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영 9

상처 / 오세영

상처 / 오세영 쓰라리지만 소금물로 상처를 씻는 것은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눈물이 타서 굳은 숯덩이, 소금은 슬픔을 아는 까닭에 남의 상처를 아무릴 줄 안다. 큰 파도가 작은 파도를 안아 올리듯 작은 슬픔은 큰 아픔이 위로하는 것, 그러므로 비록 쓰라리지만 우리 상처는 비누로 씻지 말고 소금물로 씻자. 비누는 쾌락의 때를 벗기는 데 써야 한다. 구름도 흘러가고 마음도 흘러가고 시간도 흘러 갑니다 2022년도 절반을 보냅니다 어찌됐던 살아있으니 감사할뿐 입니다 지나는 것은 아쉽지만 새로운 것으로 채울 수 있는 기회가 옵니다 감사함으로 7월을 기대합니다

2022.06.30

나에게 선물한 설악산 단풍 산행3

본격적으로 계곡에 진입합니다 약간의 경사와 험한 구간에 산님들과 엉키어서 위험했습니다 깊은 계곡이 주는 느낌은 신비롭습니다 폭포와 소를 지납니다. 맑은 물이 햇살에 반짝입니다. 이곳을 보러 오늘 산행을 했습니다 살다보면 떠나보낼 것과 가슴을 파서 담을 것이 있습니다 이 거대한 암릉을 파서 아름다운 설악의 정기를 담은 것을 보면서, 저의 삶도 한번 돌아봅니다 오늘이 지나면, 이 아름다운 곳에 단풍이 지고, 겨울이 오리라! 아름답고, 그립던 그때를 기억하는 일은 추억하는 일 밖에 없겠죠? 어느날 툭하고 불쑥 그리워 지는 날, 다시 오리라! 자신이 한 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인생이다 -- 랄프 완도 에머슨 -- 이 호박소를 봅니다. 세월의 깊이에 압도됩니..

2015.10.21

1월의 시

1월- 이외수 이제는 뒤돌아 보지 않겠다 한밤중에 바람은 날개를 푸득거리며 몸부림치고 절망의 수풀들 무성하게 자라오르는 망명지 아무리 아픈 진실도 아직은 꽃이 되지 않는다 내가 기다리는 해빙기는 어디쯤에 있을까 얼음 밑으로 소리 죽여 흐르는 불면의 강물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할수록 시간은 날카로운 파편으로 추억을 살해한다 모래바람 서걱거리는 황무지 얼마나 더 걸어야 내가 심은 감성의 낱말들 해맑은 풀꽃으로 피어날까 오랜 폭설 끝에 하늘은 이마를 드러내고 나무들 결빙된 햇빛의 미립자를 털어내며 일어선다 백색의 풍경 속으로 날아 가는 새 한 마리 눈부시다[ 출처] 1월의 시-정성수- 친구여 최초의 새해가 왔다 이제 날 저무는 주점에 앉아 쓸쓸한 추억을 슬퍼하지 말자 잊을 수 없으므로 잊기로 하자 이미 죽었다 ..

2013.12.31

그래도 따뜻하다!

12월-오세영-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 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안쓰러 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화완이 밝아 오는 어둠 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때 눈 떠라 절망의 그 빛나는 눈.

농부이야기 2013.12.10

12월의 시

12월-정호승- 하모니카를 불며 지하철을 떠돌던 한 시작장애인이 종각역에서 내려 힌색 지팡이를 탁탁 두드리며 길을 걷는다 조계사 앞길엔 젊은 스님들이 플라타너스 나뭇가지와 나뭇가지 사이로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플래카드를 내걸고 분주히 행인들에게 팥죽을 나누어준다 교복을 입은 키 작은 한 여고생이 지팡이를 두드리며 그냥 지나가는 시각장애인의 손을 이끌고 팥죽을 얻어와 건넨다. 나도 그분 곁에 서서 팥죽 한 그릇을 얻어 먹는다 곧 함박눈이 내릴 것 같다 12월-이외수- 떠도는 그대 영혼 더욱 쓸쓸하라고 눈이 내린다 닫혀 있는 거리 아직 예수님은 돌아오지 않고 종말처럼 날이 저문다 가난한 날에는 그리움도 죄가 되나니 그대 더욱 목메이라고 길이 막힌다 흑백 사진처럼 정지해 있는 시간 누군가 흐느끼고 있..

2013.12.03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빠지는 것이다

내일부터 무척 추워진답니다 가을도 얼마남지 않은듯 합니다 가을에 생각나는 시를 올려 봅니다 죽도록 사랑해서(김승희) 죽도록 사랑해서 죽도록 사랑해서 정말로 죽어버렸다는 이야기는 이제 듣기가 싫다 죽도록 사랑해서 가을 나뭇가지에 매달려 익고 있는 붉은 감이 되었다는 이야기며 옥상 정원에서 까맣게 여물고 있는 분꽃 씨앗이 되었다는 이야기며 한계령 천길 낭떠러지 아래 서서 머나먼 하늘까지 불지르고 있는 타오르는 단풍나무가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로 이제 가을은 남고 싶다 죽도록 사랑해서 죽도록 사랑해서 핏방울 하나하나까지 남김없이 셀 수 있을 것만 같은 이 투명한 가을햇살 아래 앉아 사랑의 창세기를 다시 쓰고 싶다 또다시 사랑의 빅뱅으로 돌아가고만 싶다 익어가는 가을(이해인)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가 익어가네 시..

2013.10.24

남덕유산 야생화!!!

8월 -오세영 - 8월은 분별을 일깨워 주는 달이다 사랑에 빠져 철없이 입맞춤하던 꽃들이 화상을 입고 돌아 온 한 낮 우리는 안다 태양이 우리만의 것이 아님을 저 눈부신 하늘이 절망이 될 수도 있음을 누구나 홀로 태양을 안은 자는 상처를 입는다 쓰린 아품 속에서만 눈 뜨는 성숙 노오랗게 타 버린 가슴을 안고 나무는 나무끼리 풀잎은 풀입끼리 비로소 시력을 되찿는다 8월은 태양이 왜 황도에만 머무는 것인가를 가장 확실하게 가르쳐 주는 달 남덕유에 다녀오면서 촬영한 야생화를 올려 봅니다 행복한 저녁되세요

2013.08.06

어둠은 오고, 눈은 내리고, 장미!

12월( 오세영)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안쓰러워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화안히 밝아오는 어둠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연소할 때 눈 떠라 절망의 그 빛나는 눈. 어찌 꽃 한 송이만 있겠는가 저쪽 마른 강바닥에도 아랑곳하게나 볼폼없음이 그대 임이겠네(고은)

2012.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