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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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며 사랑하며-이정하-삶 2014. 3. 29. 08:23
사랑의 이율배반 / 이정하 그대여 손을 흔들지 마라.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떠나는 사람은 아무 때나 다시 돌아오면 그만이겠지만 남아 있는 사람은 무언가. 무작정 기다려야만 하는가. 기약도 없이 떠나려면 손을 흔들지 마라. 흔들리며 사랑하며 / 이정하 1 이젠 목마른 젊음을 안타까워하지 않기로 하자. 찾고 헤매도 또 헤매어도 언제나 빈손인 이 젊음을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하자. 2 누구나 보균하고 있는 사랑이란 병은 밤에 더욱 심하다. 마땅한 치유법이 없는 그 병의 증세는 지독한 그리움이다. 3 기쁨보다는 슬픔, 환희보다는 고통, 만족보다는 후회가 더 심한 사랑. 그러나 설사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어찌 그대가 없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으랴. 4 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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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그냥 지나요 - 김용택삶 2014. 3. 28. 08:15
봄이 그냥 지나요 - 김용택 올 봄에도 당신 마음 여기 와 있어요 여기 이렇게 내 다니는 길가에 꽃들 피어나니 내 마음도 지금쯤 당신 발길 닿고 눈길 가는 데 꽃피어날 거예요 생각해 보면 마음이 서로 곁에 가 있으니 서로 외롭지 않을 것 같아도 우린 서로 꽃보면 쓸쓸하고 달보면 외롭고 저 산 저 새 울면 밤새워 뒤척여져요 마음이 가게 되면 몸이 가게 되고 마음이 안 가더래도 몸이 가게 되면 마음도 따라가는데 마음만 서로에게 가서 꽃피어나 그대인 듯 꽃 본다지만 나오는 한숨은 어쩔 수 없어요 당신도 꽃산 하나 갖고 있고 나도 꽃산 하나 갖고 있지만 그 꽃산 철조망 두른 채 꽃피었다가 꽃잎만 떨어져 짓밟히며 새 봄이 그냥 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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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길 -정호승 -삶 2014. 3. 26. 06:54
봄 길 - 정호승 -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이른 새벽에 봄 비 소리에 잠을 깨었습니다 아파트 배란다로 물흐르는 소리가 좋습니다 모두에게 꿈결로 인도하는 시냇물 소리겠죠? 어제 퇴근길에 답답한 마음으로 초등학교 모교에 들렸습니다 제가 심은 은행나무도, 저희 동네 부잣집 마당에 자라던 향나무도 모두 그대로였습니다 다른 것은 나무들의 크기가 커졌고, 저의 마음이 그 시절에 비하여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 였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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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 이정하 -삶 2014. 3. 25. 23:23
꽃 잎 / 이 정하 그대들 영원히 간직하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은 어쩌면 그대를 향한 사랑이 아니라 쓸데없는 집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대를 사랑한다는 그 마음마저 버려야 비로소 그대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음을. 사랑은 그대를 내게 묶어 두는 것이 아니라 훌훌 털어버리는 것임을, 오늘 아침 맑게 피어나는 채송화 꽃잎을 보고 나는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 꽃잎이 참으로 아름다운 것은 햇살을 받치고 떠 있는 자줏빛 모양새가 아니라 자신을 통해 씨앗을 잉태하는, 그리하여 씨앗이 영글면 훌훌 자신을 털어버리는 그 헌신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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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류시화삶 2014. 3. 25. 23:21
들 풀 / 류시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 산이나, 들에서 꽃을 만나면 언제나 설렌다 특히 어려운 환경을 이기고 피는 야생화는 더욱 그렇다 섬에서 자생하는 춘란이 꽃대를 올렸습니다 추운 겨울, 태풍을 이기고 봄이면 어김없이 피는 경이로움!! 하분은 꽃대가 들짐승에게 뜯겼네요? 현실에 굴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에 저의 모습을 비춰봅니다 힘차고, 행복한 아침 열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