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비가 / 유하
    2023. 7. 15. 11:29

    비가 /  유하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비 오듯 그립습니다
    한 방울의 비가 아프게 그대 얼굴입니다
    한방울의 비가 황홀하게 그대 노래입니다
    유리창에 방울 방울 비가 흩어집니다.
    그대 유리창에 천갈래 만갈래로 흩어집니다. 
     
    흩어진 그대 번개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흩어진 그대 천둥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내 눈과 귀 ,작달비가 등 떠밀고 간
    저 산처럼
    멀고 또 멉니다. 
     
    그리하여 빗속을 젗은 바람으로
    휘몰아쳐가도
    그대 너무 멀게 있읍니다.
    그대 너무 멀어서 이 세상
    물밀듯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빗발치게 그립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시집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문학과 지성사 >

    비가 내리니 조금은 차분해집니다

    모두가 가라앉아서 흐르는 날이니, 자연스럽게 뜨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합니다

     

    가벼움,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자신을 벗어나 일부러 멋부린 가벼움,,,,

     

    우리를 위하여 온전히 기다리는 것은 ,,,

    심연의 침묵보다 무거움인데 합니다

     

    정호승 시인의 타종에 나오는 글이 생각납니다

    --

    내 가슴의 종각에 매달린 조을 한번 울리는 것

    그것이 내 생애 전부였다

     

    술을 마시고, 기다리는 시간,,,

    쏱아붓는 비는 낙수가 되었습니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원하던 삶을 살고 있지 않더라도 / 도종환  (9) 2023.07.17
    여름날 저녁 / 김정택  (13) 2023.07.16
    누구든 떠나갈 때는 /류시화  (13) 2023.07.13
    철부지 마음/ 나태주  (8) 2023.07.11
    꽃으로 잎으로 / 유안진  (10) 2023.07.05

    댓글

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