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27

소망 / 박진식

소망 / 박진식​ ​ 새벽, 겨우 겨우라도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침 햇살을 볼 수 있기를 아무리 천대받는 일이라 할지라도 일을 할 수 있기를 점심에 땀 훔치며 퍼져 버린 라면 한 끼라도 먹을 수 있기를 저녁에는 돌아오는 기쁨을 느낄 수 있기를 타인에게는 하잘것없는 이 작은 소망이 내게 욕심이라면, 정말 욕심이라면 하느님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으로 각피 석회화증'이라는 우리나라에서 단 한 명뿐인 불치병으로 온몸이 돌처럼 굳어 꼼짝 못하고 누워 있는 시인의 시 입니다 흐르는 문물을 스스로 닦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란 시에서 시인의 마음을 어렴풋이 읽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숨을 쉬면서 ,,,, 나에게 행복을 주신 분들께 감사와 받은 행복을 주변에 나누는 사람으로 사는 것은 어..

2023.10.01

비가 / 유하

비가 / 유하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비 오듯 그립습니다 한 방울의 비가 아프게 그대 얼굴입니다 한방울의 비가 황홀하게 그대 노래입니다 유리창에 방울 방울 비가 흩어집니다. 그대 유리창에 천갈래 만갈래로 흩어집니다. 흩어진 그대 번개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흩어진 그대 천둥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내 눈과 귀 ,작달비가 등 떠밀고 간 저 산처럼 멀고 또 멉니다. 그리하여 빗속을 젗은 바람으로 휘몰아쳐가도 그대 너무 멀게 있읍니다. 그대 너무 멀어서 이 세상 물밀듯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빗발치게 그립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비가 내리니 조금은 차분해집니다 모두가 가라앉아서 흐르는 날이니, 자연스럽게 뜨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합니다 가벼움,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자신을 벗어나 일부러 멋부린 가벼움,..

2023.07.15

햇빛은 보리밭에 / 나태주

햇빛은 보리밭에 / 나태주 햇빛은 보리밭에 내려 초록의 햇빛이 되고 목련꽃 위에선 순백의 햇빛이 되고 개나리 위에 내려선 샛노란 햇빛이 된다 내 마음에 내린 햇빛은 무슨 빛깔일까? 밤에 빗소리 성기니 좋습니다 함께 살아갈 수 있으니 행복입니다 제 맘이 요상하여, 가끔은 아품도 드리지만 같이 함께 풋풋한 보리밭에 서면 행복합니다 사랑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2023.05.04

먼 산 진달래 / 김시천

먼 산 진달래 / 김시천 속 깊은 그리움일수록 간절합니다 봄날 먼 산 진달래 보고 와서는 먼 데 있어 자주 만날 수 없는 벗들을 생각합니다 그들이 내게 와서 봄꽃이 되는 것처럼 나도 그들에게 작은 그리움으로 흘러가 봄꽃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끼리 함께 어울려 그만그만한 그리움으로 꽃동산 이루면 참 좋겠습니다 저에게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약간의 경험과 지식으로 살아가는 방편외에는 딱히 잘 하는 것이 없다는 결론 입니다 그렇다면 다 타인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것 입니다 왜 감사함이 모자라는 것인가? 뜨거운 마음으로, 아낌없는 마음으로, 더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데,,,, 모자람도 턱없이 모자라다 짧은 삶이고, 한번 뿐인 인생 길에서 가슴 속 뜨거운 감동은 못주더..

2023.04.30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 / 고정희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 / 고정희 무덤에 잠드신 어머니는 선산 뒤에 큰 여백을 걸어두셨다 말씀보다 큰 여백을 걸어두셨다 석양 무렵 동산에 올라가 적송밭 그 여백 아래 앉아 있으면 서울에서 묻혀온 온갖 잔소리들이 방생의 시냇물 따라 들 가운데로 흘러흘러 바다로 들어가고 바다로 들어가 보이지 않는 것은 뒤에서 팽팽한 바람이 멧새의 발목을 툭, 치며 다시 더 큰 여백을 일으켜 막막궁산 오솔길로 사라진다 오 모든 사라지는 것들 뒤에 남아있는 둥근 여백이여 뒤안길이여 모든 부재 뒤에 떠오르는 존재여 여백이란 쓸쓸함이구나 쓸쓸함 또한 여백이구나 그리하여 여백이란 탄생이구나 나도 너로부터 사라지는 날 내 마음의 잡초 다 스러진 뒤 네 사립에 걸린 노을 같은, 아니면 네 발 아래로 쟁쟁쟁 흘러가는 시..

2023.02.22

행복은 비교를 모른다 / 박노해

행복은 비교를 모른다 / 박노해 나의 행복은 비교를 모르는 것 나의 불행은 남과 비교하는것​ ​ 이 광할한 우주에 하나뿐인 나는 오직 하나의 비교만이 있을 뿐​ ​ 어제의 나보다 더 좋아지고 있는가 어제의 나보다 내가 되고 있는가​ ​ 나의 불행은 세상의 칭찬과 비난에 울고 웃는것​ ​ 나의 행복은 덧없는 비교에서 자유로와지는 것 ​ ​비 내리는 날 저녁, 켐핑장에서 라면,,,, 초대가 감사하고 함께 함이 무엇보다 행복했던 날 입니다 참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2022.11.27

어머니를 뵙고 오면서,,,

아프다 / 양문규 엄니 맨날 아프다 누우면 누워 있어서 아프고 앉으면 앉아 있어서 아프고 서 있으면 서 있어서 아프고 걸으면 걸어서 아프고 그러니 사는 게 뭔 재미가 있것나 눈물 글썽이다가도 나만 보면 생기가 돋는지 야야, 꽃구경 가자 하는데 나도 다리가 안 좋아 걷는데 절절맬 때 많지만 그래도 허리 곧추세워 그류, 죽도록 아프다던 우리 엄니 골목길을 누비면서 함박꽃이 되었다 계간 『시와정신』 2022년 봄호애서 저를 키우시고,,,, 먹이시고,,,, 교육하신,,, 어머니 손 입니다 오늘도 사람 조심해라, 차 조심해라, 술 조심해라 하시는 어머니,,,! 감사합니다

2022.07.18

당신이 / 유지나

당신이 / 유지나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어떤 삶이든 매일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바쁘더라도 즐거움을 잃지않고 힘들더라도 기쁨과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삶이 지치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시련의 살 속에서 소망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인생이 마냥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일도 많고,,,, 힘든 일도 참 많았던 전반기 시간이 지날수록 다가서는 일이 두렵던 시간들,,, 시골 점포에서 일정한 성취를 이루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감사를 전합니다 넌 나의 선물이다

2022.06.30

철쭉 정원에 앉아

내 삶이 잔잔했으면 좋겠습니다/조미하 내 삶이 잔잔했으면 좋겠습니다 쉽게 성내지 않고 쉽게 흥분하지 않으며 흐르는 물처럼 고요했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괴롭고 슬픈 일이 있어도 표시 내지 않고 혼자서 간직하다 금방 평온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일이 내 뜻과 다르게 흘러가서 힘이 부쳐 쉬고싶을 때 그냥 맘 가는 대로 훌쩍 떠나는 용기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세월이 흘러 더 나이를 먹게 되도 어린아이처럼 순수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것에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는 것에 익숙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 행복을 오래오래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세상에 가르침을 주신 스승의 날로써,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만나고, 진심어린 가르침이 씨앗이 되어,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피워낸 스승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는 날 입니..

2022.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