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35

꽃피는 봄엔 / 용혜원

꽃피는 봄엔 / 용혜원봄이 와온 산천에 꽃이 신나도록 필 때면사랑하지 않고는 못배기리라 겨우내 얼었던 가슴을따뜻한 바람으로 녹이고겨우내 목말랐던 입술을촛촉한 이슬비로 적셔 주리니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시리라 온몸에 생기가 나고눈빛마저 촉촉해지니꽃이 피는 봄엔사랑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리라 봄이 와온 산천에 꽃이 피어님에게 바치라 향기를 날리는데 아! 이 봄에사랑하는 님이 없다면 어이하리꽃이 피는 봄엔사랑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리라 봄 / 용혜원봄햇살 가득한날도심 한복판 커피숍에서진한 에소프레스를 마신다 봄이 온다는 소식에마음이 한결 들 뜨고가벼워 지는데홀로 앉아 거리를보고 있으니왠지 가슴이 텅 빈 듯허전 하기만 하다 인생도 쓴맛을 알아야참맛을 안다는말이 옳다오늘은 인생의참 맛을 알기 위해홀로 남은 거리에서 ..

2025.04.15

진달래 / 홍수희

진달래 / 홍수희그땐 참,내마음이 저리붉었습니다당신이 지나치며투욱,떨어뜨린 불씨 하나가내 영혼 가파른벼랑 위로잘도 활활 타들어 올랐습니다타들어오신 길 마저 닿을듯아슬한 그리움문득 철렁이는 아픔되어도다시는 그 후지나치며투욱,불씨 하나 떨어뜨려 주지 않으셔도그 땐 참,이별도 사랑이라 저리붉었습니다그땐 참,눈물도 꽃잎이라 저리 붉었습니다.

2025.04.05

사계절의 꿈 / 최영미

사계절의 꿈 / 최영미어떤 꿈은 나이를 먹지 않고봄이 오는 창가에 엉겨붙는다땅위에서든 바다에서든그의 옆에서 달리고픈나의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어떤 꿈은 멍청해서봄이 가고 여름이 와도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지어떤 꿈은 은밀해서호주머니 밖으로 꺼내지도 못했는데나른한 공기에 들떠 뛰쳐나온다살 - 아 - 있 - 다 - 고,어떤 꿈은 달콤해서여름날의 아이스크림처럼입에 대자마자 사르르 녹았지어떤 꿈은 우리보다 빨리 늙어서,가을바람이 불기도 전에무엇을 포기했는지 나는 잊었다어떤 꿈은 나약해서담배연기처럼 타올랐다 금방 꺼졌지겨울나무에 제 이름을 새기지도 못하고이루지 못할 소원은 붙잡지도 않아잠들기도 두렵고깨어나기도 두렵지만,계절이 바뀌면 아직도 가슴이 시려봄날의 꿈을 가을에 고치지 못할지라도 …지식이 성공을 부르는..

2025.03.03

그도 세상 / 박경례​

그도 세상 / 박경례 ​ 그도 세상 누구나 가 본 곳 누군가 살아 있는 곳 여행의 시간 내 마지막 연필 그도 세상 꽁무니에 꽃이 달렸다 바닥으로 내리는 꽃의 아픔 너는 보지 않았으므로 내 마음이 아프다 너는 보았으므로 우는 눈동자를 닮은 너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울고 살면서 따라 울고 혼자서 울고 울다가는 세상 그도 세상 박경리 혼자 서 있는 들풀, 들꽃처럼 흘러 갑니다 이른 새벽, 산으로 길을 떠납니다

2023.05.13

잃어 가는 것 / 김윤진

잃어 가는 것 / 김윤진 이런저런 생각에 치여 누구에게도 내어줄 여유가 없고 만나면 돌아갈 시간을 계산하는 이룰 수 없는 사이가 연민으로 동여맸을까 맥없는 한숨도 부질없음을 안다 그럼에도 놓지 못하는 심정을 충분히 동참하고 헤아렸을까 그만 미련의 자리를 내어주렴 시선이 한 곳으로 모였다 그러나 못 보니 멀어지고 멀어지니 새삼스러워 그렇게, 그렇게 산다는 것은 하나, 둘 잃어 가는 거라지 봄, 희망은 우리가 살아지는 이유 입니다 기다림으로, 내일의 희망으로, 찿아가는 시간 입니다 한 주간 달려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2023.02.24

봄비 / 고정희

봄비 / 고정희 ​ 가슴 밑으로 흘러보낸 눈물이 하늘에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 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 오 그리운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 봄비 찰랑대는 수물을 쏴 열고 꿈꾸는 들판으로 달려나가자 들에 얼싸 안고 아득히 흘러가자 그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리 다만 둥그런 수평선 위에서 일월성신 숨결 같은 빛으로 떠오르자 봄비가 내리는 저녁입니다 바쁘기는 하지만, 술 한병 하자는 부탁은 거절하기 어렵고요,,, 승진한 후배들의 쏴맥를 마시고 귀가합니다 나도 승진한 날의 추억을 생각합니다 참..

