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이 6

섣달 그믐날, 간월암에서 해넘이

송년 엽서 / 이해인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번 스쳐가듯 빨리 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떠나가지요 나이 들수록 시간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것은 잊고 용서할 것은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습니다 목숨까지도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뜨겁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보면 첫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항상 우리 길을 밝혀 주겠지요 해넘이 다녀왔습니다 느림과 긍정을 향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시간을 그려보며, 침전된 일들을 퍼올려 보았습니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2023.01.21

섣달 그믐, 그 아름다운 기억 / (宵火)고은영

섣달 그믐, 그 아름다운 기억 / (宵火)고은영 온동리 집집 마다 굴뚝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냄새들이 온 마을을 휘돌아 내리고 그 해 섣달 그믐에는 싸락눈이 내렸지요 새로 사온 빨강 모자 달린 나일론 외투에 새 바지, 그리고 까만색 새 운동화를 가슴에 안고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던 그믐 밤 밤은 왜 그렇게 길었던지 동네 어귀마다 싸락눈이 밤새 사락사락 내렸지요 가슴 저미는 기억의 들창으로 동트는 아침은 잎 떨 군 보리수 나뭇가지에서 참새들이 짹짹 노래하고 마당엔 밤새 소복이 싸락눈이 쌓이고 내 기억의 아름다운 창가에 환희로 당도하는 설날이 열리면 그리운 얼굴들이 나의 눈물에 피어납니다 세월의 저편으로 사랑을 놓고 떠나간 내 사랑하던 사람들의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세월이 유수 같이(流水) 흐르고 그 시..

2022.01.31

지나간다 / 천양희

지나간다 / 천양희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벼르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세상은 그래도 살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랑은 그래도 할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절망은 희망으로 이긴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슬픔은 그래도 힘이 된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가치 있는 것만이 무게가 있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소한 것들이 그래도 세상을 바꾼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소리 더 잘 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이로써 내 일생은 좋았다'고 말할 수 없어 눈을 감는다. 1년동안 5백만보를 걸었습니다 어제 저녁 목표를 달성하면서 새로운 길을 가기로 합니다 내년에는 걸음 수마다 얼마씩 기부를 하려고 합니..

2021.12.31

세월은 산을 넘어 갔을까 / 강은혜

세월은 산을 넘어 갔을까 / 강은혜 세월은 꽃잎 사이로 길을 내어 계절을 밟고 갔을까 가지 가지 사이로 길을 내어 산을 넘어 갔을까 세월 따라 함께 걷는 행려 나는 시방 이마로 길을 걸어 세월 쫓는 편려의 행려자다 우리 조금은 힘들고, 불안도 합니다 함께여서 위로가 되고, 삶의 지혜도 배웁니다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마십시다 더 간절한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면 곧 목표점에 다다를 겁니다

2021.12.30

해넘이 명소, 서간 간월암

송년회 / 목필균 후미진 골목 두 번 꺾어들면 허름한 돈암곱창집 지글대며 볶아지던 곱창에 넌 소주잔 기울이고 난 웃어주고 가끔 그렇게 안부를 묻던 우리 올해 기억 속에 너와 만남이 있었는지 말로는 잊지 않았다 하면서도 우린 잊고 있었나 보다 나라님도 어렵다는 살림살이 너무 힘겨워 잊었나 보다 12월 허리에 서서 무심했던 내가 무심했던 너를 손짓하며 부른다 둘이서 지폐 한 장이면 족한 그 집에서 일년 치 만남을 단번에 하자고 송년에 즈음하면 / 유안진 송년에 즈음하면 도리 없이 인생이 느껴질 뿐입니다 지나온 일년이 한생애나 같아지고 울고 웃던 모두가 인생! 한마디로 느낌표일 뿐입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자꾸 작아질 뿐입니다 눈감기고 귀 닫히고 오그라들고 쪼그라들어 모퉁이 길 막돌멩이보다 초라한 본래의 내가 되..

2018.12.27

서해안 해넘이 명소, 꽃지해수욕장!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그리하여 그와는 언젠가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 사랑은 가혹한 형별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사실을 깨닫고도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모든것을 터뜨리는 사람이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사랑은 왜 이처럼 현명하지 못한가 모르겠다. - 이정하 시집 "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 中 - 해가 지는 해변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한 해를 마무리 하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기다림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