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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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삶 2020. 5. 21. 18:23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목을 길게 뽑고 두 눈을 깊게 뜨고 저 가슴 밑바닥에 고여 있는 저음으로 첼로를 켜며 비장한 밤의 첼로를 켜며 두 팔 가득 넘치는 외로움 너머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러질때까지 어두운 들과 산굽이 떠돌며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 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달력 속에서 뚝, 뚝, 꽃잎 떨어지는 날이면 바람은 너의 숨결을 몰고와 측백의 어린 가지를 키웠다. 그만큼 어디선가 희망이 자라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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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그런 것 / 김시천삶 2020. 4. 20. 21:39
인생이란 그런 것 / 김시천 살다 보면 하나 둘쯤 작은 상처 어이 없으랴. 속으로 곯아 뜨겁게 앓아 누웠던 아픈 사랑의 기억 하나쯤 누군들 없으랴. 인생이란 그런 것. 그렇게 통속적인 일상 속에서 가끔씩 아련한 상처 꺼내어 들고 먼지를 털어 훈장처럼 가슴에 담는 것. 그 빛나는 훈장을 달고 그리하여 마침내 저마다의 그리운 하늘에 별이 될 때까지 잠시 지상에 머무는 것. 아버지 산소에는 할미꽃이 피었다 부르지 않아도 가슴이 먹먹한 이름, 아버지 늘 쓸쓸하고, 눈물겹다 메마른 산소에 들꽃이 피었다 준비된 이별도,,, 한참이나 지난 이별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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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 김용갑삶 2019. 2. 21. 13:07
불꽃 / 김용갑 내일은 오늘보다 나은 우리가 되게 해 주소서. 외로울 때 목청껏 소리 높여 부르고 싶고 즐거울 땐 같이 웃어 줄 수 있는 그런 사랑이 어느 곳 부족한 점 있다면 따뜻한 온기로서 감싸 줄 수 있고 설사 잘못이 좀 있더라도 너그러이 용서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내 비록 가진 것 없어도 늘 풍족하며 받은 것 없어도 늘 가득 찬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시옵고, 어쩌다 한 번 당신이 나를 속일지라도 애교로서 용서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이세상에 태어나 한 사람을 만나 더욱 행복해지고, 즐거운 날들을 보낼 수만 있다면 참으로 좋으리라. 부족한 정 많으니 둘이서 채우고 잘한 것 있다면 나누어 가지리라. 타다가 스스로 꺼지는 촛불이 아니라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이 이세상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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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지 않은 편지 / 정호승산 2018. 7. 20. 16:24
부치지 않은 편지 / 정호승 그대 죽어 별이 되지 않아도 좋다. 푸른 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 밤하늘은 없어도 별은 뜨나니 그대 죽어 별빛으로 빛나지 않아도 좋다. 언 땅에 그대 묻고 돌아오던 날 산도 강도 뒤따라와 피울음 울었으나 그대 별의 넋이 되지 않아도 좋다. 잎새에 이는 바람이 길을 멈추고 새벽이슬에 새벽하늘이 다 저었다. 우리들 인생도 찬비에 젖고 떠오르던 붉은 해도 다시 지나니 밤마다 인생을 미워하고 잠이 들었던 그대 굳이 인생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기댈 수 있는 사람을 찿았던건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찿았던 건가??? 알아가는 나이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