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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던 날 / 박인걸

꽃이 지던 날 / 박인걸 꽃이 져도 날은 맑네. 하도 많이 지니 이찌하랴. 바람이 없어도 꽃은 지네, 때가되면 뭔들 안질까 지는 꽃을 붙잡을 수 없네. 붙든다고 그 자리에 머물까 지는 꽃은 져야 하고 피는 꽃은 피어야 하네. 꽃 진다고 새는 안 울고 떨어진다고 비도 안 오네 피었다가 지는 꽃은 질줄 알고 피었다하네. 해도 지고 달도 지고 활짝 피었던 사람도 지네. 어제는 고왔는데 오늘은 지네. 아무 말 없이 떨어지네. 쓸쓸히 지니 가엽지만 피는 꽃이 있어 위로가 되네. 그럴지라도 지는 꽃에 서러운 마음 감출 수 없네. 텅빈 의자에 앉아 긷어버린 커피를 마십니다 늘 마음 속에는 작정한 날이 있으나, 현실의 삶은 구속이 있습니다 환하게 웃어주는 철쭉을 바라보며 그저 행복한 웃음을 보냅니다 내년에는 더 밝고,..

2023.05.11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 정채봉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 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 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 보고 숨겨 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정채봉 시인 - 조금은 철 지난 황매산은 한산합니다 1년을 기다렸던 철쭉들을 찿아서, 교감 나누고 갑니다 ---- 누구에게나 아품은 있지만 전 아버지가 그립습니다 제가 부모가 되고, 아이를 키워보니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꿈에라도 뵙고 싶습니다

2023.05.09

철쭉의 성지, 보성 일림산 산행 후기

늙으신 어머니 한 말씀 / 김시천 저녁 잡수시고 텔레비전 드라마 그윽이 보신 뒤에 늙으신 어머니 한 말씀하신다 사랑 좋아하네, 요란 떨 거 없다 개도 저 귀여워하는 줄 아는 법이다 0, 산행일시 :2023.04.29 0, 개화 상태 : 만개 0, 산행경로 : 용추계곡 주차장 원점회귀 아름다운 편백나무숲을 감상하며, 즐겨보는 곳,,,! 일림산 정상으로 오릅니다 멋진 철쭉 한그루! 곳곳에 만들어진 쉼터! 광대한 군락에 다왔습니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철쭉 터널이 이어집니다 지나온 능선! 산행을 하다보면, 스치는 순간이 기억이 남습니다 마음속에 짜릿하게 다가오는 감동,,,, 거친 호흡을 뒤로하고, 마주친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침묵처럼 정적이지만 오래 기억되리라 감사합니다

2023.05.01

먼 산 진달래 / 김시천

먼 산 진달래 / 김시천 속 깊은 그리움일수록 간절합니다 봄날 먼 산 진달래 보고 와서는 먼 데 있어 자주 만날 수 없는 벗들을 생각합니다 그들이 내게 와서 봄꽃이 되는 것처럼 나도 그들에게 작은 그리움으로 흘러가 봄꽃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끼리 함께 어울려 그만그만한 그리움으로 꽃동산 이루면 참 좋겠습니다 저에게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약간의 경험과 지식으로 살아가는 방편외에는 딱히 잘 하는 것이 없다는 결론 입니다 그렇다면 다 타인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것 입니다 왜 감사함이 모자라는 것인가? 뜨거운 마음으로, 아낌없는 마음으로, 더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데,,,, 모자람도 턱없이 모자라다 짧은 삶이고, 한번 뿐인 인생 길에서 가슴 속 뜨거운 감동은 못주더..

2023.04.30

하늘 맑은 날 / 김시천

하늘 맑은 날 / 김시천 잎이 진다고 서러울 것 없다 ​ 떠난다고 상심하여 눈물 흘릴 것 없다 ​ 나뭇잎처럼 떨어져 누우니 세상 참 편안쿠나 ​ 하늘엔 구름 한 점 없고 나도 이젠 근심 없다 ​ 두어라 그냥 이대로 있을란다 몇 년 만에 오른, 일림산 철쭉이 한창입니다 흠벅 흘린 땀에서 삶의 진한 느낌을 얻습니다 일림산 철쭉평원은, 시간마저도,,,, 봄이란 정원에 갇혀버린 듯 합니다 지나고 나면 힘들던 아픔과 갈등도,,,, 스쳐가는 작은 일일뿐이란 것을 배웁니다 천상의 화원에서 잘 놀았습니다

2023.04.29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풀고 봄꽃처럼 그리운 가슴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 그렇게 평생을 피었다 지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가 부정하고 싶은 것 중 하나, 죽음이라는 종착역으로 달려가고 있다는 것 입니다 고창읍성 대나무밭에 앉아 댓바람에 머리를 씻어 봅니다 서로 사랑할 시간이 많이 적습니다 우리, 서로 사랑하는 하루 여십ㅅ시요

2023.04.27

노고단 털진달래 산행

산을 바라본다 / 나태주 속상한 일 답답한 일 섭섭하고 마음 맺힌 일 있을 때마다 산을 바라본다 턱을 괴고 앉아 산을 부러워한다 어쩌면 저리도 푸르고 저리도 의젓하고 넉넉하며 가득히 아름다울까? 너무 속상해하지 말게 너무 답답해하지 말게 너무 섭섭해하지 말게 오늘도 산은 내게 넌지시 눈짓으로 타일러 말하고 있다 0, 산행 일시 : 2023년 4월 22일 0, 노고단 털진달래 개화 현황 : 만개 0, 입산허용 시간 : 16시 까지 왕복 6시간의 운전으로 산행 마무리 합니다 딸이 동행해주어서 또 하나의 추억이 됩니다 행복은 습관이랍니다 신은 그 행복 발전소를 주셨다죠 ㅎㅎㅎ

2023.04.23

선암사 / 정 호 승

선암사 / 정 호 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에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창비 1999. 봄은 언제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봄은 꽃 피는 시절과 함께 오고, 갑니다 시간은 짧고, 인간은 쉽게 늙는다는 말처럼 유한 합니다 오늘도 시간 위에서 즐기십시요

2023.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