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
초여름 숲처럼 / 문정희삶 2024. 6. 13. 22:42
초여름 숲처럼 / 문정희 나무와 나무 사이엔푸른 하늘이 흐르고 있듯이그대와 나 사이엔무엇이 흐르고 있을까신전의 두 기둥처럼 마주보고 서서영원히 하나가 될 수 없다면쓸쓸히 회량을 만들수 밖에 없다면오늘 저 초여름 숲처럼그대를 향해 나는푸른 숨결을 내뿜을 수 밖에 없다너무 가까이 다가서서서로를 쑤실 가시도 없이너무 멀어 그 사이로차가운 바람길을 만드는 일도 없이나무와 나무 사이를 흐르는 푸른 하늘처럼그대와 나 사이저 초여름 숲처럼푸른강 하나 흐르게 하고기대려 하지 말고 추워하지 말고서로를 그윽히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좋은 관계는 그냥 둔다고 꽃이 되지 않는다정성껏 가꾸어야만 비로소 꽃이 된다손뿐만 아니라 우리의 머리, 가슴,두잘에도따듯한 배려의 꽃이 피기를 기원한다--받은글 --
-
소박한 기도 / 김남조산 2023. 8. 16. 22:24
소박한 기도 / 김남조 이 뜨거운 염원을 아뢸 어질고 명민한 기도의 말을 알게 하옵소서 산다는 건 뼈저리게 존귀한 사실 번민하고 애쓰는 일이나 외로운 병석에서 홀로 우는 일도 모두 아름다왔다고만 아뢰고 싶습니다 솔로몬의 영화보다 들에 핀 한 송이 백합을 더 높이신 당신의 선함과 아름다우심이 저의 가슴에서도 솟아나게 하옵소서 絶海(절해)의 밤의 航海(항해)를 위해 물안개에 젖은 등대의 불빛은 켜 있듯이 훌륭한 음악과 불멸의 詩(시)와 마법 가은 예술을 낳은 이들의 至福(지복)한 영혼의 交換(교환)과 그들을 가르친 신비로운 自然(자연) 그리고 이들 모든 것 위에 계옵신 당신의 按排(안배)를 찬미케 하옵소서 전쟁을 겪어 본 평화의 가치 잃어버린 것에 겨누는 작은 소유의 순박한 감사 이것들을 가꾸어 주옵소서 이..
-
팔월 / 박인걸산 2023. 8. 8. 06:18
팔월 / 박인걸 해마다 팔월이면 태양이 가깝게 다가와 숲은 가마솥이 되고 대지는 화덕이다. 풀벌레는 자지러지고 새들은 그늘로 숨지만 바람의 풀무질이 열기를 불어넣을 때면 푸른 생명들은 조용히 찬가를 부른다. 우주의 에너지가 구석구석 파고들 때면 잎사귀마다 춤을 추며 여름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대추가 소리 없이 여물고 고구마도 큰 꿈을 키워가는 팔월에는 너와 나의 사랑도 여물어 가려나 덥습니다, 그래도 여름은 여전히 좋습니다 짧은 여름, 즐기시고 행복하십시요 뒤를 돌아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답니다
-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삶 2022. 6. 25. 11:13
들풀 / 류시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세상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 부르다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 좋은 세상, 살아 있음이 좋습니다 끈적이는 날씨에 한줄기 바람도 감사합니다 지난 삶에서 순간 순간을 선택하고, 지켜온 오늘이 내 삶의 결산임을 생각해봅니다 행복한 순간을 버리지 마십시요.
-
꽃은 밤에도 불을 끄지 않는다 / 윤수천산 2021. 10. 4. 04:41
꽃은 밤에도 불을 끄지 않는다 / 윤수천 한 목숨 다 바쳐도 좋을 사랑 있다면 조금도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두려워하지도 말고 깊이 생각하지도 말아야 한다 시간은 항상 짧은 것 더 이상 서성거릴 시간이 없다 사랑의 열차를 놓치지 않으려면 서둘러야 한다 놓친 열차는 절대로 아름답지 않다 적극적인 사랑 오, 적극적인 사랑 사랑 사랑 지옥에 떨어져도 후회하지 않을 사랑 있다면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두려워하지도 말고 깊이 생각하지도 말아야 한다 시간은 항상 짧은 것 더 이상 서성거릴 시간이 없다 (야생 녹차꽃, 월출산에서) 아주 오랫만에 새벽 산행을 가려고 밤을 설쳤습니다 복잡한 마음을 치유하기엔 산이 명약인 것을,,,, 주변을 바꾸려 하지 말고, 자신을 바꾸라는 말을 새겨보렵니다 내 삶도 내가 사는 것이지,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