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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 모산재에서

철쭉꽃/박인걸 철쭉이 핀다 핏빛으로 핀다 사월에 죽은 영혼들이 눈물을 흘리며 핀다 꽃잎처럼 떨어져간 새파란 젊음들이 사월이 오면 길섶에 붉은 피를 칠한다 사랑을 위해 쏟았던 숭고한 생명의 액체가 붉은 눈물로 튀어 산야를 뜨겁게 물들인다 일찍 사라져간 그리움의 사무침이 못 내 아쉬워 눈이 부시도록 피고 있다 정열, 명예를 뜻하는 꽃말을 지닌, 철쭉! 황매산 모산재를 오르면서 이른 아침 즐겼습니다 군락지에 많은 철쭉도 아름답지만 암릉에 핀 아름다움만 하겠는지요? 행복한 저녁되세요!

2014.05.05

슬픔안의 기쁨/ 이정하

슬픔 안의 기쁨/ 이정하 떠났으므로 당신이 내 속에 있었다는 것을 알았고, 보내야 했으므로 슬픔이 오기 전 기쁨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네. 훗날, 나는 다시 깨닫기를 바라네. 이 세상에 태어나 한 사람을 사랑했고 그 한 사람 때문에 못내 가슴 아팠을지라도 내가 간직한 그 사랑으로 인해 내 삶은 아름다웠고 또 충분히 행복했노라고.......... 행복한 아침 맞이하세요

2014.05.03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이외수-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 이외수 - 저녁비가 내리면 시간의 지층이 허물어진다 허물어지는 시간의 지층을 한 겹씩 파내려 가면 먼 중생대 어디쯤 화석으로 남아있는 내 전생을 만날 수 있을까 그 때도 나는 한 줌의 고사리풀 바람이 불지 않아도 저무는 바다쪽으로 흔들리면서 눈물보다 투명한 서정시를 꿈꾸고 있었을까 저녁비가 내리면 시간의 지층이 허물어진다 허물어지는 시간의 지층 멀리 있어 그리운 이름일수록 더욱 선명한 화석이 된다 (용봉산에서) 내일은 가족들과 황매산을 가고자 합니다 3시간이 넘는 운행거리이고, 사람이 엄청 많겠죠? 새벽에 출발하여 가려합니다 모두들 행복한 꿈꾸세요!

2014.05.02

철쭉(까닭-정호승)

까닭 - 정호승 내가 아직 한 포기 풀잎으로 태어나서 풀잎으로 사는 것은 아침마다 이슬을 맞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짓가랑이를 적시며 나를 짓밟고 가는 너의 발자국을 견디기 위해서다 내가 아직 한 송이 눈송이로 태어나서 밤새껏 함박눈으로 내리는 것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싸리 빗자루로 눈길을 쓰시는 어머니를 위해서가 아니라 눈물도 없이 나를 짓밟고 가는 너의 발자국을 고이 남기기 위해서다 내가 아직도 쓸쓸히 노래 한 소절로 태어나서 밤마다 아리랑을 부르며 별을 바라보는 것은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를 사랑하기엔 내 인생이 너무나 짧기 때문이다

2014.04.29

뱀사골 수달래 ( 나무에 대하여/정호승)

나무에 대하여/정호승 나는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가 더 아름답다 곧은 나무의 그림자보다 굽은 나무의 그림자가 더 사랑스럽다 함박눈도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에 더 많이 쌓인다. 그늘도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가 더 그늘져 잠들고 싶은 사람들이 찾아와 잠이 든다. 새들도 곧은 나뭇가지보다 굽은 나뭇가지에 더 많이 날아와 앉는다 곧은 나무는 자기의 그림자가 구부러지는 것을 싫어하나 고통의 무게를 견딜 줄 아는 굽은 나무는 자기의 그림자가 구부러지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2014.04.28

새와 나무-류시화

새와 나무 / 류시화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 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무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 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 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힘차게 한 주일 시작하세요!!!!

2014.04.28

뱀사골 수달래가 한창입니다

그 꽃 -고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오늘 뱀사골에서 촬영한 수달래 입니다) 우리가 함께 할 시간에는 그 가치를 모르고 한참이 지난 후, 그 소중함을 알게되는 때가 부지기 입니다 그냥 분주하다는 핑게로 가볍게 여겼던 많은 일을 반성합니다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나누는 삶이 가슴에 울립니다 더 많이, 더 깊게 사랑해야지!!!

2014.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