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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편지 / 황동규

즐거운 편지 /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 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메일 때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는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 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거 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 눈이 퍼붓고 할 것이다. 어제 용봉산 용도사에는 겨울 동백이 활짝 피었습니다 늦은 봄에 피는데, 연산홍도 피고, 동백도 피고,,,, 시인이 고등시절에 등단 시 쓴 시 입니다..

2014.11.24

길,,,, 한승원

길,,,, 한승원 사람에게는 사람의 길이 있고 개에게는 개의 길이 있고 구름에게는 구름의 길이 있다 사람 같은 개도 있고 개 같은 사람도 있다 사람 같은 구름도 있고 구름 같은 사람도 있다 사람이 구름의 길을 가기도 하고 구름이 사람의 길을 가기도 한다 사람이 개의 길을 가기도 하고 개가 사람의 길을 가기도 한다 나는 구름인가 사람인가 개인가 무엇으로서 무엇의 길을 가고 있는가

2014.11.21

겨울비 내리는 한라산 산행기1

제주에서 교육이 있어서 산행을 하려고 채비를 하고 내려갔다 새벽 04시에 기상하여 해장국 한그릇 하고, 연동 떡볶기집에서 김밥도 사고 성판악으로 택시타고 GO 비가 제법 내린다 05시? 기다리다가 06시 우비를 입고 산행을 시작한다 어차피 가야하니까? 성판악에 산님들이 서성인다 산행길은 아직 어둡다 계곡도 낙엽으로 가득하다 솔밭대피소 도착! 집을 나왔는지 노숙하는 개가 한마리 있어서 자리를 피했다 올해 봄에 일출을 보던 곳, 대피소 핼기장이다 대피소에 도착하여, 페딩도, 모자도, 모두 겨울옷으로 교체하고 길을 나선다 바람과 안개비가 죽인다 ㅋㅋㅋ 백록담으로 오르는 길은 장정이 휘청거리는 바람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안개가 나의 빰을 때린다 검나게 춥다! 적응이 안된 추위가 더욱 몸을 시리게 한다 정상에 도착..

2014.11.16

비 내리는 한라산 산행기2

관음사로 방향을 잡았는데,,, 바람이 장구목게곡에서 올려부친다 뜨--억 후드를 꺼내서 급하게 처리하고 길을 잡는다 안보입니다 내려오는 길에 상고대와 싸래기 눈이 내린다 2014년 첫 눈을 백록담에서 맞는다 너무 행복하다 백록담 뒷편도 안 보인다 ㅎㅎㅎ 한참을 정신없이 내려오니 바람이 조금은 조용하다 숨을 고르고, 천천히 걷는다 길가 산악인의 묘에 예를 표한다 용진각대피소 터에서 백록담과 장구목으로 밀려가는 구름을 구경한다' 속도가 무지 빠르다 계곡 끝으로 삼각봉이 보인다 저 모퉁이에 대피소가 있다, 저기서 간식과 점심 요기를 해야지,,,, 이 삼각봉에 단풍이 들면 와서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담고 싶었습니다 오늘은, 운해를 가득히 덮어쓴 모습을 담아 봅니다 요기를 하고 하산! 눈발이 날립니다 겨우살이 이젠 ..

2014.11.16

덕유산 눈꽃 피다

자작나무 숲으로 가서/고은 광혜원 이월마을에서 칠현산 기슭에 이르기 전에 그만 나는 영문 모를 드넓은 자작나무 분지로 접어들었다 누군가가 가라고 내 등을 떠밀었는지 나는 뒤돌아보았다 아무도 없다 다만 눈발에 익숙한 먼 산에 대해서 아무런 상관도 없게 자작나무숲의 벗은 몸들이 이 세상을 정직하게 한다 그렇구나 겨울나무들만이 타락을 모른다​ 슬픔에는 거짓이 없다 어찌 삶으로 울지 않은 사람이 있겠느냐 오래오래 우리나라 여자야말로 울음이었다 스스로 달래어온 울음이었다 자작나무는 저희들끼리건만 찾아든 나까지 하나가 된다 누구나 다 여기 오지 못해도 여기에 온 것이나 다름없이 자작나무는 오지 못한 사람 하나하나와도 함께인 양 아름답다 ​ ​ 나는 나무와 나뭇가지와 깊은 하늘 속의 우듬지의 떨림을 보며 나 자신에게..

2014.11.16

한라산 상고대를 보며!

비가 내리는 한라산에 올랐습니다 어둠과 비를 뚫고 진달래밭 대피소를 지나자, 눈보라는 빰을, 바람은 서 있기도 곤란하게 불었습니다 간단하게 표지석에서 인증샷을 하고, 관음사로 내려가는데 바람이 더욱 쎄다? 잠시 방한을 강화하는데 상고대가 핍니다 한라산에서 첫 눈을 맞아봅니다 소망 하나 빌었습니다 첫 눈 오는날!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정호승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같은 흰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는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

2014.11.14

내장산 산행과 단풍!

지인들이 내장산 8봉 종주를 떠난다고,,, 저도 합류 새벽에 04시 출발하여 06시 반에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차량이 가득하다 오메? 셔틀을 타고 일주문으로 가서 벽련암-서래봉-불출봉-망해봉-연지봉-까치봉에서 하산하여 내장사와 단풍을 구경하기로 계획합니다 나머지 인원은 8봉을 종주하고 내장사로 하산! 일주문 안쪽 풍경! 일주문에서 단체로 벽련암 오르는 길! 서래봉 도착 망해봉까지 펼쳐진 능선, 조망을 보고 길을 재촉한다 논에 모내기 하기 전에 서래질을 하는데 사용하는 서래처럼 생겼다는 서래봉! 철제계단이 일품! 지나온 서래봉! 내장사 계곡 불출봉 오르는 길 망해봉! 망해봉 암릉 멋진 숲길을 지나서 까치봉에 도착하여 하산합니다 하산하면서 신선봉을 바라봅니다 계곡의 멋진 단풍 터널 단풍 여행의 절정기이고,..

2014.11.10

선운사 도솔천 단풍

인생이란 그런 것,,,,, 김시천 살다 보면 하나 둘쯤 작은 상처 어이 없으랴 속으로 곪아 뜨겁게 앓아 누웠던 아픈 사랑의 기억 하나쯤 누군들 없으랴 인생이란 그런 것 그렇게 통속한 일상 속에서 가끔씩 아련한 상처 꺼내어 들고 먼지를 털어 훈장처럼 가슴에 다는 것 그 빛나는 훈장을 달고 그리하여 마침내 저마다의 그리운 하늘에 별이 될 때까지 잠시 지상에 머무는 것 멋진 한 주가 되시길 소망합니다!

2014.11.10

백양사 가는 길에,,,

홀로 등불을 상처 위에 켜다 / 윤후명 이제야 너의 마음을 알 것 같다 너무 늦었다 그렇다고 울지는 않는다 이미 잊힌 사람도 있는데 울지는 못한다 지상의 내 발걸음 어둡고 아직 눅은 땅 밟아가듯이 늦은 마음 홀로 등불을 상처 위에 켜다 모두 떠나고 난 뒤면 등불마저 사위며 내 울음 대신할 것을 이제야 너의 마음에 전했다 너무 늦었다 캄캄한 산 고갯길에서 홀로

201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