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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부러진 길 / 이준관
    2023. 9. 18. 20:54

    구부러진 길 / 이준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그날, 비는 많이 내리고,,,

    낯설지는 않했지요

     

    나에겐 당신이 있다는 것이 참 고마웠습니다

     

    나의 쉼이요,   나의 동행이 걸어주었던 길,,,

    당신이 참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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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