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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에게 묻는다 / 천양희
    2023. 2. 22. 12:28

    그에게 묻는다 / 천양희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은 늘 같은데 

    하늘은 볼 때마다 다르다 하겠는지요 

    서울살이 삽십 년 동안 나는 늘 같은데 

    서울은 볼 때마다 다르다 하겠는지요 

     

    길에는 건널목이 있고 

    나무에는 마디가 있다지요? 

    산천어는 산속 맑은 계곡에 살고 

    눈먼 새는 죽을 때 한번 눈뜨고 죽는다지요? 

    동박새는 동백꽃에서만 살고 

    기린초는 척박한 곳에서만 산다지요? 

    귀한 진주는 보잘것없는 조개에서 나오고 

    아름다운 구슬은 거친 옥돌에서 나온다지요?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고 

    모든 문제는 답이 있다지요? 

     

    사는 것이 왠지 슬픈 생각이 든다고 하겠는지요 

    슬픔을 가질 수 있어 내가 기쁘다고 하겠는지요 

     

    삶에서 꽁자 점심은 없는듯 하다

    그 겨울 만항재의 나목을 기억하며, 추억해봅니다

     

    깊은 숨을 마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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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