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시인 11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 김승희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 김승희가장 낮은 곳에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그래도라는 섬이 있다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뜨리지 않는 사람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어떤 일이 있더라도목숨을 끊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천사 같은 김종삼, 박재삼,그런 착한 마음을 버려선 못쓴다고부도가 나서 길거리로 쫓겨나고인기 여배우가 골방에서 목을 매고뇌출혈로 쓰러져말 한마디 못 해도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중환자실 환자 옆에서도힘을 내어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속그런 사람들이 모여사는 섬, 그래도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그 가장 아름다운 것 속에더 아름다운 피 묻은 이름,그 가장 서러운 것 속에 더 타오르는 찬란한 꿈누구나 다 그런 섬에 살면서도세상의 어느 지도에도 알려지지 않은 섬..

2025.04.19

장미를 보며

장미 한 송이 / 용혜원 장미 한송이 드릴 님이 있으면 행복하겠습니다. 화원에 가득한 꽃 수 많은 사람이 무심코 오가지만 내 마음은 꽃 가까이 그리운 사람을 찾습니다,. 무심한 사람들속에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장미 한다발이 아닐지라도 장미 한송이 사들고 찾아갈 사람이 있는 이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꽃을 받는 이는 사랑하는님이 있어 더욱 행복하겠습니다. 장미와 가시 / 김승희 눈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 보았네. 그건 가시투성이였어. 가시투성이 삶의 온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 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 하고. 장미꽃이 피어난다해도 어찌 가시의 고통을 잊을 수 있을까해도 장미꽃이 피기만 한다면 어찌 가시의 고통을 버리지 못하리오 눈 먼 손으로 삶을 어루만지며 나는 ..

2019.08.14

사랑을 위한 노래 / 김승희

사랑을 위한 노래 / 김승희 만일 네가 생각한다면 나의 불행한 마차도 그래도 가장 좋은 것 이라고 만일 네가 생각한다면 너는 나와 함께 금색 태양을 위한 추운 싸움의 길을 떠나야 한다. 만일 네가 생각한다면 암초 때문에 더욱더 빛나는 것이 사랑이라고 만일 네가 생각한다면 우리는 생의 다른 조명등들을 아낌없이 모두 살해해 버려야 한다. 숲들은 슬픈 안개에 아주 덮여 있었다. 비가 내리고 고요한 山頂 하늘 속에선 새들이 그들의 고독한 장난을 다시 하기 시작하고 바람이 불었다. 그때 나는 꿈꾸었다. 너와 함께. 그리고 나서 우리의 발걸음을 地上의 지평선을 아주 잊어버리었다. 온갖 무장한 죽음이 나를 기다릴지라도 너 몰래 끊임없이 나를 괴롭힐지라도 만일 네가 생각한다면 나의 싸움이 용감하였다고 만일 네가 생각한..

2017.12.18

힌눈을 기다리며,,,!

하나를 위하여 / 김승희 나는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단지 하나가 되고 싶을 뿐이다. 살았던 것들 중 그 중 아름다운 하나가, 슬펐던 것들 중 그 중 화사한 하나가, 괴로웠던 것들 중 그 중 순결한 하나가 되고 싶을 뿐이다. 나는 많은 길을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길을 버리고 싶고 더 많은 꿈을 지우고 싶고 다만 하나의 길과 다만 하나의 꿈을 통하여 물방울이 물이 되고 불꽃들이 불이 되는 그 하나의 비밀을 알고 싶을 뿐이다. 하나를 이루기 위하여 그 하나에 닿기 위하여 나는, 하나 하나, 소등 연습을 해야 할는지도 모른다. 가로등이 다 꺼진 어둠 속으로 솜처럼 착하게 다 적셔져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타오르는 하나의 봉화가 되고 싶은지도 모른다. 오늘 저녁이 지나면 힌 눈이 가득 내리길 기..

