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 김시천

농돌이 2021. 4. 3. 22:16

봄비 / 김시천

 

그대로 인하여

나는 비로소 나를 소망하게 되었다

 

내 안에 따뜻한 불을 피우고

그대를 위하여 차 한 잔을 준비하는 일이

이렇게 가슴 설레는 일인 줄

나는 몰랐다

 

그대가 내게로 오는 하염없는 발소리를 들으며

나는 비로소 내가 소망하는 것을 또한 그대가

함께 소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대가 내게 그러하듯이 나 또한 그대에게

단지 그리워하는 일만으로 평생을 산다 하더라도

그대와 내가 서로를 느낄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가

 

그러므로 나는 기꺼이 나의 모든 것을 바치려 한다

그것이 비록 작고 하찮은 것이라 할지라도

그대를 향한 그 간절함으로 나를 일으켜

하나의 꽃이 되고자 한다

 

그대로 인하여 오늘

나는 비로소 나를 소망하게 되었다

 

 

 

긴 기다림으로 핀 벚꽃이 봄비에 떨어집니다

딱 이틀 활짝 피었는데,,,,

 

그치지 않을 사랑을 안고,

먼 길을 돌아 돌아,

다시 오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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