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단풍 5

흘림골에서 오색까지 계곡 트래킹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 정 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

2022.10.19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기는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하여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리던 헬리콥터들이 고란이와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

2021.11.02

사랑 / 정호승

사랑 / 정호승 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 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 내 영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 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 모든 애인들이 끝끝내 지키는 깨끗한 눈물 오늘도 나는 그대를 사랑하는 날보다 원망하는 날들이 더 많았나니 창 밖에 가난한 등불 하나 내어걸고 기다림 때문에 그대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대를 기다리나니 그대는 결국 침묵을 깨뜨리는 침묵 아무리 걸어가도 끝없는 새벽길 새벽 달빛 위에 앉아 있던 겨울 산 작은 나뭇가지 위에 잠들던 바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던 사막의 마지막 별빛 언젠가 내 가슴속 봄날에 피었던 흰 냉이꽃. 폭포 옆에 물들은 단풍, 꽃보다 아름다워라,,,! 봄 산객의 발자욱 소리에 깨어 피었다가 이슬 맞고,,,, 바람부는 날 돌아가는..

2018.10.22

나에게 선물한 설악산 단풍 산행2

대승령 주변의 사진을 겔노트4로 담아 보았습니다 올려봅니다 멀리 보이는 능선을 넘어서 계곡으로 내려갑니다 천천히 능선길을 오릅니다 여기까지, 노트4로 담은 사진입니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반대편 봉우리를 담아 보았습니다 여긴 낙엽이 거의 진 초겨울 풍경입니다 가치보다는 가격이, 내용보다는 제목이 중요한 세상이지만, 붉은 낙엽을 밟으며, 가을로 가을로 간다! 역광으로 떠내려온 가을을 한 장! 선명한 대조가 싱그럽습니다 게곡 아래로 진행하니 단풍이 붉어진다, 걸음도 빨라진다! 추경 / 허장무 이쁜것들이 조금씩 상처 입으며 살아가겠지 미운 것들을 더러는 상처 입혀가면서 말야 바람 부는 아침 저녁으로 햇살 파리한 들판 산서어나무 가지 흔드는 바람의 전언 눈시울 붉히며 그래도 그대만을 사랑했던가 싶게 지성으로..

2015.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