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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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연에 폭설 내리던 날삶 2023. 1. 5. 17:49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 정희성 어느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긴 터널처럼 연말이 지나갑니다 유난히 힘든 느낌입니다 묵지근한 어깨, 조금은 스크래치 난 마음결,,,,, 자존감도 채우고, 참으며 버틴 나를 위하여 어디든 떠나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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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폭포 / 이산하삶 2022. 2. 14. 19:33
겨울 폭포 / 이산하 나이에 맞게 살 수 없다거나 시대와 불화를 일으킬 때마다 난 얼어붙은 겨울 폭포를 찾는다 한때 안팍의 경계를 지웠던 이 폭포는 자신의 그림자를 내려다보며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다 자신의 모든 틈을 완벽하게 폐쇄시켜 폭포 바닥에 깔린 돌들의 외침이며 사방으로 튀어나가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물방울들의 그림자며 지금도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저 헛것들의 슬픔까지 폭포는 물의 마디마디 꺾어가며 자신을 허공으로 던진다 그러나 던져지면서도 폭포는 왜 정점에서 자신을 꺾는지 자신을 꺾어 왜 단숨에 비약하는지 물이 바닥을 치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비로소 그것이 내 눈과 내 귀의 모호한 결탁임을 그것이 마침내 공포에 떠는 내 헛것의 정체임을 불현듯 깨닫는다 폭포는 물이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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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한 나이는 없다, 중에서삶 2021. 7. 29. 17:09
많이 웃어서 행복한 날 세월 빨리 간다고 불안해 하는 당신에게 .. 앞 날을 걱정하며 잠 못 이루는 당신에게..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 당신에게.. 시원한 한마디 해주는 누군가 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이 한살 더 먹으면 어때, 마음이 넉넉해져서 좋은 걸 하루쯤 고민하면 어때, 오늘을 열심히 살면 되는 걸 주름살이 늘면 어때 웃음 주름이 예쁘게 생겨 좋은 걸 , 그래! 어때, 까짓 거 , 마음 따라 얼굴도 변하고 얼굴 따라 행동도 바뀌는 걸, 모든 것은 생각의 차이 야 ! 웃어서 행복한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하다는 말도 있잖아. 많이 웃어서 행복한 날 만들어 가는 거야. - 중 - 대포항 주상절리에서 아침을 맞이했던 추억을 회상합니다 아무것도 아닌것에, 평생 할 일 앞에서 망설이지 말자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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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 허석주산 2021. 5. 28. 19:37
눈을 감으면 / 허석주 전등 마져 잠이 들은밤 어둠이 눈 속을 비집고 들면 추억의 바랜 빛이 나타나 흐미한 그대 모습이 보입니다 끝없는 어둠 속을 방황하다 긴 밤 눈물 먹고살아 남은 고독의 슬픈 미소가 물여울 처럼 퍼져 나갑니다 여문 햇살처럼 환하게 웃던 그대의 미소진 모습들도 영화 스크린처럼 비춰집니다 멋쩍은 웃음으로 다가서서 지나간 세월을 핑계삼아 그동안의 궁금함을 묻습니다 건강한지 아픈 곳은 없는지 나는 가슴이 아프다고... 당신 마음도 아프냐고... 혼자 묻고 혼자 아파합니다 지난날이 잊어 진 것 보다 잊혀져 가는 것이 두려워서 오늘도 어둠 속에서 그대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오늘은 문득 한라산이 그립다 이유는 모르지만 뻥뚤린 세상을 보고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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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선/박노해삶 2020. 12. 13. 09:44
한계선/박노해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더는 나아갈 수 없다 돌아서고 싶을 때 고개들어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라. 여기서 돌아서면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너는 도망치게 되리라. 여기까지가 내 한계라고 스스로 그어버린 그 한계선이 평생 너의 한계가 되고 말리라.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그만 금을 긋고 돌아서고 싶을 때 묵묵히 황무지를 갈아가는 일소처럼 꾸역꾸역 너의 지경을 넓혀가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하루의 시간, 우리는 현재(Present)를 선물(Present) 이라고 부릅니다 선물같은 나의 하루를 행복이 반짝이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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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 이태수산 2020. 8. 30. 19:23
눈 / 이태수 눈은 하늘이 내리는 게 아니라 침묵의 한가운데서 미끄러져 내리는 것 같다 스스로 그 희디흰 결을 따라 땅으로 내려온다 새들이 그 눈부신 살결에 이따금 희디흰 노랫소리를 끼얹는다 신기하게도 새들의 노래는 마치 침묵이 남은 소리들을 흔들어 펼치듯이 쉽게 빚어내는 운율 같다 침묵에 바치는 성스러운 기도 소리 같다 사람들이 몇몇 그 풍경 속에 들어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 먼 데를 바라본다 그 시간의 갈라진 틈으로 불쑥 빠져나온 듯한 아이들이 몇몇 눈송이를 뭉처 서로에게 던져대고 있다 하지만 눈에 점령당한 한동안은 사람들의 말도 침묵의 눈으로 뒤덮이는 것 같아 아마도 눈은 눈에 보이는 침묵, 세상도 한동안 그 성스러운 가장자리가 되는 것만 같다 밖에 못나가고 있으려니 답답합니다 시원한 겨울 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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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내 곁을 스쳐 가면 / 윤보영삶 2020. 8. 8. 17:12
그대가 내 곁을 스쳐 가면 / 윤보영 길을 가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그대가 내 곁을 스쳐 가면 어떻게 할까 모르는 척 아닌 척 지나쳐도 몇 걸음 못 가서 뒤돌아보게 되고 울컥, 달려나온 그리움 때문에 눈물부터 고이겠지 아니야 돌아 설 수 없어 꾹 참고 가던 길을 가야 해 이만큼 지내 왔는데 돌아서면 꽃이 지듯 그대 모습 지워질지 모르잖아 준비 없는 마음에 갑자기 쏟아진 그리움 때문에 다시 담을 수도 없고 아프긴 해도, 오랫동안 사랑으로 머물 수 있도록 지금처럼 그리움을 담고 지내야겠어 사랑하지만 만날 수 없는 그대는 내 하루를 여는 소중한 열쇠니까 길을 가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그대가 내 곁을 스쳐 가면 어떻게 할까 모르는 척 아닌 척 지나쳐도 몇 걸음 못 가서 뒤돌아보게 되고 울컥, 달려나온 그리움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