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55

연꽃 속살 들여다 보기

잎새가 떨어지기까지 - 이정하 언제부턴가 난 열매보다 나뭇잎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실이지 가을날 탐스러운 열매가 맺히기까지는 그야말로 수많은 나뭇잎의 헌신적인 봉사가 있었지 않습니까. 여름철, 그 따가운 햇볕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때로는 시들고 말라죽기까지 한 잎새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을날, 살찐 열매가 탐스럽게 달릴 수가 있었던 겁니다. 그런 나뭇잎의 수고로움이 없었다면 어찌 조그마한 열매라도 기대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렇게 자기 할 일을 다한 잎새는 가을이 다하면 결국 빈 손만 가지고 흙으로 돌아갑니다. 결코 열매를 시샘하거나 남아 있겠다고 고집부리지 않고 미련없이 제 한 몸을 떨구는 것이지요. 이와 같은 잎새에게서 난 실로 삶의 경건한 의미를 느낍니다. 평생을 한눈팔지 않고 ..

2014.07.08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초보자에게 주는 조언/엘렌코트] 시작하라. 다시 또다시 시작하라. 모든 것을 한 입씩 물어뜯어 보라. 또 가끔 도보 여행을 떠나라. 자신에게 휘파람 부는 법을 가르치라. 거짓말도 배우고.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들은 너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할 것이다. 그 이야기를 만들라. 돌들에게도 말을 걸고 달빛 아래 바다에서 헤엄도 쳐라. 죽는 법을 배워 두라. 빗속을 나체로 달려 보라. 일어나야 할 모든 일은 일어날 것이고 그 일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흐르는 물 위에 가만히 누워 있어 보라. 그리고 아침에는 빵 대신 시를 먹으라. 완벽주의자가 되려 하지 말고 경험주의자가 되라. [인생의 계획/글래디 로울러] 난 인생의 계획을 세웠다. 청춘의 희망으로 가득한 새벽빛 속에서 난 오직 행복한..

2014.07.01

7월의 시

7월의 시 / 이 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랗게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것일 테지요 ​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테지요 ​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되십시오​

2014.07.01

당신을 향한 그리움 / 이정하

당신을 향한 그리움 / 이정하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 커피향처럼 피어오르는 날에는 세상을 향한 나의 창문을 닫아 버리고 오직 당신을 향해 내 마음의 문을 엽니다.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 빨간 꽃봉우리처럼 내 마음의 잎새마다 가득히 맺혀 있는 날에는 세상을 향한 나의 창문을 모두 닫아 버리고 오직 당신을 향해 내 영혼의 촛불을 높히 밝혀 듭니다. 당신이 아니면 그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나의 병은 사랑입니다. 당신이 아니면 그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나의 병은 그리움입니다..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 쏟아지는 햇살처럼 눈부신 날에는 나는 음악을 듣고 詩를 씁니다 당신을 향한 내 영혼의 노래를... 또 새로운 하루가 열렸습니다 창문을 여니 새소리가 들립니다 행복합니다 생명이 함께하고, 소망이 가득한 하루를 연다는 ..

2014.06.26

봄 비-고은

봄 비 - 고 은 - 이 밤중에 오시나부다. 오시는 듯. 아니 오시는 듯 오시나부다. 어느 아기의 귀가 이 봄비 오시는 소리 들으시나부다. 봄비에 젖어든 땅 그땅 속 잠든 일개미들이 자다 깨어 어수선하시나부다. 이제 막 깬 알에서 나온 일개미 깨어나 이 세상이 무서운 줄을 처음으로 아시나부다. 봄비 이 밤중에 오시나부다. 오로지 내 무능의 고요 죄스러워라.

2014.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