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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복하게 눈내린 용봉산에서 놀다(2)

겨울은 모질 것들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모진 것들을 이겨내려면, 살아 있는 것들은 더욱 더 모질어야 하겠죠? 정자 아래의 암릉 소나무들이 궁금해서 내려가렵니다 정자를 아래서 잡아 봤습니다 내리는 눈과 소나무가 어울립니다 하산길의 소나무들! 하나의 분재처럼 암릉 위에서 아랫마을을 바라봅니다 겪어낸 세월을 추상해봅니다 지난 저녁의 바람에 소나무 가지 위에 내린 눈은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아쉽습니다 다시 정상부로 가서 노적봉으로 갑니다 쉰질바위에서 노적봉을 바라봅니다 오늘은 산님도 없고 폭설에 폭 쌓였습니다 활터를 다시 바라보면서 담아 봅니다 노적봉 너머 악귀봉 능선 ! 봄이면 피기를 기다리는 암릉 위에 진달래! 소복이 쌓인 눈이 아름다운 암릉과 소나무!! 지나온 길!! 옆으로 사는 소남무,..

2017.01.31

소복하게 눈내린 용봉산에서 놀다(1)

0, 산행 일시 : 2017,01,21 0, 산행경로 : 용봉초교 - 정상 - 활터 - 정상삼거리 -노적봉 - 악귀봉 -마애불 -마애불삼거리 - 병풍바위 -구룡대피소 -용봉초교 0, 산행 목적 : 일출산행(일출은 없었습니다 ㅠㅠㅠ) 용도사 오르는 길은 제설작업을 깨끗하게 하셨습니다 수고가 있어서 오르기가 편합니다 폭설에 덮힌 용도사가 평화롭습니다 미륵불님 어깨 위에도 눈이 쌓이고,,,! 대웅전 뒷편의 동백은 눈과 추위에 얼었습니다 선운사 동백꽃 / 김용택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 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 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백월산과 홍천마..

2017.01.29

용봉산

새벽 바람소리에 잠을 깨어서 앉았습니다 눈도 내리고, 무지하게 추워질 모양입니다 첫눈이 내렸던 용봉산 사진을 정리해봅니다 눈길 / 고은 이제 바라보노라 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 온 겨울을 떠들고 와 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 나의 마음 속에 처음으로 눈 내리는 풍경 세상은 지금 묵념의 가장자리 지나 온 어느 나라에도 없었던 설레이는 평화로써 덮이노라 바라보노라 온갖 것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눈 내리는 하늘은 무엇인가 내리는 눈 사이로 귀기울여 들리나니 대지의 고백 나는 처음으로 귀를 가졌노라 나의 마음은 밖에서는 눈길 안에서는 어둠이노라 온 겨울의 누리 떠돌다가 이제 와 위대한 적막을 지킴으로써 쌓이는 눈더미 앞에 나의 마음은 어둠이노라 마애불! 멋진 병풍바위! 병풍바위 아래 용봉사 전경..

2017.01.20

겨울 여행의 백미, 선자령 찬바람 맞으러,,,!

0, 산행코스: 대관령휴게소~2구간분기점~한일목장길~우측숲길~선자령(1,157m)~동해 전망대~대관령휴게소 산행거리 : 12km / 산행시간 0, 산행 시간 ; 4시간 0, 일행 : 홍성토요산악회 새벽 04시에 홍성을 출발하여, 아침을 휴게소에서 해결하고, 대관련휴게소에 도착한다 여명이 밝아 오는 시간이다 겨울이면 한번은 꿈을 꾸는 눈꽃 산행지 선자령으로 간다 한파주의보가 내린 아침이라 그런지 춥다! 영하 18도! 울타리 너머의 양떼목장의 모습이다 눈이 별로 없다 조망과 함께 보여지는 목장의 풍경이 그지없이 평화롭다 산행을 하면서 언제나 다 보고, 누릴 수는 없지만 눈과 눈꽃이 아쉽다 하지만 코끝으로 전해오는 바람과 한파가 있어 나의 심장을 깨운다 조릿대가 눈 속에서 겨울을 난다 선자령 아래 임도에는 야..

2017.01.16

선자령으로,,,!