2022.03.30

목련꽃 피는 봄날에......용혜원

목련꽃 피는 봄날에......용혜원 봄 햇살에 간지럼 타 웃음보가 터진 듯 피어나는 목련꽃 앞에 그대가 서면 금방이라도 얼굴이 더 밝아질 것만 같습니다. 삶을 살아가며 가장 행복한 모습 그대로 피어나는 이 꽃을 그대에게 한아름 선물할 수는 없지만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기쁨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봄날은 낮은 낮대로 밤은 밤대로 아름답기에 꽃들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활짝 피어나는 목련꽃들이 그대 마음에 웃음 보따리를 한아름 선물합니다. 목련꽃 피어나는 거리를 그대와 함께 걸으면 행복합니다. 우리들의 사랑도 함께 피어나기 때문입니다. 집 주변의 고등학교 목련의 추억입니다 금년에도 멋진 꽃을 소망합니다

2022.03.01

할미꽃 / 이해인

할미꽃 / 이해인 손자 손녀 너무 많이 사랑하다 허리가 많이 굽은 우리 할머니 할머니 무덤 가에 봄마다 한 송이 할미꽃 피어 온 종일 연도를 바치고 있네 하늘 한 번 보지 않고 자주빛 옷고름으로 눈물 닦으며 지울 수 없는 슬픔을 땅 깊이 묻으며 생전의 우리 할머니 처럼 오래 오래 혼자서 기도 하고 싶어 혼자서 피었다 혼자서 사라지네 너무 많이 사랑해서 너무 많이 외로운 한숨 같은 할미꽃 미나리아재빗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 높이는 15~30센티미터 정도이며, 온몸에 흰 털이 빽빽이 나 있고, 잎은 잎자루가 길고 다섯 개의 작은 잎으로 된 깃꼴 겹잎이다. 봄에 자줏빛 꽃이 꽃줄기 끝에서 밑을 향하여 피는데, 꽃이 진 뒤에 수술이 길게 꼬리 모양으로 자라고 촘촘하게 난 깃털이 할머니의 하얀 머리카락같이 보인다..

2021.04.17

행복한 3월을 위해 / 윤보영

행복한 3월을 위해 / 윤보영 3월입니다 산에 들에 꽃이 피듯 가슴에도 꽃을 피워 행복을 선물 받는 3월입니다 내가 행복하듯, 3월에는 당신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나보다 당신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슴 가득 사랑이 돋아나는 3월! 돋아난 사랑을 나누면서 행복한 3월을 만들겠습니다 내가 만들겠습니다 3월에는 내가 준 사랑으로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한 3월에는 내 3월에는, 아직 추위가 있을 수 있고 기다림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3월은 이것마저 행복한 달입니다 마음까지 따뜻한 달입니다 나의 3월에는 내가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멋진 한 달을 만들겠습니다 3월 내내 사랑하겠습니다. 봄 비 내리는 3월 첫 날 입니다 새로운 봄, 행복하십시요

2021.03.01

마음의 수수밭 / 천양희

마음의 수수밭 / 천양희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난다. 머위잎 몇장 더 얹어 뒤란으로 간다. 저녁만큼 저문 것이 여기 또 있다. 개밥바라기 별이 내 눈보다 먼저 땅을 들여다본다 세상을 내려놓고는 길 한쪽도 볼 수 없다 논둑길 너머 길 끝에는 보리밭이 있고 보릿고개를 넘은 세월이 있다 바람은 자꾸 등짝을 때리고, 절골의 그림자는 암처럼 깊다. 나는 몇번 머리를 흔들고 산 속의 산, 산 위의 산을 본다. 산은 올려다보아야 한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저기 저 하늘의 자리는 싱싱하게 푸르다. 푸른 것들이 어깨를 툭 친다. 올라가라고 그래야 한다고. 나를 부추기는 솔바람 속에서 내 막막함도 올라간다. 번쩍 제정신이 든다 정신이 들 때마다 우짖는 내 속의 목탁새들 나를 깨운다. 이 세상에 없는 길을 만들 수가 없다...

2020.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