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192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정하 시인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정하 시인 창가사이로 촉촉한 얼굴을 내비치는 햇살같이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 올려주며 이마에 입맞춤하는 이른 아침같은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드러운 모카 향기 가득한 커피 잔에 살포시 녹아가는 설탕같이 부드러운 미소로 하루시작을 풍요롭게 해주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분히 흩어지는 벗꽃들 사이로 내 귓가를 간지럽히며 스쳐가는 봄바람같이 마음 가득 설레이는 자취로 나를 안아주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메마른 포도밭에 떨어지는 봄비 같은 간절함으로 내 기도 속에 떨구어지는 눈물 속에 숨겨진 사랑이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 삶 속에서 영원히 사랑으로 남을.. 어제와 오늘.. 아니 내가 알 수 없는 내일까지도 함께 할 수..

2014.01.19

전화기 꺼두어라 -이평화-

전화기 꺼두어라 - 이평화 - 전화기 꺼두어라 '기다리지 않겠다' 하고 어서 그대가 내게 올수있는 유일한 길을 부숴놓아라 '전화벨이 울릴까?' 한번 더 생각한다고 울리지않는다 그대만의 알림음을 따로해놓은들 울리는 반갑지 않은 알림음들에 화만날뿐이다 전화기 노려보면 무서워 떨지않을까 망상하지말아라 아직 네가 부숴놓은 길을 다시 만들고 있는 중이니 그를 보지 말아라 전화기 꺼두어라 그리고 나중에 .. 정말 나중 .. 그대 곤히 잠자고있을 깊은밤 조심히 켜면 수많이 울리는 알림음속에 하나 귀에 꽂히는 소리가 들릴터이니 그리고 이제 너를 그토록 애타게 만들었던 그가 전화기를 붙잡고 애타게 널 기다릴터이니 그때. 전화가아닌 그사람이 만들어놓은 새로운길을 밟고 걸어 그에게 돌아가도 좋다 네가 달려오며 안기는 그사람..

2014.01.15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유진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 유진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는 당신이었습니다 가슴 흐린 날에는 당신이 지어주신 그리움을 읽고 눈 부시게 맑은 날에는 점 하나만 찍어도 알 수 있는 당신의 웃음을 읽고 저녁 창가에 누군가 왔다 가는 소리로 빗방울 흔들리는 밤에는 당신의 눈동자 속에 담긴 기다림 읽어내는 내 생애 가장 소중한 편지는 당신이었습니다 바람 지나면 당신의 한숨으로 듣고 노을 앞에서면 당신이 앓는 외로움 저리도 붉게 타는구나 콧날 아리는 사연으로 다가오는 삼백예순다섯 통의 편지 책상 모서리에 쌓아두고 그립다 쓰지 않아도 그립고 보고 싶다 적지 않아도 우울한 내 생애 가장 그리운 편지는 당신이었습니다 여태껏 한 번도 부치지 못한 편지는 당신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당신이 괜찮은 척 하는만큼 나도 괜찮..

2014.01.04

행복

행복 - 유치환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는것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앞에 와서 너에게 편기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도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다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며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받에서 너와 나의 애특한 연분도 한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받는것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 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사랑하는 것이 행복할가요? 사랑..

2013.11.03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빠지는 것이다

내일부터 무척 추워진답니다 가을도 얼마남지 않은듯 합니다 가을에 생각나는 시를 올려 봅니다 죽도록 사랑해서(김승희) 죽도록 사랑해서 죽도록 사랑해서 정말로 죽어버렸다는 이야기는 이제 듣기가 싫다 죽도록 사랑해서 가을 나뭇가지에 매달려 익고 있는 붉은 감이 되었다는 이야기며 옥상 정원에서 까맣게 여물고 있는 분꽃 씨앗이 되었다는 이야기며 한계령 천길 낭떠러지 아래 서서 머나먼 하늘까지 불지르고 있는 타오르는 단풍나무가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로 이제 가을은 남고 싶다 죽도록 사랑해서 죽도록 사랑해서 핏방울 하나하나까지 남김없이 셀 수 있을 것만 같은 이 투명한 가을햇살 아래 앉아 사랑의 창세기를 다시 쓰고 싶다 또다시 사랑의 빅뱅으로 돌아가고만 싶다 익어가는 가을(이해인)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가 익어가네 시..

2013.10.24

꽃과 시!

사람들이 가장 멋진 꿈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계절이다 그리고 가슴 뛰는 표정으로 하늘을 볼 수 있다 큰 꿈을 꾸지 않아도, 작은 꿈으로 행복할 수있는 계절! 가을이다 단풍 - 김종상 빨갛게 익어가는 감을 닮아서 잎사귀도 빨갛게 물이 들었네. 감나무에 떨어진 아침 이슬은 감잎에 담겨서 빨강 물방울. 샛노란 은행잎이 달린 가지에 잎사귀도 노랗게 잘도 익었네. 은행나무 밑으로 흐르는 냇물 은행잎이 잠겨서 노랑 시냇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진정한 여행 - 나짐 히크메트 가장..

2013.10.09

작은 감자(전윤호)

작은 감자 --전윤호 -- 안주로 작은 감자가 나왔다 단골이라고 주인이 덤으로 준 검게 탄 자국이 있는 감자 쥐어 보면 따뜻해서 선뜻 껍질을 벗길 수 없다 혼자 술 마시는 저녁 취하면 큰 소리로 전화하는 사람들의 소주보다 차가운 입술이 부럽다 함부로 뚜껑을 날리며 병을 따고 죄 없는 젓가락을 떨어뜨리면 새걸로 바꿔달라는 사람들이 두렵다 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생각하며 내 심장은 망설이며 뛰고 비 없이 흐리기만 여름 가뭄 속에서 감자야 난 잘 살고 있는 걸까 무지하게 더울 것으로 추정되는 아침 입니다 조용한 마음으로 시 한편 읽고 시작하는 하루되세요 행복하세요

농부이야기 2013.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