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오늘도 여행을 떠나는가 / 김영주

농돌이 2020. 11. 13. 08:00

그대 오늘도 여행을 떠나는가 / 김영주

 

혼자 떠난 여행에서 돌아오는 저녁은

새로 또 어디론가 여행을 준비한다

떠나고 돌아오지만

끝나지 않을 여행이다

 

나 없는 빈 방에서 저희끼리 밤을 샜을

벗어놓은 옷가지와

꺼지지 않은 노트북

간간이 페이지 넘기며 이야기 구순하다

 

잘 못 걸린 전화벨이 두어 번 울었겠다

울타리 없는 앞마당 물 마른 수돗가엔

배고픈 길고양이가

쓰였다

 

가방도 못 챙기고 먼 길 가야 하는 날

그 날을 생각하면 내 몸 너무 무겁다

꼭 하나 가지고 갈 것

고르지를 못하겠다

 

못다 쓴 이야기는 무어라 변명할까

몇 장 남지 않은 창백한 A4 용지

묶을까 찢어버릴까

그 일이 늘 숙제다

 

 

가을은 마음대로 길을 내고 걷는 시절,

즉,

길이 없어도 마음이 가는대로 가는거지,,,

 

하늘도 가능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