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28

3월에 꿈꾸는 사랑 /이 채

3월에 꿈꾸는 사랑 /이 채꿈을 꾸고그 꿈을 가꾸는 당신은여린 풀잎의 초록빛 가슴이지요소망의 꽃씨를 심어둔삶의 뜨락에기도의 숨결로 방긋 웃는 꽃망울하얀 언덕을 걸어햇빛촌 마을에 이르기까지당신이 참아낸인내의 눈물을 사랑해요고운 바람에게따스한 햇살에게아늑한 흙에게 감사해요희망의 길을 열어가는 당신에게도사랑한다는 말은마음의 꽃 한 송이 피워내는 일그 향기로 서로를 보듬고 지켜주는 일감사하다는 말은심연의 맑은 물소리그 고요한 떨림의 고백 같은 것행복의 뜰이활짝 핀 봄을 맞이할 때그때, 당신의 뜰로 놀러 갈게요아지랑이 옷 입고, 나비처럼 날아서..입산이 통제되던 몇 일을 보내고 달려갔던 산,  봄과 겨울의 공존,  그리고 많은 기다림 후에 느끼는 기쁨,,,                        삶의 감사였습니..

2025.03.04

겨울 날의 희망 / 박노해

겨울 날의 희망 / 박노해​​따뜻한 사람이 좋다면우리 겨울 마음을 가질 일이다꽃 피는 얼굴이 좋다면우리 겨울 침묵을 가질 일이다빛나는 날들이 좋다면우리 겨울 밤들을 가질 일이다​우리 희망은, 긴 겨울 추위에 얼면서얼어붙은 심장에 뜨거운 피가 돌고얼어붙은 뿌리에 푸른 불길이 살아나는 것​우리 겨울 마음을 가질 일이다우리 겨울 희망을 품을 일이다 오늘 웃을 수 있어야  내일도 웃을 수 있다 -- 니체 --

2025.01.04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뿌리 깊으면야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 듯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하고싶은 말이 겹겹이 쌓인 날은 바람부는 꽃밭으로 떠나보십시요 그냥 하늘 한번 처다보면행복이 머물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상한 갈대를 꺽지 ..

2024.08.02

장대비 내리는 날, 수덕사 튓마루 놀이

풍경 달다 / 정호승운주사 와불님을 뵙고돌아오는 길에그대 가슴의 처마끝에풍경을 달고 돌아왔다먼데서 바람 불어와풍경소리 들리면보고싶은 내마음이 찾아간줄 알아라    농부아사침궐종자(農夫餓死枕厥種子), 농부는 굶어 죽더라도 그 종자를 베고 죽는다는  고사 입니다당장 죽을 지경의 어려움에 처하여도 미래, 희망을 버릴 수 없다는 절박한 표현 입니다 당신 때문에 힘이 납니다당신 때문에그 하루는 더는힘들고 지침이 아닌내 편이 함께하는 하루가 됩니다 이 세상에 단 하나 내 편이 있다는 사실이이렇게 행복해지는 하루입니다  --- 끄덕쟁이 김현미 글에서 ---

2024.07.27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이정하

무조건 돈 많이 벌고 높은 지리에 있으면 성공한 삶이라 생각 했는데한 살 한 살 나이를 먹고 생각이라는 게 생기면서돈 보다 높은 지리보다 내 주의에 좋은 사람이 있고 내가 행복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것 만큼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만큼 성공한 삶은 없다는 거 그거 하나 알게 되더라 평범한 삶이 싫다고 소리 쳤는데 평범하게 살 수 있는 것 조차 힘들다는 걸 알고 나니 이젠 정말 간절하게 바라게 된다 삶이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할 수 없이 울적할 때세상에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자신의 존재가 한낱 가랑잎처럼힘없이 팔랑 거릴 때 그런 때 일수록 나는 더욱 소망 한다 그것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화사한 꽃밭을 일구어 낼 수 있기를 나중에 알찬 열매만 맺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2024.07.21

겨울 할미꽃

서리꽃 / 유안진 ​ 손발이 시린 날은 일기를 쓴다 ​ 무릎까지 시려오면 편지를 쓴다 붙이지 못할 기인 사연을 ​ 작은 이 가슴마저 시려드는 밤이면 임자 없는 한 줄의 시를 찾아 나서노니 ​ 사람아 사람아 등만 보이는 사람아 ​ 유월에도 녹지 않는 이 마음을 어쩔래 육모 서리꽃 내 이름을 어쩔래 ​ 조금만 참아,,,,,! 곧 봄이 도착할거야 사랑을 기다리는 마음과 같이 봄을 기다려봐

