있다 나는 너니까 우리는 자기(自己)야 우리 마음의 지도 속의 별자리가 여기까지 오게 한거야

2015.04.21

낙화 [落花] / 이형기

낙화 [落花] / 이형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 터에 물 고인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탱자꽃입니다

2015.04.21

황무지(荒蕪地) - T.S. 엘리어트

황무지(荒蕪地) - T.S. 엘리어트 (The Waste Land/ Thomas Stearns Eliot) 1부. 죽은 자의 매장(The Burial of the Dead)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우리를 따뜻하게 했었다 忘却눈(forgetful snow)으로 大地를 덮고 마른 구근(球根)으로 가냘픈 生命을 키웠다 여름은 소나기를 몰고 슈타른베르가제 湖上을 건너와 우리를 놀라게 했다 우리는 주랑(柱廊)에 머물렀다가 햇빛이 나자 호프가르텐 공원에 가서 커피를 들며 한 시간 가량 지껄였다 내가 러시아 사람이라고요 천만에 난 리투아니아에서 난 순수한 독일人인데요 어렸을 때, 사촌 太公집에 머물렀었는데 사촌은 나를 썰..

2015.04.19

내 마음을 읽어 주는 사람 / 용혜원

내 마음을 읽어 주는 사람 / 용혜원 오래 전부터 나를 아는듯이 내 마음을 활짝 열어본 듯이 내 마음을 읽어 주는 사람 눈빛으로 마음으로 상처 깊은 고통도 다 알아주기에 마음 놓고 기대고 싶다 쓸쓸한 날이면 저녁에 만나 한 잔의 커피를 함께 마시면 모든 시름이 사라져버리고 어느사이에 웃음이 가득해진다 늘 고립되고 외로움에 젖다가도 만나서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다 어느 순간엔 나보다 날 더 잘 알고 있다고 여겨져 내 마음을 다 풀어 놓고 만다 내 마음을 다 쏟고 쏟아놓아도 하나도 남김없이 다 들어주기에 나의 피곤한 삶을 기대고 싶다 삶의 고통이 가득한 날도 항상 사랑으로 덮어주기에 내 마음이 참 편하다

2015.04.19

먼 발치에서 - 이정하

먼 발치에서 - 이정하 당신을 사랑해도 되겠습니까? 굳이 당신에게 물어볼 건 없지만 나 혼자서 당신을 사랑하고 나 혼자서 행복해 하고 나 혼자서 아파하고 그리워하면 그뿐이겠지만 내 허전한 마음이 당신에게 물어보라는군요 당신을 사랑해도 되겠습니까? 당신이 허락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당신을 이미 사랑하는 나는 당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당신과 이별하곤 합니다 당신의 대답도 있기 전에 벌써 당신을 사랑하고 만 나를 용서해주세요 행여 당신에게 짐이 되진 않을까 내 성급하고 서툰 사랑에 당신이 곤란하지는 않을까 늘 걱정스럽긴 해도 그것만 허락해 주세요 당신을 사랑하게만 당신을 내 마음에 간직하게만 당신을 사랑합니다 비록 가까이 있진 않지만 설혹 당신이 모르고 있다 할지라도 나는 사랑하겠습니다 이 ..

2015.04.14

4월 시모음

봄 비 내리는 저녁입니다 아내와 가까운 암자로 산책을 갔다가 진달래꽃을 담았습니다 3월은 보내고, 행복한 4월 맞이하세요!!! ------------- 4월 / 오세영 언제 우레 소리 그쳤던가, 문득 내다보면 4월이 거기 있어라.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언제 먹구름 개었던가. 문득 내다보면 푸르게 빛나는 강물, 4월은 거기 있어라. 젊은 날은 또 얼마나 괴로웠던가. 열병의 뜨거운 입술이 꽃잎으로 벙그는 4월. 눈뜨면 문득 너는 한 송이 목련인 것을, 누가 이별을 서럽다고 했던가.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돌아보면 문득 사방은 눈부시게 푸르른 강물. 우리는 한때 두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 류시화 우리는 한 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물방울로 만나 물방울의 말을 주..

2015.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