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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다 지나간다니 /전상순

가을이 다 지나간다니 /전상순 지진에도 강할 것 같은 대나무 길을 실안개 헤치고 한참 걸었습니다 걷다 보니 어느덧 가을의 끄트머리 감성을 먹고사는 가을의 신神이여, 올가을이 다 지나간다니 왜 이리 서운할까요 붉게 타는 편지 한 통도, 가을비에 눈물 한 방울 떨어뜨려 보지도 못했는데 가을이 가려 하네요 통나무로 만든 멋스런 길도 가을도 타보지 못했는데 벌써 입동 준비 서둘러야 하니 더 깊은 곳으로 바삐 갈 걸음 멈추고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만남 없는 약속에 맨송한 옷장에 그대로 있을 옷가지 꺼내어 가족과 혹은 혼자서 눈과 눈썹 거리만큼 가까운 목석초화木石草花 어우러진 곳에라도 가서 햇무리 받아야겠어요 마음 구석구석 다 녹여 온몸 따스하다 전해 줄게요 잘한 일이라 전해 줄게요. 늦가을에 내리는 비 때문에..

2019.11.21

내장산 단풍도 추억 속으로,,,

단풍 숲속을 가며 ... 오세영 무어라 말씀하셨나 돌아서 옆을 보면 화들짝 붉히는 낯익은 얼굴 무어라 말씀하셨나 돌아서 뒤를 보면 또 노오랗게 흘기는 그 고운 눈빛 가을 산 어스름 숲속을 간다 붉게 물든 단풍 속을 호올로 간다 산은 산으로 말을 하고 나무는 나무로 말하는데 소리가 아니면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 하루 해는 설키만 하다 찬 서리 내려 산은 불현듯 침묵을 걷고 화려하게 천자만홍 터뜨리는데 무어라 말씀하셨나 어느덧 하옇게 센 반백의 귀머거리 아직도 봄 꿈꾸는 반백의 철딱서니 가을, 삶,,,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2019.11.17

내장산 단풍에 물들다,,,!

단풍 / 안도현 보고 싶은 사람 때문에 먼 산에 단풍 물드는 사랑 단풍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단풍의 이유 / 이원규 이 가을에 한번이라도 타오르지 못하는 것은 불행하다 내내 가슴이 시퍼런 이는 불쌍하다 단풍잎들 일제히 입을 앙다문 채 사색이 되지만 불행하거나 불쌍하지 않다 단 한번이라도 타오를 줄 알기 때문이다 너는 붉나무로 나는 단풍으로 온 몸이 달아오를 줄 알기 때문이다 사랑도 그와 같아서 무작정 불을 지르고 볼 일이다..

2019.11.13

선운사 단풍터널 속을 거다,,,!

0, 일시 : 2019.11.02 0, 동행 : 삼실 가족님들 0, 산행경로 : 산불방지 기간으로 도솔재-투구바위코스 통재로 주차장 - 선운사 - 낙조대 - 주차장으로 변경하고 장어로 뒷풀이 입구의 단풍은 물들어 가는 중,,,! 이른 아침이라서 산님들은 적고,,,, 진사님들만 가득 도솔천도 들어 가는 중,,,! 분주하게 아침을 맞는 경내에 햇살이 피어납니다 가을 산사가 아름답습니다 은행나무와 주변은 많이 물들었습니다 진사님들 바글바글 ㅎ 녹차밭을 보고 낙조대로 갑니다 이번주에 절정을 맞을듯 합니다 선운사에서 /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

