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의 서정 / 김소엽

농돌이 2020. 3. 4. 19:35

이른 봄의 서정 / 김소엽

 

눈 속에서도

봄의 씨앗은 움트고

얼음장 속에서도

맑은 물은 흐르나니

 

마른 나무껍질 속에서도

수액은 흐르고

하느님의 역사는

죽음 속에서도

생명을 건져 올리느니

 

시린 겨울밤에도

사랑의 운동은 계속되거늘

인생은

겨울을 참아내어

봄 강물에 배를 다시 띄우는 일

 

갈 길은 멀고

해는 서산마루에 걸렸어도

겨울이 지나면

봄은 오게 되어 있나니

 

서러워 마라

봄은

겨울을 인내한 자의 것이거늘.

 

퇴근 길은 함박눈이 내립니다

한송이 꽃처럼 흩어집니다

 

걷는 길이 모두 꽃입니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문답 / 이정선  (6) 2020.03.06
봄이 오는 소리 / 최원정  (8) 2020.03.05
홍매화 / 도종환  (10) 2020.03.02
3월에 읽는 시  (4) 2020.02.29
단추를 채우면서 / 천양희  (4) 2020.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