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이야기 138

2014년 오미자를 씻으며,,,,

가을사랑 -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올해도 지리산에서 가을을 알리는 오미자가 왔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가을은 아닌가 봅니다 아내가 씻은 모습을 담았지요! 세상을 호령하고 싶은 사람이, 접고 산으로 가서 심고 가꿔주신 열매라서 더욱 저립니다 이 가을은 언제나..

농부이야기 2014.09.03

길을 가다가 ... 이정하

길을 가다가 ... 이정하 때로 삶이 힘겹고 지칠 때 잠시 멈춰 서서 내가 서 있는 자리, 내가 걸어온 길을 한번 둘러보라. 편히 쉬고만 있었다면 과연 이만큼 올 수 있었겠는지. 힘겹고 지친 삶은 그 힘겹고 지친 것 때문에 더 풍요로울 수 있다.. 가파른 길에서 한숨 쉬는 사람들이여, 눈앞의 언덕만 보지 말고 그 뒤에 펼쳐질 평원을 생각해 보라.. 외려 기뻐하고 감사할 일이 아닌지 내가 길이 되어 당신께로 ... 이정하 길은 내게 일렀다 이제 그만 돌아가라고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돌아기기엔 이미 너무 많이 걸어왔노라고 길 위에 서면 나는 서러웠다 갈 수도, 안 갈수도 없는 길이었으므로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걸어왔고 계속가자니 내게 이길을 왜 가는지, 그리고 무엇 때문에 가는지 가늠이 잘 되지 않는다 허무..

농부이야기 2014.08.28

그리운 시냇가 / 장석남

그리운 시냇가 / 장석남 내가 반 웃고 당신이 반 웃고 아이 낳으면 돌멩이 같은 아이 낳으면 그 돌멩이 꽃처럼 피어 깊고 아득히 골짜기로 올라가리라 아무도 그곳까지 이르진 못하리라 가끔 시냇물에 붉은 꽃이 섞여 내려 마을을 환히 적시리라 사람들, 한잠도 자지 못하리 혹 된장에 박아서 숙성한 깻잎 아시는지요? 아침에 저의 식탁에 올랐어요? 어머니꺼! 눈물이 납니다!

농부이야기 2014.08.27

사랑의 우화-이정하

사랑의 우화/이정하 바다로 흘러 들어가던 강은 곧 실망했습니다. 자신은 전부를 내던졌는데 막상 바다에 닿고 보니 극히 일부분밖에 채울 수가 없는 게 아닙니까. 그래도 강은 따스했습니다. 멀고 험한 길 달려온 뒤 고단한 몸 누일 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너는 나의 전부인데, 왜 나는 너의 일부분밖에 안 되는지 따지는 사람은 바다를 보되 파도밖에 못 보는 사람입니다. 그 안에 편히 잠들어 있는 강물은 볼래야 볼 수 없는 사람입니다. 가을비가 내리는 아침입니다 힘찬 한 주 시작하세요

농부이야기 2014.08.25

8월의 소망 / 오광수

8월의 소망 / 오광수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가 반가운 8월엔 소나기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만나면 그렇게 반가운 얼굴이 되고 만나면 시원한 대화에 흠뻑 젖어버리는 우리의 모습이면 얼마나 좋으랴? 푸름이 하늘까지 차고 넘치는 8월에 호젓이 붉은 나무 백일홍 밑에 누우면 바람이 와서 나를 간지럽게 하는가 아님 꽃잎으로 다가온 여인의 향기인가 붉은 입술의 키스는 얼마나 달콤하랴? 8월엔 꿈이어도 좋다. 아리온의 하프소리를 듣고 찾아온 돌고래같이 그리워 부르는 노래를 듣고 보고픈 그 님이 백조를 타고 먼먼 밤하늘을 가로질러 찾아왔으면, 오늘 저녁! 저희 집 베란다에서 바라본 하늘 입니다 비가 오기 전에는 저녁 노을이 멋지거든요!!! 밭에서 수확한 노각(늙은 오이)을 된장으로,,, 시원한 맛이 일품입니다 가지무..

농부이야기 2014.08.01

솔잎 효소 만들기

솔잎효소 담그기 1. 흐르는 물에 솔잎을 씻어낸 후 물기가 없게 건조시켜주세요. 2. 깨끗이 소독된 항아리에 솔잎을 차곡차곡 쌓고 돌로 눌러 주세요. 이때 항아리는 자연유약을 발라 구운것이 좋으며 윤기가 나고 반짝거리는 항아리는 광명단유약을 바른 것으로 납성분이 우러나와 건강에 해로우니 주의하세요.(전 밀폐 용기를 주로 사용합니다) 3. 황설탕을 솔잎과 동량을 준비하고 우선 2/3를 넣어주세요. 4. 솔잎 무게의 1/3정도인 팔팔 끓인 물을 항아리에 부어주고 남은 설탕을 항아리 위에 마저 붓고 잘 눌러 주세요. 5. 항아리 입구를 잘 밀봉한 후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최소 6개월~1년정도 숙성시켜주시면 솔잎효소 완성~!(불순물은 가끔 제거 필요) 6. 완성된 효소를 따뜻한 물에 타서 솔잎차로 먹는방법과 소..

농부이야기 2014.07.27

나는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너에게 정호승 가을비 오는 날 나는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너의 빈손을 잡고 가을비 내리는 들길을 걸으며 나는 한 송이 너의 들국화를 피우고 싶었다. 오직 살아야 한다고 바람 부는 곳으로 쓰러져야 쓰러지지 않는다고 차가운 담벼락에 기대서서 홀로 울던 너의 흰 그림자 낙엽은 썩어서 너에게로 가고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데 너는 지금 어느 곳 어느 사막 위를 걷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바람 부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었다 사막 위에 피어난 들꽃이 되어 나는 너의 천국이 되고 싶었다. 봄에 꽃을 피우고, 전지를 했는데 새로운 순이 나와서 노랑장미가 피었습니다 가을까지 장미를 볼 수 있게 하소서! 멋진 하루 보내세요

농부이야기 2014.07.24

패랭이꽃-류시화

패랭이꽃 - 류시화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는 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 (가뭄에 피어난 엉겅키꽃, 겔3) 가끔은 이유없는 일탈이 여행이란 이름으로 변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리고 일탈을 꿈꾼다 우리는 모른다 내가 남에게 맘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내 기준인 것을,,, 우리는 누구에게 인정받기를 원하지만 그것도 그의 기준일 것이다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우리는 아마도 인식하지 못하였을까? 오늘 폭염가운데 길을 걸으며 이런 생각..

농부이야기 2014.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