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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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농부이야기 2014. 7. 24. 08:07
너에게 정호승 가을비 오는 날 나는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너의 빈손을 잡고 가을비 내리는 들길을 걸으며 나는 한 송이 너의 들국화를 피우고 싶었다. 오직 살아야 한다고 바람 부는 곳으로 쓰러져야 쓰러지지 않는다고 차가운 담벼락에 기대서서 홀로 울던 너의 흰 그림자 낙엽은 썩어서 너에게로 가고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데 너는 지금 어느 곳 어느 사막 위를 걷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바람 부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었다 사막 위에 피어난 들꽃이 되어 나는 너의 천국이 되고 싶었다. 봄에 꽃을 피우고, 전지를 했는데 새로운 순이 나와서 노랑장미가 피었습니다 가을까지 장미를 볼 수 있게 하소서! 멋진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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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랭이꽃-류시화농부이야기 2014. 7. 20. 21:59
패랭이꽃 - 류시화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는 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 (가뭄에 피어난 엉겅키꽃, 겔3) 가끔은 이유없는 일탈이 여행이란 이름으로 변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리고 일탈을 꿈꾼다 우리는 모른다 내가 남에게 맘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내 기준인 것을,,, 우리는 누구에게 인정받기를 원하지만 그것도 그의 기준일 것이다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우리는 아마도 인식하지 못하였을까? 오늘 폭염가운데 길을 걸으며 이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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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다리꽃!!농부이야기 2014. 6. 25. 03:01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 시집『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열림원, 1998) 무우나 열무를 재배하는데 필요한 종자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피는 종다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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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꽃이 피었습니다농부이야기 2014. 6. 22. 11:02
텃밭에서는 참깨가 꽃을 피웠습니다 싱싱함이 여름임을 느낍니다 그리고 밭둑에는 달맞이꽃이 피었습니다 장마와 여름이 성큼 왔슴을 느낍니다 비 오는 날 달맞이 꽃에게 / 이외수 이 세상 슬픈 작별들은 모두 저문 강에 흐르는 물소리가 되더라 머리 풀고 흐느끼는 갈대밭이 되더라 해체되는 시간 저편으로 우리가 사랑했던 시어들은 무상한 실삼나무 숲이 되어 자라 오르고 목메이던 노래도 지금쯤 젖은 채로 떠돌다 바다에 닿았으리 작별 끝에 비로소 알게 되더라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노래가 되지 않고 더러는 회색하늘에 머물러서 울음이 되더라 범람하는 울음이 되더라 내 영혼을 허물더라 (달맞이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