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항재 5

그에게 묻는다 / 천양희

그에게 묻는다 / 천양희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은 늘 같은데 하늘은 볼 때마다 다르다 하겠는지요 서울살이 삽십 년 동안 나는 늘 같은데 서울은 볼 때마다 다르다 하겠는지요 길에는 건널목이 있고 나무에는 마디가 있다지요? 산천어는 산속 맑은 계곡에 살고 눈먼 새는 죽을 때 한번 눈뜨고 죽는다지요? 동박새는 동백꽃에서만 살고 기린초는 척박한 곳에서만 산다지요? 귀한 진주는 보잘것없는 조개에서 나오고 아름다운 구슬은 거친 옥돌에서 나온다지요?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고 모든 문제는 답이 있다지요? 사는 것이 왠지 슬픈 생각이 든다고 하겠는지요 슬픔을 가질 수 있어 내가 기쁘다고 하겠는지요 삶에서 꽁자 점심은 없는듯 하다 그 겨울 만항재의 나목을 기억하며, 추억해봅니다 깊은 숨을 마셔봅니다

2023.02.22

가슴이 터지도록 / 곽승란

가슴이 터지도록 / 곽승란 뜨거운 응어리 가슴에 뭉클하던 인연의 길 끄트머리에 어둠은 소리 없이 내렸지 서산마루 핏빛으로 뭉그러지는 노을처럼 내 눈에도 피눈물이 흘렀었다 어둠은 거리를 덮고 삭막한 바람 불어오고 마지막으로 들려오던 목소리 뻥 뚫린 가슴 부여안으며 사그락 사그락 바람 따라 마른 낙엽 밟았던 소리 이제 잊을만한 시간 흘렀건만 스산한 저녁거리 덩그러니 혼자 보는 노을 왠지 외롭고 쓸쓸해 한편의 영화처럼 스치는 무언가 울컥 쏟아지는 멍울 소리치고 싶다 아주 큰 소리로 아무도 찾아 주지 않는 그 곳에 가서 막 소리치고 싶다. 멍먹한 가슴 뻥 뚫리도록. 만항재에 가고 싶은 날 입니다 볼떼기 시리도록 춥고,,,, 손끝이 아리도록 아픈 곳,,,, 그곳에 가고 싶은 저녁입니다

2022.01.21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 천양희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 천양희 이게 아닌데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산 넘어버렸지요 이게아닌데 이게 아닌데하면서 나는 그만 그강 건너갔지요 ​이게아닌데 이게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집까지 갔지요 ​이게아닌데 이게아닌데하면서 나는 그걸위해 다른것 다 버렸지요.. 그땐 슬픔도 힘이되었지요 그시간은 저혼자 가버렸지요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었지요 만항재의 추억입니다 집콕 2일째,,,,

2020.12.26

만항재 겨울

따뜻한 가슴을 지녀야 청빈의 덕이 자랍니다. 우리가 불행한 것은 경제적 결핍 때문이 아닙니다 따뜻한 가슴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청빈은 절제된 아름다움이며 수도자의 가장 큰 미덕이며 사람을 사람답게 민드는 기본적인 조건입니다. 예전부터 깨어있는 정신들은 자신의 삶을 절제된 아름다움으로 가꾸어 나갔습니다. -- 법정스님 글 중에서 -- 코로나로 하루종일 집에서 지내다보니 답답합니다 만항재의 겨울 추억을 꺼내봅니다 모두 평안하시기를,,,,

2020.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