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알리아 8

내 일기의 주인공이 그대이듯 /유미성

내 일기의 주인공이 그대이듯 /유미성 그대를만난 이후로 더 이상 내 일기의 주인공은 내가 아닙니다 그대를 만난 이후로 내 일기의 주인공은 그대가 되었습니다 하루동안 일어났던 나의 중요한 일들보다는 그대와의 짧은 통화가 내 일기의 더욱 중요한 소재가 되어 줍니다 하루 종일 몸이 아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누워만 있던 날에도 밤이 되면 숨쉬기 보다 더한 의무감으로 그대 이름을 일기장에 빽빽하게 적습니다 내 일기의 주인공이 그대이듯 내 인생의 주인은 그대입니다. 누구에게도 내일은 없다 그런데 내일을 기다린다 생각의 끝조차 가늠은 못해도 무엇이 삶을 의미하는지는 알고 있다 그렇게 내려놓고 싶다 ㄱ

2017.07.26

사랑아, 너에게 묻는다 / 김민소

사랑아, 너에게 묻는다 / 김민소 덧없는 세월속에 나는 자꾸 야위워 가는데 너는 여전히 희망을 말하는구나 새벽 이슬로 단장을 하더니 금빛 햇살모아 식탁을 꾸미고 노을로 변한 편지를 부치고 있으니 사랑아, 너에게 묻는다 이별의 아품속에 나는 또 허물어 지는데 너는 언제나 해 맑은 모습이구나 지천에 흐트러진 꽃이 되었다가 깊은 산속의 샘물을 퍼 담더니 또 한권의 불후의 명작을 만들었으니 사랑아, 너에게 묻는다 어떻게 하면 보이지 않아도 눈 부신 너처럼 부끄럽지 않은 삶을 엮어갈까.

2015.07.03

사랑하는 이유 / 이정하

사랑하는 이유 / 이정하 그대 내게 왜 사랑하는가 묻지 마십시오. 내가 그대를 사랑함에 있어 별다른 까닭이 있을 수 없습니다.꽃이 피고 바람이 불고 낙엽이 지듯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니.그대 내게 왜 사랑하는가 묻지 마십시오.공기가 있으니 호흡을 하듯 내가 그대를 사랑함에 있어별다른 이유가 있을 리 없습니다. 그저 그대가 좋으니 사랑할 밖에.그저 그대가 사랑스러우니 사랑할 밖에   꽃잎의 사랑 .... 이정하 내가 왜 몰랐던가,당신이 다가와 터뜨려 주기 전까지는꽃잎 하나도 열지 못한다는 것을.당신이 가져가기 전까지는내게 있던 건 사랑이 아니니내 안에 있어서는사랑도 사랑이 아니니아아 왜 몰랐던가,당신이 와서야 비로소 만개할 수 있는 것.주지 못해 고통스러운 그것이 바로사랑이라는..

2015.06.23

다알리아!

아침 / 천상병 아침은 매우 기분 좋다. 오늘은 시작되고. 출발은 이제부터다. 세수를하고나면. 내할일을 시작하고. 나는 책을 더듬는다. 오늘은 복이 있을지어다. 좋은 하늘에서. 즐거운 소식이 있기를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 용헤원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떠나 발길 닿는 대로 가야겠습니다. 그 날은 누구를 꼭 만나거나 무슨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의 짐을 지지 않아서 좋을 것입니다. 하늘도 땅도 달라 보이고 살아 있는 표정을 만나고 싶습니다. 시골 아낙네의 모습에서 농부의 모습에서 어부의 모습에서 개구쟁이의 모습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알고 싶습니다. 정류장에서 만난 삶들에게 목례를 하고 산길에서 웃음으로 길을 묻고 옆자리의 시선도 만나 오며 가며 잃었던 나를 만나야겠습니다. 아침이면 숲길에서 나무들의 이야..

2015.06.18

정호승 - 송구영신외 -

송구영신(送舊迎新) 내 가슴에 손가락질하고 가는 사람이 있었다. 내 가슴에 못질하고 가는 사람이 있었다. 내 가슴에 비를 뿌리고 가는 사람이 있었다. 한평생 그들을 미워하며 사는 일이 괴로웠으나 이제는 내 가슴에 똥을 누고 가는 저 새들이 그 얼마나 아름다우냐. - 정호승의《내 가슴에》중에서 - 첫눈 오는날 만나자 / 정호승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그렇게들 기뻐하는 것일까. 왜 첫눈이 오는 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일까. 아마 그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첫눈과 같은 세상이 두 사람 사이에 늘 도래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한때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있다. 첫눈이 오는 날 돌다방에서 만나자고..

2013.12.30

꽃과 시!

사람들이 가장 멋진 꿈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계절이다 그리고 가슴 뛰는 표정으로 하늘을 볼 수 있다 큰 꿈을 꾸지 않아도, 작은 꿈으로 행복할 수있는 계절! 가을이다 단풍 - 김종상 빨갛게 익어가는 감을 닮아서 잎사귀도 빨갛게 물이 들었네. 감나무에 떨어진 아침 이슬은 감잎에 담겨서 빨강 물방울. 샛노란 은행잎이 달린 가지에 잎사귀도 노랗게 잘도 익었네. 은행나무 밑으로 흐르는 냇물 은행잎이 잠겨서 노랑 시냇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진정한 여행 - 나짐 히크메트 가장..

2013.10.09

작은 감자(전윤호)

작은 감자 --전윤호 -- 안주로 작은 감자가 나왔다 단골이라고 주인이 덤으로 준 검게 탄 자국이 있는 감자 쥐어 보면 따뜻해서 선뜻 껍질을 벗길 수 없다 혼자 술 마시는 저녁 취하면 큰 소리로 전화하는 사람들의 소주보다 차가운 입술이 부럽다 함부로 뚜껑을 날리며 병을 따고 죄 없는 젓가락을 떨어뜨리면 새걸로 바꿔달라는 사람들이 두렵다 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생각하며 내 심장은 망설이며 뛰고 비 없이 흐리기만 여름 가뭄 속에서 감자야 난 잘 살고 있는 걸까 무지하게 더울 것으로 추정되는 아침 입니다 조용한 마음으로 시 한편 읽고 시작하는 하루되세요 행복하세요

농부이야기 2013.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