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의 불빛 / 이준관

농돌이 2021. 6. 10. 20:51

부엌의 불빛 / 이준관

 

부엌의 불빛은

어머니 무릎처럼 따뜻하다.

 

저녁은 팥죽 한 그릇처럼

조용히 끓고,

접시에 놓인 불빛을

고양이는 다정히 핥는다.

 

수돗물을 틀면

쏴아- 불빛이 쏟아진다.

 

부엌의 불빛 아래 엎드려

아이는 오늘의 숙제를 끝내고,

때로는 어머니의 눈물,

그 눈물이 등유가 되어

부엌의 불빛이 꺼지지 않게 한다.

 

불빛을 삼킨 개가 하늘을 향해 짖어대면

하늘엔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첫 별이

태어난다.

 

바람은 가끔,

콧구녕에 바람을 넣습니다

떠나라,,,!

 

돌아올 곳도 있어냐는데,

돌아올 곳을 정하고 떠나면 여행은 아니겠지요

 

지금은 사라진 어머니의 흔적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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