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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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엽서-이외수산 2014. 4. 25. 23:39
여름엽서 - 이외수 - 오늘같은날은 문득 사는일이 별스럽지 않구나 우리는 까닭도 없이 싸우고만 살아왔네 그동안 하늘가득 별들이 깔리고 물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생각지 않아도 나는 외롭거니..그믐밤에도 더욱 외롭거니.. 우리가 비록 물 마른 개울가에 달맞이꽃으로 혼자 피어도 사실은 혼자이지 않았음을 오늘 같은 날은 알겠구나.. 낮잠에서 깨어나 그대 엽서 한 장을 나는 읽노라.. 사랑이란 저울로도 자로도 잴 수 없는 손바닥 만한 엽서 한장.. 그 속에 보고 싶다는 말 한 마디 말 한 마디만으로도 내 뼛속 가득 떠오르는 해 오리도 무더운가 봅니다 날씨가 여름입니다 이런 날씨에는 비라도 흠뻑 내리면 좋겠네요 진도부근 빼고요? 모두 평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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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산 진달래!산 2014. 4. 14. 06:57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겔3 용봉산 암릉에서) 좀 늘었구나 하고 산에 올랐는데 암릉에서 진달래를 보았습니다 바위틈에서, 아조건에서도 멋진 꽃을 피웠네요 한 주를 시작하는 이 시간, 힘찬 발걸음으로 나가시기 바랍니다 어려움을 이기고 핀 꽃은 더욱 붉고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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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길에 서서-신석정산 2014. 4. 13. 20:33
들길에 서서 /신석정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림(山林)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 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