2017.11.26

죽도록 사랑해서... / 김승희

죽도록 사랑해서... / 김승희 죽도록 사랑해서 죽도록 사랑해서 죽어버렸다는 이야기는 이제 듣기가 싫다. 죽도록 사랑해서 가을 나뭇가지에 매달려 익고 있는 붉은 감이 되었다는 이야기며 옥상정원에서 까맟게 여물고 있는 분꽃 씨앗이 되었다는 이야기며 한계령 천길 낭떠러지 아래 서서 머나먼 하늘까지 불지르고 있는 타오르는 단풍나무가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로 이제 가을은 남고 싶다. 죽도록 사랑해서 죽도록 사랑해서 핏방울 하나 하나까지 남김없이. 시간이 지나도,,, 계절이 변해도,,, 우리의 마음에는 바람이 분다 그것은 변함없는 물음,,,! 오늘도 살아있음에 감사합지만,,, 의미를 둡니다

2017.11.22

용봉산 만추 산행,,,!

미완성을 위한 연가 /김승희 하나의 아름다움이 익어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어야 하리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려는 저물 무렵 단애 위에 서서 이제 우리는 연옥보다 더 아름다운 것을 꿈꾸어서는 안된다고 서로에게 깊이 말하고 있었네 하나의 손과 손이 어둠 속을 헤매어 서로 만나지 못하고 스치기만 할 때 그 외로운 손목이 할 수 있는 일은 다만 무엇인지 알아? 하나의 밀알 비로소 썩을 때 별들의 씨앗이 우주의 맥박 가득히 새처럼 깃을 쳐오르는 것을 그대는 알아? 하늘과 강물은 말없이 수 천 년을 두고 그렇게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네 쳐다보는 마음이 나무를 만들고 쳐다보는 마음이 별빛을 만들었네 우리는 몹시 빨리 더욱 빨리 재가 되고 싶은 마음뿐이었기에 어디에선가,분명 멈추지 않으면 안 되었네 수갑을 찬 손..

2016.11.20

가을빛 가득한 대흥동헌,,,!

의좋은 형제가 살았던 에산 대흥동헌에 들렸습니다 가을 정취가 가득합니다 달걀 속의 生 / 김승희 냉장고 문을 열면 달걀 한 줄이 온순히 꽂혀있지, 치고 희고 순결한 것들 아무리 배가 고파도 난 그것들을 쉽게 먹을 수 없을것 같애 교외선을 타고 갈 곳이 없이 방황하던 무렵, 어느 시골 국민학교 앞에서 초라한 행상 아줌마가 팔고 있던 수십 마리의 그 노란 병아리들, 마분지 갑 속에서 바글바글 끓다가 마분지 갑 위로 보글보글 기어오르던 그런 노란 것들이 (명의 중심은 그렇게 따스한것) 살아서 즐겁다고 꼬물거리던 모습이 살아서 불행하다고 늘상 암송하고 있던 나의 눈에 문득 눈물처럼 다가와 고이고 그렇다면 나는 여태 부화를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을까 아아, 얼마나 슬픈가, 중풍으로 쓰러진 아버지 병실에서 입원비 걱..

2016.11.17

미완성을 위한 연가 / 김승희

미완성을 위한 연가 / 김승희 하나의 아름다움이 익어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어야 하리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려는 저물 무렵 단애 위에 서서 이제 우리는 연옥보다 더 아름다운 것을 꿈꾸어서는 안 된다고 서로에게 깊이 말하고 있었네 하나의 손과 손이 어둠 속을 헤매어 서로 만나지 못하고 스치기만 할 때 그 외로운 손목이 할 수 있는 일은 다만 무엇인지 알아? 하나의 밀알이 비로소 썩을 때 별들의 씨앗이 우주의 맥박 가득히 새처럼 깃을 쳐오르는 것을 그대는 알아? 하늘과 강물은 말없이 수천 년을 두고 그렇게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네 쳐다보는 마음이 나무를 만들고 쳐다보는 마음이 별빛을 만들었네 우리는 몹시 빨리 더욱 빨리 재가 되고 싶은 마음뿐이었기에 어디에선가, 분명, 멈추지 않으면 안 되었네, 수갑..

2016.10.02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오늘은 멀리가 가 있는 딸 아이가 그립습니다 기말이 끝나고, 쉬면서 집에도 한번 들렸을 시간이구요? 영상 통화를 하면서 혼자 생활하는 외로움이 묻어났습니다 잘 이겨내고, 독립해서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소망합니다 3월에 떠난 길이니까 몇 달이 지났네요 이제는 안정도 되고, 서로가 귀중함을 인식하고, 새로운 발견을 합니다 사랑!

201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