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예찬 / 이양하 봄 여름 가을 겨울, 두루 사시(四時)를 두고, 자연(自然)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惠澤)에는 제한(制限)이 없다. 그러나 그 중에도 그 혜택을 풍성(豊盛)히 아낌없이 내리는 시절(時節)은 봄과 여름이요, 그 중에도 그 혜택을 가장 아름답게 나타내는 것은 봄, 봄 가운데도 만산(萬山)에 녹엽(綠葉)이 싹트는 이 때일 것이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明朗)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驚異)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綠陰)을 스쳐 오는 맑고 향기(香氣)로운 바람 ― 우리가 비록 빈한(貧寒)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