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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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위하여 / 곽재구산 2023. 7. 25. 22:48
희망을 위하여 / 곽재구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팔을 놓지 않으리 너를 향하는 뜨거운 마음이 두터운 네 등위에 내려앉는 겨울날의 송이 눈처럼 너를 포근하게 감싸 껴안을 수 있다면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져 네 곁에 누울 수 없는 내 마음조차 더욱 편안하게 어머니의 무릎잠처럼 고요하게 나를 누일 수 있다면 그러나 결코 잠들지 않으리 두 눈을 뜨고 어둠 속을 질러오는 한세상의 슬픔을 보리 네게로 가는 마음의 길이 굽어져 오늘은 그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네게로 가는 불빛 잃은 발걸음들이 어두어진 들판을 이리의 목소리로 울부짖을지라도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손을 풀지 않으리 힘들었던 하루가 지납니다 내일을 향한 믿음을 굳게 붙잡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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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 / 고정희산 2023. 2. 22. 21:31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 / 고정희 무덤에 잠드신 어머니는 선산 뒤에 큰 여백을 걸어두셨다 말씀보다 큰 여백을 걸어두셨다 석양 무렵 동산에 올라가 적송밭 그 여백 아래 앉아 있으면 서울에서 묻혀온 온갖 잔소리들이 방생의 시냇물 따라 들 가운데로 흘러흘러 바다로 들어가고 바다로 들어가 보이지 않는 것은 뒤에서 팽팽한 바람이 멧새의 발목을 툭, 치며 다시 더 큰 여백을 일으켜 막막궁산 오솔길로 사라진다 오 모든 사라지는 것들 뒤에 남아있는 둥근 여백이여 뒤안길이여 모든 부재 뒤에 떠오르는 존재여 여백이란 쓸쓸함이구나 쓸쓸함 또한 여백이구나 그리하여 여백이란 탄생이구나 나도 너로부터 사라지는 날 내 마음의 잡초 다 스러진 뒤 네 사립에 걸린 노을 같은, 아니면 네 발 아래로 쟁쟁쟁 흘러가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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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다의 꿈 / 박노해삶 2023. 1. 26. 21:37
시다의 꿈 / 박노해 긴 공장의 밤 시린 어깨 위로 피로가 한파처럼 몰려온다 드르륵 득득 미싱을 타고, 꿈결 같은 미싱을 타고 두 알의 타이밍으로 철야를 버티는 시다의 언 손으로 장밋빛 꿈을 잘라 이룰 수 없는 헛된 꿈을 싹뚝 잘라 피 흐르는 가죽본을 미싱대에 올린다 끝도 없이 올린다 아직은 시다 미싱대에 오르고 싶다 미싱을 타고 장군처럼 당당한 얼굴로 미싱을 타고 언 몸뚱아리 감싸 줄 따스한 옷을 만들고 싶다 찢거진 살림을 깁고 싶다 떨러 오는 온몸을 소름치며 가위질 망치질로 다짐질하는 아직은 시다, 미싱을 타고 미싱을 타고 갈라진 세상 모오든 것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싶은 시다의 꿈으로 찬 바람 치는 공단거리를 허청이며 내달리는 왜소한 시다의 몸짓 파리한 이마 위으로 새벽별 빛나다 오랜 지인의 생일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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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 나태주삶 2023. 1. 8. 17:44
노을 / 나태주 방 안 가득 노래로 채우고 세상 가득 향기로 채우고 내가 찾아갔을 때는 이미 떠나가버린 사람아 그 이름조차 거두어가버린 사람아 서쪽 하늘가에 핏빛으로 뒷모습만 은은하게 보여줄 줄이야. 지난 해 12월 31일에 간월암으로 해넘이 다녀왔습니다 지니고 있다가,,,, 마음속에 두었던 것들은 , 지난주 마무리 하고 해넘이 합니다 살아있는것 자체가 희망이라고 옆에 있는 사람이 다 희망이라고 내게 다시 말해주는 나의 작은 희망의 당신 고맙습니다 --- 희망은 깨어있네, 이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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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을 마무리 하면서삶 2022. 12. 31. 15:02
어 부 / 김종삼 바닷가에 매어 둔 작은 고깃배 날마다 출렁거린다. 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 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머얼리 노를 저어 나가서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이 되어서 중얼거리려고.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있다고. 제 작은 공간을 방문해주시는 가족님들! 임인년, 2022년도 저물어 갑니다 많은 문제들로 조금안 삭막한 연말을 보내시지만, 금년 한해동안 헌신하신 삶의 땀들은 새해 값진 결과로 다가올 것 입니다 어제 저녁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지게지고, 장화 신으시고,,,, 숨이 차시던 삶을 살아오신 아버지,,,, 그분이 그 생활을 벗어라려 했던 세상, 그것을 위하여 자식을 교육하며, 헌신했던 삶들을 돌아볼 때 나는 얼마나 이루었는가? 어디쯤인가? 나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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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가 / 문병란삶 2022. 10. 27. 08:19
희망가 / 문병란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 맛 향기를 지닌다.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고통은 행복의 스승 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고행길 멈추지 말라. 인생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 꼭 찾아온다. 아침 밥 한그릇에 만족합니다 애써서 무엇을 찿거나, 더 좋은 것을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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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지 말고 떠 있으세요,,,!산 2022. 7. 22. 08:02
살아가다보면 끈기 있게 버티기 어려울 때가 있죠 고생스럽거나 두려울 때도 있고 피곤하고 아프고 화가 날 때나 몹시 실망할 때도 있죠 당신이 건너야 할 넓은 물 위를 다 밟고 싶지 않을 때가 있을 거예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빠져 버리고 싶을 때가 있을 거예요 물을 마시며 허우적 거리게 되더라도 하지만 참고 견디세요 가라앉지 말고 떠 있으세요 기다리면 모든 게 좋아질 거예요 그것은 당신 자신이 사정을 좋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 마사레리마고 "시집 시가 나를 안아준다 - 중에(신현림엮음) 우리 일상은 좀 빡빡하고, 갈등지고,,,, 힘들고, 넉넉하지 않습니다 늘 긍정으로 기죽지 않고,,,, 마음만큼은 넉넉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