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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 김용택

노을 / 김용택 사랑이 날개를 다는 것만은 아니더군요 눈부시게 눈이 부시게 쏟아지는 지는 해 아래로 걸어가는 출렁이는 당신의 어깨에 지워진 사랑의 무게가 내 어깨에 어둠으로 얹혀옵니다 ​ 사랑이 날개를 다는 것만은 아니더군요 사랑은 사랑은 때로는 무거운 바윗덩이를 짊어지는 것이더이다 ​그냥 긴 하루를 보냅니다 아침 7시 차에 탑승해서 서울 구경 ㅎㅎㅎ 이런 저런 회의, 그리고 오늘은 퇴임하는 선배의 모습을 보면서 배웟습니다 간절히 바라고, 소망하며,,, 기도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씀, 그리고 국민연금 0백만원 나오니 걱정마라 혹시 얼굴에 마름버짐 피면 고기 사주라는 농담,,, 난 감정 제어를 못해서 울기만 했던 퇴임, 돌아보면 참 생각이 잠기게 한다 오늘도 배우고 배우고 집 입니다 감사합니다

2023.06.08

현충일, 망종

초혼 /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 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 이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68주년 현충일 입니다 더 부강하고, 후손에게 행복한 나라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023.06.06

친구에게 / 정호승

친구에게 / 정호승 젖은 우산을 접듯 그렇게 나를 접지 말아줘 비 오는 날 밤늦게 집으로 돌아와 뚝뚝 물방울이 떨어지는 우산을 그대로 접으면 젖은 우산이 밤새워 불을 지피느라 그 얼마나 춥고 외롭겠니 젖은 우산을 활짝 펴 마당 한가운데 펼쳐놓듯 친구여 나를 활짝 펴 그대 안에 갖다놓아줘 풀 향기를 맡으며 햇살에 온몸이 말릴 때까지 그대 안에 그렇게 먼 곳에서 잘 있다는 소식이 오니 감사합니다 그냥 붕 떠있는 느낌, 이것도,,, 추억이 되는 건가!

2023.06.05

친구

친구에게 / 김재진 어느 날 네가 메마른 들꽃으로 피어 흔들리고 있다면 소리 없이 구르는 개울 되어 네 곁에 흐르리라. 저물 녘 들판에 혼자 서서 네가 말없이 어둠을 맞이하고 있다면 작지만 꺼지지 않는 모닥불 되어 네 곁에 타오르리라. 단지 사랑한다는 이유로 네가 누군가를 위해 울고 있다면 손수건 되어 네 눈물 닦으리라. 어느 날 갑자기 가까운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안타까운 순간 내게 온다면 가만히 네 손 당겨 내 앞에 두고 네가 짓는 미소로 위로하리라. 그리운 친구를 보러 참 멀리도 다녔습니다 20대에 만나서 40년을 지내는 사람들,,,, 뜨겁던 열정은 남아도, 시간 앞에는 모두 자리를 비워야 하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감사하고, 그립고, 또 보고 싶은 사람들 입니다

2023.06.03

보리밭 / 안도현

보리밭 / 안도현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내릴 수 없는 깃발이 있다는 뜻이다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땅 투기꾼 독점재벌에게는 도저히 빼앗길 수 없는 한 뼘의 분노가 있다는 뜻이다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밟아도 밟아도 되살아나는 희망 우리가 청춘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적에 대한 증오가 이렇듯 푸르고 동지에 대한 사랑이 이만큼 싱싱하다는 뜻이다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이 땅에 아직 보리피리를 찬란하게 불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군산 옥구의 보리밭을 걸었습니다 논보리이지만 오랫만에 누렇게 익어가는 모습이 정겨웠습니다

2023.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