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천 시인 11

한 나무가 또 한 나무에게 / 김시천

한 나무가 또 한 나무에게 / 김시천 그대가 없다면 저 하늘은 얼마나 허전할까 그대가 아니라면 저 산맥들은 얼마나 지루한 일상인가 나는 단지 그대가 있다는 것만으로 숨을 쉬고 있다 나는 단지 그대가 있다는 기억만으로 혼자 있을 수 있다 이렇게 평생을 그리움만으로 출렁이다 간다 해도 그대와 함께 한 시간들이었기에 나는 즐겁다 겨울나무 숲에서 행복했습니다 가지와 가지를 공존하며, 푸른 하늘을 이고 사는 모습에서 배웁니다

2021.12.26

봄비 / 김시천

봄비 / 김시천 그대로 인하여 나는 비로소 나를 소망하게 되었다 내 안에 따뜻한 불을 피우고 그대를 위하여 차 한 잔을 준비하는 일이 이렇게 가슴 설레는 일인 줄 나는 몰랐다 그대가 내게로 오는 하염없는 발소리를 들으며 나는 비로소 내가 소망하는 것을 또한 그대가 함께 소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대가 내게 그러하듯이 나 또한 그대에게 단지 그리워하는 일만으로 평생을 산다 하더라도 그대와 내가 서로를 느낄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가 그러므로 나는 기꺼이 나의 모든 것을 바치려 한다 그것이 비록 작고 하찮은 것이라 할지라도 그대를 향한 그 간절함으로 나를 일으켜 하나의 꽃이 되고자 한다 그대로 인하여 오늘 나는 비로소 나를 소망하게 되었다 긴 기다림으로 핀 벚꽃이 봄비에 떨..

2021.04.03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풀고 봄꽃처럼 그리운 가슴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피었다 지고 싶습니다 봄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폭설과 한파에 지친 시간을 보내고 멋진 삶의 꽃 피워낼 순서가 되었습니다 봄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2021.03.04

가을 편지 / 김시천

가을 편지 / 김시천 사랑한다고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고 끝내 쓰지 못하고 가슴에 고여 출렁이는 그 여러 날 동안 내 마음 속 숲에도 단풍이 들어 우수수 우수수 떨어집니다 그렇게 당신의 뜰 안에 나뭇잎 가을 편지 하나 띄워 보냅니다 밤마다 밤마다 울먹이는 숲길을 건너 나뭇잎 가을 편지 하나 띄워 보냅니다 곧, 허공을 가르면 단풍이 떨어지리라 건네고 싶은 노래, 단풍의 한숨은 쌓이고, 쌓여서 산이 울음으로 변하겠지요

2020.10.30

좋은 친구 / 김시천

좋은 친구 / 김시천 가까이 있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그대가 먼 산처럼 있어도 나는 그대가 보이고 그대가 보이지 않는 날에도 그대 더욱 깊은 강물로 내 가슴을 흘러가나니 마음 비우면 번잡할 것 하나 없는 무주공산 그대가 없어도 내가 있고 내가 없어도 그대가 있으니 가까이 있지 않아서 굳이 서운할 일이 무어랴 저녁에 만나서 낮까지, 술만 마시다, 돌아와서 남겨진 친구, 잘 있는지 ,,,! 대포항 다리 아래 용천이 생각나는 무더운 날,,,!

2020.08.18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 김시천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 김시천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럴 사람이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 준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 깨우치며 산다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다 길에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 어디로, 어디까지,,, 가야하는지? 삶의 길은 아무도 모른다 돌아갈 수도, 끝도 모른다 길은 간다는 것은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잖는가? 손 한번 따스하게 잡아보자 나에게도, 이웃에도 안부를 묻자

2020.04.27

용비지, 벚꽃 엔딩 !

그냥 물들면 되는 것을 그냥 살포시 안기면 되는 것을 저절로 물이 들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것을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말로만 요란하였구나 그만, 바보짓을 하였구나 그냥 물들면 되는 것을 노을이 하늘에 물드는 것처럼 꽃에 꽃물이 드는 것처럼 그냥 꽃잎에 기대어 가만히 가만히 물들면 되는 것을 사랑한다고 말하지 말고 그냥 당신에게 물들면 되는 것을 김시천 시인의 새벽 3시에 출발하여 주차장에 도착, 잠시 준비하고 출발했습니다 출입구 등은 방역상 봉쇄되어 멀찍이 산을 올라서 내려가기로 코스를 잡아서 천천히 걸었습니다 오지 말라고 해도 벚꽃 앤딩은 용비지에서 하고 싶었습니다. 새벽 호수에 마음을 담을 수 있다면, 별이 총총히 빛나는 밤, 별빛도 담는다면,,, 서성이며, 다가갈 용기가 없는 이들도 잠깐 쉬어가리라..

2020.04.19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풀고 봄꽃처럼 그리운 가습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피었다 지고 싶습니다. 당신을 향하여 기도했을 때, 내 안에 있었다 봄도 당신을 향하여 기도합니다

2020.03.09

코스모스

목련 아래서 / 김시천 묻는다 너 또한 언제이든 네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그 날이 오면 주저없이 몸을 날려 바람에 꽃잎지듯 세상과 결별할 준비 되었느냐고 나에게 묻는다 하루에도 열두 번 목련 꽃 지는 나무 아래서 금방 가을이다 목련 꽃잎 날리던 시간이 어제인듯 하다 사랑도 피었다 지고 버리고 갈 수 없는 시간의 무게에 저녁이 되고 아침을 기다리고,,, 가을은 새로운 꿈을 잉태한다

2017.09.14

안 부 / 김시천

안 부,,,, 김시천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럴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 깨우치며 산다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다 아직도 떨구지 못한 이름이 있다면,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안부 전하면 좋을 듯? 소홀했던 나 자신에게도 안부를? 편한한 저녁되세요

2014.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