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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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 가는 것 / 김윤진산 2023. 2. 24. 21:23
잃어 가는 것 / 김윤진 이런저런 생각에 치여 누구에게도 내어줄 여유가 없고 만나면 돌아갈 시간을 계산하는 이룰 수 없는 사이가 연민으로 동여맸을까 맥없는 한숨도 부질없음을 안다 그럼에도 놓지 못하는 심정을 충분히 동참하고 헤아렸을까 그만 미련의 자리를 내어주렴 시선이 한 곳으로 모였다 그러나 못 보니 멀어지고 멀어지니 새삼스러워 그렇게, 그렇게 산다는 것은 하나, 둘 잃어 가는 거라지 봄, 희망은 우리가 살아지는 이유 입니다 기다림으로, 내일의 희망으로, 찿아가는 시간 입니다 한 주간 달려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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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 고정희삶 2022. 3. 30. 22:12
봄비 / 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러보낸 눈물이 하늘에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 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 봄비 찰랑대는 수물을 쏴 열고 꿈꾸는 들판으로 달려나가자 들에 얼싸 안고 아득히 흘러가자 그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리 다만 둥그런 수평선 위에서 일월성신 숨결 같은 빛으로 떠오르자 봄비가 내리는 저녁입니다 바쁘기는 하지만, 술 한병 하자는 부탁은 거절하기 어렵고요,,, 승진한 후배들의 쏴맥를 마시고 귀가합니다 나도 승진한 날의 추억을 생각합니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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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피는 봄날에......용혜원삶 2022. 3. 1. 20:00
목련꽃 피는 봄날에......용혜원 봄 햇살에 간지럼 타 웃음보가 터진 듯 피어나는 목련꽃 앞에 그대가 서면 금방이라도 얼굴이 더 밝아질 것만 같습니다. 삶을 살아가며 가장 행복한 모습 그대로 피어나는 이 꽃을 그대에게 한아름 선물할 수는 없지만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기쁨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봄날은 낮은 낮대로 밤은 밤대로 아름답기에 꽃들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활짝 피어나는 목련꽃들이 그대 마음에 웃음 보따리를 한아름 선물합니다. 목련꽃 피어나는 거리를 그대와 함께 걸으면 행복합니다. 우리들의 사랑도 함께 피어나기 때문입니다. 집 주변의 고등학교 목련의 추억입니다 금년에도 멋진 꽃을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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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 이해인삶 2021. 4. 17. 08:16
할미꽃 / 이해인 손자 손녀 너무 많이 사랑하다 허리가 많이 굽은 우리 할머니 할머니 무덤 가에 봄마다 한 송이 할미꽃 피어 온 종일 연도를 바치고 있네 하늘 한 번 보지 않고 자주빛 옷고름으로 눈물 닦으며 지울 수 없는 슬픔을 땅 깊이 묻으며 생전의 우리 할머니 처럼 오래 오래 혼자서 기도 하고 싶어 혼자서 피었다 혼자서 사라지네 너무 많이 사랑해서 너무 많이 외로운 한숨 같은 할미꽃 미나리아재빗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 높이는 15~30센티미터 정도이며, 온몸에 흰 털이 빽빽이 나 있고, 잎은 잎자루가 길고 다섯 개의 작은 잎으로 된 깃꼴 겹잎이다. 봄에 자줏빛 꽃이 꽃줄기 끝에서 밑을 향하여 피는데, 꽃이 진 뒤에 수술이 길게 꼬리 모양으로 자라고 촘촘하게 난 깃털이 할머니의 하얀 머리카락같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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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3월을 위해 / 윤보영산 2021. 3. 1. 08:37
행복한 3월을 위해 / 윤보영 3월입니다 산에 들에 꽃이 피듯 가슴에도 꽃을 피워 행복을 선물 받는 3월입니다 내가 행복하듯, 3월에는 당신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나보다 당신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슴 가득 사랑이 돋아나는 3월! 돋아난 사랑을 나누면서 행복한 3월을 만들겠습니다 내가 만들겠습니다 3월에는 내가 준 사랑으로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한 3월에는 내 3월에는, 아직 추위가 있을 수 있고 기다림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3월은 이것마저 행복한 달입니다 마음까지 따뜻한 달입니다 나의 3월에는 내가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멋진 한 달을 만들겠습니다 3월 내내 사랑하겠습니다. 봄 비 내리는 3월 첫 날 입니다 새로운 봄, 행복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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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수수밭 / 천양희삶 2020. 3. 11. 08:25
마음의 수수밭 / 천양희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난다. 머위잎 몇장 더 얹어 뒤란으로 간다. 저녁만큼 저문 것이 여기 또 있다. 개밥바라기 별이 내 눈보다 먼저 땅을 들여다본다 세상을 내려놓고는 길 한쪽도 볼 수 없다 논둑길 너머 길 끝에는 보리밭이 있고 보릿고개를 넘은 세월이 있다 바람은 자꾸 등짝을 때리고, 절골의 그림자는 암처럼 깊다. 나는 몇번 머리를 흔들고 산 속의 산, 산 위의 산을 본다. 산은 올려다보아야 한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저기 저 하늘의 자리는 싱싱하게 푸르다. 푸른 것들이 어깨를 툭 친다. 올라가라고 그래야 한다고. 나를 부추기는 솔바람 속에서 내 막막함도 올라간다. 번쩍 제정신이 든다 정신이 들 때마다 우짖는 내 속의 목탁새들 나를 깨운다. 이 세상에 없는 길을 만들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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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읽는 시삶 2020. 2. 29. 23:52
꽃 피는 아이 / 천양희 언덕길 오르다 아이가 내 손을 잡는다 "구름 한번 더 쳐다보고 가자 구름이 꽃처럼 피었네" 바쁘다고 하늘 한번 쳐다보지 않은 나는 부끄러웠다 마을로 들어서다 아이가 또 내 손을 잡는다 "저 초가집 꽃들 존 봐 꽃이 구름처럼 피었네" 가난도 때로 운치가 있다는 걸 몰랐던 나는 부끄러웠다 아아, 아이가 피고 있다 이 세상에 눈부신 꽃이 있다 나는 사랑한다 / 유안진 넘어오는 언덕길로 옷자락이 보인다 아릿아릿 아지랑이떼 건너오는 다릿목께서 목소리가 들린다 귀에 익은 냇물소리 접어드는 골목마다 담장짚고 내다보는 개나리 진달래 덜 핀 목련꽃 바쁜 婚談이 오가기 전에 벌써 곱고 미운 사랑이 뿌린 눈물을 알면서도 시침떼는 민들레 피는 마을 나는 사랑한다 겨울 다음에 봄이 오는 어머니와 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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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산 암릉 진달래를 바라봅니다산 2019. 4. 20. 15:57
이슬의 꿈 / 정호승 이슬은 사라지는 게 꿈이 아니다 이슬은 사라지기를 꿈꾸지 않는다 이슬은 햇살과 한몸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슬이 햇살과 한몸이 된 것을 사람들은 이슬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나는 한때 이슬을 풀잎의 눈물이라고 생각했다 때로는 새벽별의 눈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슬은 울지 않는다 햇살과 한 몸을 이루는 기쁨만 있을 뿐 이슬에게는 슬픔이 없다 여행 / 정호승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다 아직도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오지뿐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여 떠나라 떠나서 돌아오지 마라 설산의 창공을 나는 독수리들이 유유히 나의 심장을 쪼아 먹을 때까지 쪼아 먹힌 나의 심장이 먼지가 되어 바람에 흩날릴 때까지 돌아오지 마라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