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봄 저녁

농돌이 2014. 4. 1. 22:39

 

 

기대어 울 수 있는 한가슴 / 이정하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에겐 우산보다
함께 걸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임을.
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보다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더욱 필요한 것임을.
그대 만나고서부터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대여 지금 어디 있는가.
보고싶다
. 보고싶다.
말도 못할 만큼
그대가 그립습니다

 

서툰사랑 /  이정하

 

누군가를 만나면 겁부터 먹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의지와 달리, 지난 모든 상처 따위는 모른다는 듯,

또 요동치는 마음을 보며 지레 겁을 먹는 당신에게,

사랑 앞에서 또 서툴 거라며 발부터 빼는 당신에게,

안돼 사랑 놀음은! 하며 마음을 단속하는 당신에게,

그 마음을 그냥 방목하라고 당부하고 싶어서 많은 말들을 고르고 고른다.

들어봐.

당신은 어떠한 사랑에도 익숙할 수 없다.

왜인가 하면,

당신이 어떤 사랑을 하든

그건 처음 만나는 사람일 테니까.

새로운 사람이라는 얘기다.

 

 

먼 하늘...이정하  


끝내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 두었네
말이란, 은밀히 배반의 씨앗을
키울 수도 있다기에
그대 앞에서
사랑이란 말은 또한
얼마나 허세인가
내 가슴 떨림에 비한다면
얼마나 보잘것없는가

난 그저 웃고 말 뿐
먼 하늘을 쳐다보는 것으로
그 말을 대신하고자 했네
그러나 어인 일인가
돌아오는 길이 이리도 허전함은
사랑한다는 말은 끝내 접어 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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