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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시모음
    2015. 4. 4. 21:42

    봄 비 내리는 저녁입니다

    아내와 가까운 암자로 산책을 갔다가 진달래꽃을 담았습니다

    3월은 보내고, 행복한 4월 맞이하세요!!!

    -------------

     

    4월 / 오세영

    언제 우레 소리 그쳤던가,
    문득 내다보면
    4월이 거기 있어라.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언제 먹구름 개었던가.
    문득 내다보면
    푸르게 빛나는 강물,
    4월은 거기 있어라.
    젊은 날은 또 얼마나 괴로웠던가.
    열병의 뜨거운 입술이
    꽃잎으로 벙그는 4월.
    눈뜨면 문득
    너는 한 송이 목련인 것을,
    누가 이별을 서럽다고 했던가.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돌아보면 문득
    사방은 눈부시게 푸르른 강물. 
      

     

     

     

    우리는 한때 두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 류시화  

    우리는 한 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물방울로 만나 물방울의 말을 주고 받는
    우리의 노래가 세상의 강을 더욱 깊어지게 하고
    세상의 여행에 지치면 쉽게
    한 몸으로 합쳐질 수 있었다
    사막을 만나거든
    함께 구름이 되어 사막을 건널 수 있었다

    그리고 한 때 우리는
    강가에 어깨를 기대고 서 있던 느티나무였다
    함께 저녁강에 발을 담근 채
    강 아래쪽에서 깊어져가는 물소리에 귀 기울이며
    우리가 오랜 시간 하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람이 불어도 함께 기울고 함께 일어섰다
    번개도 우리를 갈라 놓지 못했다

    우리는 영원히 그렇게 느티나무일 수 없었다
    별들이 약속했듯이
    우리는 몸을 바꿔 늑대로 태어나
    늑대 부부가 되었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늑대의 춤을 추었고
    달빛에 드리워 진 우리 그림자는 하나였다
    사냥꾼의 총에 당신이 죽으면
    나는 생각만으로도 늑대의 몸을 버릴 수 있었다

    별들이 약속했듯이
    이제 우리가 다시 몸을 바꿔 사람으로 태어나
    약속했던 대로 사랑을 하고
    전생의 내가 당신이었으며
    당신의 전생은 또 나였음을
    별들이 우리에게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당신은 왜 나를 버렸는가
    어떤 번개가 당신의 눈을 멀게 했는가

    이제 우리는 다시 물방울로 만날 수 없다
    물가의 느티나무일 수 없고
    늑대의 춤을 출 수 없다
    별들의 약속을 당신이 저버렸기에
    그리하여 별들이 당신을 저버렸기에

     

     

     

    낙타의 생 - 류시화 

    사막에 길게 드리워진
    내 그림자

    등에 난 혹을 보고 나서야
    내가 낙타라는 걸 알았다

    눈썹 밑에 서걱이는 모래를 보고서야
    사막을 건너고 있음을 알았다

    옹이처럼 변한 무릎을 만져 보고서야
    무릎 기도 드릴 일 많았음을 알았다
    많은 날을 밤에도 눕지 못했음을 알았다

    자꾸 넘어지는 다리를 보고서야
    세상의 벼랑 중에
    마음의 벼랑이 가장 아득하다는 걸 알았다

    혹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보고서야
    무거운 생을 등에 지고
    흔들리며 흔들리며
    사막을 건너왔음을 알았다..

     

     

    4월의 시 - 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눈물 - 류시화

    슬픔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안이 환하다
    누가 등불 한 점을 켜놓은 듯
    노오란 민들레 몇 점 피어 있는 듯

    슬픔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민들레밭에
    내가 두 팔 벌리고
    누워 있다
    눈썹 끝에
    민들레 풀씨 같은
    눈물을 매달고서
    눈을 깜박이면 그냥

    날아갈 것만 같은

     

    사월의 시  이해인

    꽃 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 수 있어
    감사한 맘이고,

    고운 향기 느낄 수 있어
    감격적이며,

    꽃들 가득한 사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이 봄을 느끼며

    ​가슴 터지도록
    이 봄을 느끼며

    두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볼랍니다.

    내일도 내 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늘 이 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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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