2023.12.28

나는 소망합니다 / 헨리 나우웬

나는 소망합니다 / 헨리 나우웬​ ​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모든 이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기를. ​ 나는 소망합니다. 한 사람의 죽음을 볼 때 내가 더욱 작아질 수 있기를. 그러나 나 자신의 죽음이 두려워 삶의 기쁨이 작아지는 일이 없기를. ​ 나는 소망합니다. 내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대한 사랑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줄어들지 않기를. ​ 나는 소망합니다. 다른 이가 내게 주는 사랑이 내가 그에게 주는 사랑의 척도가 되지 않기를. ​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언제나 남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살기를. 그러나 그들의 삶에는 내 용서를 구할 만한 일이 없기를. ​ 나는 소망합니다. 언제나 나의 한계를 인식하며 살기를. 그러나 내 스스로 그런 한계를 만들지 않기를. ​ 나는 소망합니다..

2023.09.29

희망을 위하여 / 곽재구

희망을 위하여 / 곽재구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팔을 놓지 않으리 너를 향하는 뜨거운 마음이 두터운 네 등위에 내려앉는 겨울날의 송이 눈처럼 너를 포근하게 감싸 껴안을 수 있다면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져 네 곁에 누울 수 없는 내 마음조차 더욱 편안하게 어머니의 무릎잠처럼 고요하게 나를 누일 수 있다면 그러나 결코 잠들지 않으리 두 눈을 뜨고 어둠 속을 질러오는 한세상의 슬픔을 보리 네게로 가는 마음의 길이 굽어져 오늘은 그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네게로 가는 불빛 잃은 발걸음들이 어두어진 들판을 이리의 목소리로 울부짖을지라도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손을 풀지 않으리 힘들었던 하루가 지납니다 내일을 향한 믿음을 굳게 붙잡아 봅니다

2023.07.25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 / 고정희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 / 고정희 무덤에 잠드신 어머니는 선산 뒤에 큰 여백을 걸어두셨다 말씀보다 큰 여백을 걸어두셨다 석양 무렵 동산에 올라가 적송밭 그 여백 아래 앉아 있으면 서울에서 묻혀온 온갖 잔소리들이 방생의 시냇물 따라 들 가운데로 흘러흘러 바다로 들어가고 바다로 들어가 보이지 않는 것은 뒤에서 팽팽한 바람이 멧새의 발목을 툭, 치며 다시 더 큰 여백을 일으켜 막막궁산 오솔길로 사라진다 오 모든 사라지는 것들 뒤에 남아있는 둥근 여백이여 뒤안길이여 모든 부재 뒤에 떠오르는 존재여 여백이란 쓸쓸함이구나 쓸쓸함 또한 여백이구나 그리하여 여백이란 탄생이구나 나도 너로부터 사라지는 날 내 마음의 잡초 다 스러진 뒤 네 사립에 걸린 노을 같은, 아니면 네 발 아래로 쟁쟁쟁 흘러가는 시..

2023.02.22

시다의 꿈 / 박노해

시다의 꿈 / 박노해 긴 공장의 밤 시린 어깨 위로 피로가 한파처럼 몰려온다 드르륵 득득 미싱을 타고, 꿈결 같은 미싱을 타고 두 알의 타이밍으로 철야를 버티는 시다의 언 손으로 장밋빛 꿈을 잘라 이룰 수 없는 헛된 꿈을 싹뚝 잘라 피 흐르는 가죽본을 미싱대에 올린다 끝도 없이 올린다 아직은 시다 미싱대에 오르고 싶다 미싱을 타고 장군처럼 당당한 얼굴로 미싱을 타고 언 몸뚱아리 감싸 줄 따스한 옷을 만들고 싶다 찢거진 살림을 깁고 싶다 떨러 오는 온몸을 소름치며 가위질 망치질로 다짐질하는 아직은 시다, 미싱을 타고 미싱을 타고 갈라진 세상 모오든 것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싶은 시다의 꿈으로 찬 바람 치는 공단거리를 허청이며 내달리는 왜소한 시다의 몸짓 파리한 이마 위으로 새벽별 빛나다 오랜 지인의 생일에 ..

2023.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