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이야기

작은 감자(전윤호)

농돌이 2013. 8. 8. 06:43

작은 감자  --전윤호 --

 

안주로 작은 감자가 나왔다

단골이라고 주인이 덤으로 준

검게 탄 자국이 있는 감자

쥐어 보면 따뜻해서

선뜻 껍질을 벗길 수 없다 

혼자 술 마시는 저녁

취하면 큰 소리로 전화하는 사람들의

소주보다 차가운 입술이 부럽다

함부로 뚜껑을 날리며 병을 따고

죄  없는 젓가락을 떨어뜨리면

새걸로 바꿔달라는 사람들이 두렵다 

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생각하며

내 심장은 망설이며 뛰고

비 없이 흐리기만 여름 

가뭄  속에서

감자야 난 잘  살고 있는  걸까

 

무지하게 더울 것으로 추정되는 아침 입니다

조용한 마음으로

시 한편 읽고 시작하는 하루되세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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