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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 유하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비 오듯 그립습니다
한 방울의 비가 아프게 그대 얼굴입니다
한방울의 비가 황홀하게 그대 노래입니다
유리창에 방울 방울 비가 흩어집니다.
그대 유리창에 천갈래 만갈래로 흩어집니다.
흩어진 그대 번개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흩어진 그대 천둥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내 눈과 귀 ,작달비가 등 떠밀고 간
저 산처럼
멀고 또 멉니다.
그리하여 빗속을 젗은 바람으로
휘몰아쳐가도
그대 너무 멀게 있읍니다.
그대 너무 멀어서 이 세상
물밀듯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빗발치게 그립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시집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문학과 지성사 >비가 내리니 조금은 차분해집니다
모두가 가라앉아서 흐르는 날이니, 자연스럽게 뜨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합니다
가벼움,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자신을 벗어나 일부러 멋부린 가벼움,,,,
우리를 위하여 온전히 기다리는 것은 ,,,
심연의 침묵보다 무거움인데 합니다
정호승 시인의 타종에 나오는 글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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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의 종각에 매달린 조을 한번 울리는 것
그것이 내 생애 전부였다
술을 마시고, 기다리는 시간,,,
쏱아붓는 비는 낙수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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