2019.11.07

중년의 가슴에 11월이 오면 .... 이채

중년의 가슴에 11월이 오면 .... 이채 청춘의 푸른 잎도 지고 나면 낙엽이라 애당초 만물엔 정함이 없다 해도 사람이 사람인 까닭에 나, 이렇게 늙어감이 쓸쓸하노라 어느 하루도 소용없는 날 없었건만 이제 와 여기 앉았거늘 바람은 웬 말이 그리도 많으냐 천 년을 불고가도 지칠 줄을 모르네 보란 듯이 이룬 것은 없어도 열심히 산다고 살았다 가시밭길은 살펴가며 어두운 길은 밝혀가며 때로는 갈림길에서 두려움과 외로움에 잠 없는 밤이 많아 하고많은 세상일도 웃고 나면 그만이라 착하게 살고 싶었다 늙지 않는 산처럼 늙지 않는 물처럼 늙지 않는 별처럼 아, 나 이렇게 늙어갈 줄 몰랐노라 선운사에서 어느 부부가 걸어갑니다' 제가 뒤에서 도찰? 어디든지, 어느 방향이건 참, 아름답습니다

2019.11.04

가을 개심사 단풍 속으로 걷다

11월에... 이해인 나뭇잎에 지는 세월 고향은 가까이 있고 나의 모습 더 없이 초라함을 깨달았네 푸른 계절 보내고 돌아와 묵도하는 생각의 나무여 영혼의 책깔피에 소중히 끼운 잎새 하나 하나 연륜 헤며 슬쁨의 눈부심을 긍정하는 오후 햇살에 실리서 오는 행복의 물방울 튕기며 어디론지 떠나고 싶다 조용히 겨울을 넘겨 보는 11월의 나무 위에 연처럼 걸려있는 남은 이야기 하나 지금 아닌 머언 훗날 넓은 하늘가에 너울대는 나비가 될 수 있을까 별밭에 꽃밭에 나뭇잎 지는 세월 나의 원은 너무 꺼서 차라리 갈대처럼 여위어 간다 단풍이 들기 전에 풍경입니다 명부전은 수리중,,,! 11월의 나무처럼... 이해인 사랑이 너무 많아도 사랑이 너무 적어도 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 보이지 않게 큰사랑을 주신 당신에..

2019.11.03

설악산 십이선녀탕계곡 단풍에 젖다

산행경로 : 장수대-대승폭포-대승령-복숭아탕 - 남교리 동행 : 1인 산행시간 : 5시간(식사와 휴식 등등) 개인적으로 단풍 산행은 장수대를 들머리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금요일 12시 집에서 출발하여, 장수대에서 두시간 휴식하고 오릅니다 자가용으로 와서인지 피곤? 하지만 멋진 풍경이 반겨줍니다 ㅎㅎ 역광입니다 한계령계곡은 가을로 가득합니다 1년만에 다시 대승령으로 오릅니다 아름다운 가을, 설악입니다 아름다운 경치에 멋지다를 연발합니다 대승폭포 옆에는 단풍이 한창입니다 자작나무 단풍,,,! 매년 이분 보러 옵니다 조금 늦었지만 볼 만 합니다 설악산 얘기 / 진교준 나는 산이 좋더라. 파란 하늘을 통채로 호홉하는 나는 산이 좋더라. 멀리 동해가 보이는 설 . 설악 . 설악산이 좋더라. 산에는 물, 나무, 돌..

2019.10.31

나무 ... 류시화

나무 ... 류시화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습니다. 나는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습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주었습니다. 내 집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습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 그 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습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습니다. 대승령 찬바람이 좋다 가슴 속까지 뻥뚫리는 시원함이 좋다 벌거벗은 나목을 금년에도 찿는다 1년,,,, 지난 태풍에도 건재하다,,,..

2019.10.30

바람부는 날, 황매산

바람 부는 날의 풀 ... 류시화 바람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억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을 보아라. 풀들이 바람 속에서 넘어지지 않는 것은 서로가 서로의 손을 굳게 잡아 주기 때문이다. 쓰러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넘어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잡아주고 일으켜 주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이보다 아름다운 모습이 어디 있으랴. 이것이다. 우리가 사는 것도 우리가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것도. 바람 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왜 넘어지지 않고 사는가를 보아라. 세상살이에서 복잡하고 심각한 영화나, 책을 잘 읽지 않은지 좀 되었습니다 세상이 더 복잡하고 드라마틱 하기 때문입니다 바람부는 날, 황매산에 올라 억세풀 가득 핀 정원에서 걷습니다 멀리 지리산의 천왕봉이 조망..

2019.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