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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들어 가는 / 이순옥
    2023. 11. 8. 21:41

    물들어 가는 / 이순옥

    그 무엇으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감정의 선율
    기억과 기억 사이로
    서로 얽혀 있는 시공간

    당신을 위해 참는 건
    이상하게도 괴로우면서도 즐거운 일
    혹은 하얗게 타올라서 마침내
    터져버리는 환희를 느끼는 것
    권태롭기만 하던 삶이
    너로 인해 다채로워지기 시작했죠

    붉디붉은 꽃잎 어느 날 흐느낌이 느껴져
    생각의 꼬리 자르지 못해
    이렇게 잠깐씩
    같은 세계에 머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조금 위태롭지만 달콤한 세상이니까

    때론 진실이 필요치 않을 때가 있죠
    바로 이 순간,
    목소리가 그 길을 따라오라는 듯 나를 끌어요

    툭, 건들면 와장창 깨질 것 같은 차가운 눈빛으로
    해결되지 못할 물음으로
    제어되지 않을 거에요

    당신 향한 내 눈빛의 색채가 수만 번 바뀌면서......

     

     

    선운사에 가을이 궁금했습니다

    일상에서 한 허리를 잘라서 우르르르 달려갔습니다

     

    마음은  이런 거 였습니다

    무진장 익은 가을을 안고, 안고,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냥 익숙함에 행복했습니다

    왕복 4시간은 비용대 수익의 분석에서 의미없습니다

     

    계절이 익으면 감도 떨어지리라

    힌 눈이 내리면 가보렵니다

     

    삶에서 누구나 갈증을 느낍니다

    욕망에 부족입니다

     

    무엇일까요,,,,

    찾지 않아도 충분한 느낌?

    애쓰지 않아도 오는 가을처럼,,,

     

    아무것도 없는 삶,

    주어진 대로, 이 가을 살아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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