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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칙 / 류근

법칙 / 류근 물방울 하나가 죽어서 허공에 흩어진다 구름에 매달린다 물방을 하나가 죽어서 빗방울 하나로 몸을 바꾼다 빗방울 하나가 살아서 허공에 흩어진다 빗방울 하나가 살아서 잎사귀에 매달린다 빗방울 하나가 살아서 물방울 하나로 몸을 바꾼다 모였다 흩어지고 흩어졌다 모인다 사는 것도 죽는 것도 한 몸 우주 안에서 도망갈 데가 없다. ( 지난 가을의 추억 입니다) 가을의 추억입니다 곧 오리라 믿습니다 이번 가을에느 참 행복하기를 기도합니다

2023.07.31

긍정의 힘 / 선미숙

긍정의 힘 / 선미숙 언제부턴지는 알 수 없다. 한 가지 틀림없는 건 이게 나를 살게 한다는 거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싶게 죽을 만큼 힘든 일을 겪을 때도 나는 죽지 않았다. 세상에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배신을 당했을 때도 원망보다는 세상 배움으로 여겼다. 당장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막막할 때도 한 가지 놓지 않은 건 꿈이었다. 내 상표를 갖는 꿈 온 세상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엉뚱하게도 나는 잠깐 덮어두었던 그 꿈을 끄집어냈다. 꼬박 사흘을 매달렸다. 그 집중력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른다. 나한테 그런 힘이 있는 줄 스스로 새삼 놀랐다. 누구에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 했다. 그리고 열 달 뒤, 드디어 특허청에 내가 만든 상표 두 개를 올렸고 오랫동안 품고 있던 꿈을..

2023.07.30

국수 / 강대실

국수 / 강대실 고향 찾아갈 때는 관방제 초입 포장친 집에 들러 국수 한 대접 하고 간다 처마 밑 비집고 들어서 틈서리 목로에 자리잡고 앉으면 국수 한 그릇 꼬옥 먹고 잡더라만, 그냥 왔다시며 허리춤에 묻어온 박하사탕 몰려든 자식들에게 물리시던 어머니, 훈훈한 미소 뒤에 갈앉친 허기진 그 모습 원추리 새순처럼 솟아 국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배고픔 대신 채우고 간다. 덥습니다 ㅎ 숨을 쉽시다요 너, 나 할 것 없이, 폐쇄적인 일상 때문에 더 숨이 막히지만,,,,? 질식할 것 같은 상황을 잊어 버리는 것은 , 먹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골목의 식당에서 뜨겁게, 얼큰하게,,,, 칼국수 한그릇 합니다

음식 2023.07.29

꽃자리 / 구상

꽃자리 / 구상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 있다 ​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도 맛본다 ​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오직 행동만이 오늘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가뭄에도, 장맛비에도 살아남은 메밀꽃을 보면서,,,

2023.07.28

굽이 돌아가는 길 / 박노해

굽이 돌아가는 길 / 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어진 강물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없다고 주저안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힘들다고 항해를 포기 할 수는 없는거지요,,,! 멀리 떠날..

2023.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