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여행 7

바닷가에서 / 이해인

바닷가에서 / 이해인 오늘은 맨발로 바닷가를 거닐었습니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한번은 하느님의 통곡으로 한번은 당신의 울음으로 들렸습니다 삶이 피곤하고 기댈 데가 없는 섬이라고 우리가 한 번씩 푸념할 적마다 쓸쓸함의 해초도 더 깊이 자라는 걸 보았습니다 밀물이 들어오며 하는 말 감당 못할 열정으로 삶을 끌어안아보십시오 썰물이 나가면서 하는 말 놓아버릴 욕심들은 미루지 말고 버리십시오 바다가 모래 위에 엎질러놓은 많은 말을 다 전할 순 없어도 마음에 출렁이는 푸른 그리움을 당신께 선물로 드릴께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슬픔이 없는 바닷가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로 춤추는 물새로 만나는 꿈을 꾸며 큰 바다를 번쩍 들고 왔습니다 희망이 넝쿨처럼 자라서 벽을 덮고, 집을 덮는 담쟁이처럼 힘이 되는 저녁되십시요

2023.01.11

바다에 가고 싶어라

파도 / 유승우​ 파도에게 물었습니다. 왜 잠도 안자고, 쉬지도 않고, 밤이나 낮이나 하얗게 일어서냐고.# ​ 일어서지 않으면 내 이름이 없습니다. 파도의 대답입니다. ​ 살아가는 모습은 바닷가 돌들만큼 다양합니다 먹고 살아가는 것, 숨 쉬는 것은 다르지만, 모양대로 흠이 있고, 아픔이 있으리라 가끔은 위로가 있는 곳, 파도가 부서지는 동해로 가고 싶다

2022.05.25

바닷가 우체국 / 안도현

바닷가 우체국 / 안도현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우체국이 있다. ​ 나는 며칠 동안 그마을에 머물면서 옛사랑이 살던 집을 두근거리며 쳐다 보듯이 오래오래 우체국을 바라보았다. ​ 키 작은 측백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우체국은 문 앞에 붉은 우체통을 세워두고 하루 내내 흐린 눈을 비비거나 귓밥을 파기 일쑤였다. ​ 우체국이 한 마리 늙고 게으른 짐승처럼 보였으나 나는 곧 그 게으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 내가 이곳에 오기 아주 오래전부터 우체국은 아마 두 눈이 짓무르도록 수평선을 바라보았을 것이고 그리하여 귓속에 파도소리가 모래처럼 쌓였을 것이었다 ​ 나는 세월에 대하여 말하지만 결코 세월을 큰 소리로 탓하지는 않으리라 한번은 엽서를 부치러 우체국에 갔다가 줄지어 소풍 가는 유치원 아이들을 만난 적이 있다..

2021.08.29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김재진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김재진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보라. -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伴侶)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

2018.06.27

불르로드 길을 걸으며 2

걸어온 나의 길 중에서 내일 이 보일 것이다 우리는 희망 한다 내일은,,, 그것은 허황된 것임은 모두 안다 내가 살아온 길에서 연속이, 지속됨이 내일이 될 것이다 지나온 해안선을 보면서 길을 물어 본다 누구나 삶에 변곡점이 있다 살다보면 닮은 사람이 있다 모습ㅇㅣ 아니라 궤적의 문제이다 오늘처럼 아름다운 날, 눈송이라도 흩어지면 좋으련만,,,! 요 대목에서 파도를 기다리는데,,, 어떤 일도 기다리면 더 기다리라고 한다 쓔기는 숨었다 정말 해안선과 걸어온 길이 아름답습니다' 이런 날은 길을 잃어도 좋다 지나쳐도, 헤메어도,,,, 그곳은 선경이니까? 걸어온 길은 누구에게나 나쁘지는 않다 옳고 그름도 아니다 우리에겐 오늘이 늘 복잡하고 아팠다 어찌보면 짝인데,,,,! 이젠 모든 사람과 관계를 무덤덤하게 좋아하..

2017.02.14

불르로드 B코스 푸른 대게의 길을 걷다 (1)

0, 일시 : 2017.02.11 0, 일행 : 홍성토요산악회 가족 0, 해파랑길은 : 부산 오륙도에서 시작하여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동해안 770km를 걷는 길로서, 영덕구간은 남정면~병곡면까지 64km(a,b,c,d)를 영덕 블루로드라 합니다 0, 트래킹코스 : 해맞이공원~대탄마을~석리마을~대게원조마을~불루르드다리~죽도산~ 축산항~영영남씨 발상지로서 4개코스 중 「푸른 대게의 길」이라는 b코스 입니다 0, 트래킹거리 : 15km / 트래킹시간 : 5시간 0, 경로 지도 아침 먹고 시작하는 해맞이 공원! 바다로 내려서자 파도가 반긴다 부서지는 파도, 힌 물보라, 파아란 바다가 환호성을 자아냅니다 어릴적 우리를 위하여 준비해준 밥상에 덮혀 있는 하얀 모시 수건처럼 힙니다 힌 파도거품이 너무 아름답..

2017.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