선자령으로 누구는 그리워했다 하얀눈, 바람,,, 나도 그리웠다 원시적 이야기가 있는 바다도 보이고, 바람에 이는 칼바람도 있는 그곳에 고단한 나를 뉘고 싶었다 졸음에 겨운 시간 그래서 떠났다 멀리 동해 바다에서 불어오는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오르막에 숨이 차면 선자령은 이야기 할 것이다 그대 사랑하는 곳으로 돌아가라고 늘 삶은 싱거웠다 번민 정도 던지라고 올라온 산은 아니건만 풍차는 돌며, 돌아가란다 한움쿰 숨을 마신다 차가운 공기가 폐부에 가득하도록 마신다 많은 이가 와서 동해를 보며 노래한다 오늘, 당신이 있어 좋았다고,,,, 고단한 마음을 가을빛 머금은 메밀막국수에 씻어보련다 그 또한 원시적 그리움이 있으니까,,,, 영하 20도, 추웠습니다 행복했습니다

2017.01.14

용봉산 첫 눈, 최영장군 활터!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정호승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빨간색 머플러로 따스함을 두르고 노란색 털 장갑엔 두근거림을 쥐고서 아직도 가을 색이 남아있는 작은 공원이면 좋겠다. 내가 먼저 갈께 네가 오면 앉을 벤치에 하나하나 쌓이는 눈들은 파란 우산 위에다 불러모으고 발자국 두길 쭉 내면서 쉽게 찾아오게 할거야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온 세상이 우리 둘만의 세계가 되어 나의 소중한 고백이 하얀 입김에 예쁘게 싸여 분홍빛 너의 가슴에선 감동의 물결이 되고 나를 바라보는 너의 맑은 두 눈 속에 소망하던 그날의 모습으로 내 모습이 자리하면 우리들의 약속은 소복소복 쌓이는 사랑일 거야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2017.01.13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 이준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 이준관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볕도 많이 드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길을 갈 때 항상 갈 길이 조금 멀더라도, 대로 보다는 소로나 골목길을 택해서 간다. 고속도로처럼 일직선으로 반듯하게..

2017.01.13

겨울 덕유산에 눈이 없다

고난에 빠진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용기, 평정심, 인내, 이런 것 말고도 나는 유머를 말하고 싶다 고난 속에서 유머를 잃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어쩌면 아무것도 잃지 않을거란 말이다 --시인의 밥상, 공지영 에세이 중에서 --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아마도 한마디로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한 다섯 손가락쯤 펴고 이 안에 들어갈 것을 생각하면 친구가 들어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생각을 하다가 끝내 인사가 인생이구나 결론을 내린 시간도 있었다 --시인의 밥상, 공지영 에세이 중에서 -- 덕유산 중봉 아래에 서면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매번 한다 위에서 삿갓봉 너머의 남덕유와 서봉, 그리고 지리산의 주능들을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길게 펼쳐진 산행로에 서면 ..

2017.01.10

봄비 속을 걷다 / 류 시 화

봄비 속을 걷다 / 류 시 화 봄비 속을 걷다 아직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봄비는 가늘게 내리지만 한없이 깊이 적신다 죽은 자는 더 이상 비에 젖지 않는다 나는 두려웠다 봄비 속을 걷다 승려처럼 고개를 숙인 저 산과 언덕들 집으로 들어가는 달팽이의 불들 구름이 쉴새없이 움직인다는 것을 비로소 알고 여러 해만에 평온을 되찾다 비 내리던 날, 아픈 다리를 끌다시피 갔던 , 황매산의 추억입니다,,, !

2017.01.09

겨울나기 / 탁명주

겨울나기 / 탁명주 겨울은 껍질이 두꺼운 계수나무다 어린 나무가 겨울앞에 꿋꿋할 수 있는 건 바람 맞을 잎이 없음이다 뿌리깊은 리듬으로 오는 설레임이 있음이다 매운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껍질속에 저장하였다가 사월 다수운 봄 햇살에 발효시켜 박하나무는 박하잎을 계수나무는 계피를 만드는 것이리라 한둥치 겨울 옷을 벗을 때마다 고갱이는 굵어지고 껍질은 단단해진다 어린 나무가 바람 소리에 귀기울이는 건 골패인 낙숫물 소문을 듣기 위함이다 껍질 속 비밀스런 세포분열에 향기짙은 녹수의 싹 힘껏 밀어올릴 물 오른 봄기운을 기다림이다 우리도, 한둥치 겨울 옷을 벗을 때마다 고갱이는 굵어지고 껍질은 단단해지기를 소망합니다 덕유산 자락에서 쉬면서 듣던, 계곡 물소리가 조릿대의 겨울나기를 돕기를 바랍니다

2017.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