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4114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이여 상처받지 않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나는 누군가를 용서한 일이 없습니다 나한테 용서를 받아야 할 만큼잘 못한 사람이 없습니다 모두가 니에게 잘해준 사람만 있습니다 ---- -- - 사람들은 내가 많은 사람을 용서하고 품었으리라 생각하지만, 나한테 용서를 빌 만큼 잘못한 사람이 없습니다 내가 못한 일들이 훨씬 많습니다 인간에게든 신에게든 내가 다 용서를 받..

2023.03.20

매화 앞에서 / 이해인

매화 앞에서 / 이해인 보이지 않기에 더욱 깊은 땅속 어둠 뿌리에서 줄기와 가지 꽃잎에 이르기까지 먼 길을 걸어온 어여쁜 봄이 마침내 여기 앉아 있네 ​ 뼛속 깊이 춥다고 신음하며 죽어가는 이가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 하던 희디흰 봄 햇살도 꽃잎 속에 접혀 있네 ​ 해마다 첫사랑의 애틋함으로 제일 먼저 매화 끝에 피어나는 나의 봄 눈 속에 묻어두었던 이별의 슬픔도 문득 새가 되어 날아오네 꽃나무 앞에 서면 갈 곳 없는 바람도 따스하여라 ​ 살아갈수록 겨울은 길고 봄이 짧더라도 열심히 살 거란다 그래, 알고 있어 편하게만 살 순 없지 매화도 그렇게 말했단다 눈이 맑은 소꿉동무에게 오늘은 향기 나는 편지를 쓸까 ​ 매화는 기어이 보드라운 꽃술처럼 숨겨두려던 눈물 한 방울 내 가슴에 떨어뜨리네 신념 , 세상에 ..

2023.03.18

매화삼경 (梅花三更) / 이외수

매화삼경 (梅花三更) / 이외수 그대 외로움이 깊은 날은 밤도 깊어라 문 밖에는 함박눈 길이 막히고 한 시절 안타가운 사랑도 재가 되었다. 뉘라서 이런 날 잠들 수가 있으랴 홀로 등불 가에서 먹을 가노니 내 그리워한 모든 이름 진한 눈물 끝에 매화로 피어나라 올 해도 매화가 피었습니다 언제나 꽃은 피고, 봄은 오지만,,,, 참 새로운 삶의 후반전을 맞이하며 바라보는 꽃은, 조금 안스럽습니다 저 처럼,,, 깊은 성찰과 반성 없이 지내온 시간들이 거울 앞에 괴물이 되어가는 사람을 봅니다

2023.03.15

봄, 섬, 신안 승봉산 산행

0, 산행코스 : 노만사입구(수곡리)~노만사~오리바위~마당바위~큰봉산~수곡고개~승봉산(356m)~만물상~암태중학교 0, 산행거리 : 8km / 산행시간 : 루루랄라4:30분 0, 산행난이도 : 중~하 0, 보너스 : 산행후 무한의다리 트래킹 0, 동행 : 홍성토요산악회 0, 산행지도 지나는 길에 보너스,,,! 코로나로 디지게 앓고, 인생사 복잡하게 살려고, 포스터 붙이고, 오랫만에 산행입니다 고즈넉한 산사 입니다 고창 선운사 입구에도 있는 송악 입니다 봄의 전령사들이 반겨 줍니다 오리바위와 조망 사찰에서부터 다음 승봉산 정상까지 동행하신 믹스 진녀!!! 진달래, 현호색. 노루귀 눈이 호강하는 하루 입니다 참 많이 피었습니다 하산합니다 지천으로 깔린 토복령 열매 대장의 열정,,,,, 하산하는 길가에서 할미..

2023.03.12

너에게 쓴다/천양희

너에게 쓴다/천양희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가 다 닳았다 꽃이 진 자리에 잎이 폈다고 너에게 쓰고 잎이 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인생이 되었다 마침내 내 삶 풍화되었다. (매화축제는 10일부터 이나 개화는 30% 정도,,,,? 다음주 주말 지나면 만개 예상) 매화꽃 향기가 봄바람에 날립니다 아내와 잠시 꽃소식 접하러 나갔습니다 많은 사람과 넓은 지구에서 당신을 만나고, 함께 살아온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2023.03.05

봄을 기다리는 그대에게 / 홍수희

봄을 기다리는 그대에게 / 홍수희 그대 마음에 봄이 온다면 그것은 사랑 때문입니다 자주 벗어버리고 싶었던 사랑의 무게, 어깨를 짓누르던 네 삶의 무게 인내하는 마음에 봄이여, 오시리니 네 영혼에 눈부신 봄이 온다면 그것은 사랑 때문입니다. 봄이 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와 시련들을 거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는 봄이 감사합니다

2023.03.03

인연서설 / 문병란​

인연서설 / 문병란 ​ 꽃이 꽃을 향하여 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 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 채 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 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 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 ​ 사랑은 저만치 피어 있는 한 송이 풀꽃 이 애틋한 몸짓 서로의 빛깔과 냄새를 나누어 가지며 사랑은 가진 것 하나씩 잃어 가는 일이다 ​ 각기 다른 인연의 한 끝에 서서 눈물에 젖은 정한 눈빛 하늘거리며 바람결에도 곱게 무늬지는 가슴 사랑은 서로의 눈물 속에 젖어 가는 일이다 ​ 오가는 인생 길에 애틋이 피어났던 너와 나의 애달픈 연분도 가시덤풀 찔레꽃으로 어우러지고, 다하지 못한 그리움 사랑은 하나가 되려나 마침내 부서진 가슴 핏빛 노을로 타오르나니 ​ 이..

2023.02.26

잃어 가는 것 / 김윤진

잃어 가는 것 / 김윤진 이런저런 생각에 치여 누구에게도 내어줄 여유가 없고 만나면 돌아갈 시간을 계산하는 이룰 수 없는 사이가 연민으로 동여맸을까 맥없는 한숨도 부질없음을 안다 그럼에도 놓지 못하는 심정을 충분히 동참하고 헤아렸을까 그만 미련의 자리를 내어주렴 시선이 한 곳으로 모였다 그러나 못 보니 멀어지고 멀어지니 새삼스러워 그렇게, 그렇게 산다는 것은 하나, 둘 잃어 가는 거라지 봄, 희망은 우리가 살아지는 이유 입니다 기다림으로, 내일의 희망으로, 찿아가는 시간 입니다 한 주간 달려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2023.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