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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 나태주

선물 / 나태주 ​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오늘 저를 만난 많은 분들,,,, 마음 깊은 곳에서 감사를 드립니다 마음에 품은 생각은 있으니, 조금은 지켜봐주십시요 실천이란 과제도 있지만, 그놈이 살려면 하리라 믿습니다​

2023.08.08

팔월 / 박인걸

팔월 / 박인걸 ​ 해마다 팔월이면 태양이 가깝게 다가와 숲은 가마솥이 되고 대지는 화덕이다. ​ 풀벌레는 자지러지고 새들은 그늘로 숨지만 바람의 풀무질이 열기를 불어넣을 때면 푸른 생명들은 조용히 찬가를 부른다. ​ 우주의 에너지가 구석구석 파고들 때면 잎사귀마다 춤을 추며 여름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 대추가 소리 없이 여물고 고구마도 큰 꿈을 키워가는 팔월에는 너와 나의 사랑도 여물어 가려나 덥습니다, 그래도 여름은 여전히 좋습니다 짧은 여름, 즐기시고 행복하십시요 뒤를 돌아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답니다

2023.08.08

늦여름 어느 날 / 김인숙

늦여름 어느 날 / 김인숙 순수의 빛이 그리워 문득 바라본 도시의 하늘에 별이 뜬다 풀 내음 모락모락 익어가는 들녘 찌르르 쌔르르 풀벌레 소리 새벽 창가에서 가을을 부르고 마음엔 두둥실두둥실 별이 뜬다 하늘 닮은 맑고 푸른 바람이 선들선들 불어온다 내일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길이 보이고, 내일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핑게만 생긴답니다 조생종 벼가 벌써 누렇게 익어갑니다 가끔 불어오는 찬바람이 콧등을 스치면 가을이 가까이 온 것을 느낍니다 행복한 가을 준비하시는 시간되십시요

2023.08.06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 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닿는 ​ 너의 하늘을 보아. 꽃잎에는 잎사귀가 필요합니다 편안한 호흡으로 내려앉은 능서화를 봅니다

2023.08.04

폭포 / 김수영

폭포 / 김수영​ ​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 금잔화도 인가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 번개와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태와 안정을 뒤집어놓은 듯이 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진다 오늘도 무덥습니다 삼척 오지의 덕풍계곡 입니다 진정한 자신과 여행을 떠난다면, 오지도, 오지가 아니고, 무인도라도 무인도가 아닐 것 입니다 가방 메고,,,, 뚜벅이로 혼자 떠나는 여행,,,, 덕풍계곡 추천드립니다

2023.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