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삶 2014.05.02
5월을 드립니다-오광수 5월을 드립니다 - 오광수- 당신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겁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나서 예쁘고 고른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 모습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 당신 가슴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5월을 가득 드립니다 행복한 일들이 가득한 5월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삶 2014.05.01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용혜원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용혜원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사랑에 더 목마르다. 웬지 초라해진 내 모습을 바라보며 우울함에 빠진다. 온몸에 그리움이 흘러내려 그대에게 떠내려 가고 싶다. 내 마음에 그대의 모습이 젖어 들어온다. 빗물에 그대의 얼굴이 떠오른다. 빗물과 함께 그대와 함께 나눈 즐거었던 시간들이 그대를 보고픈 그리움이.. 내 가슴 한복판에 흘러내린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던 그리움이 구름처럼 몰려와 내 마음에 보고픔을 쏟아 놓는다.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온몸에 쏟아지는 비를 다 맞고서라도 마음이 착하고 고운 그대를 만나러 달려가고 싶다. 내일은 노동절! 일단 쉬고 싶다 새로운 5월을 맞이해야지!! 삶 2014.04.30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정호승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정호승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그대 잠들지 말아라 마음이 착하다는 것은 모든 것을 지닌 것보다 행복하고 행복은 언제나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곳에 있나니 차마 이 빈 손으로 그리운 이여 풀의 꽃으로 태어나 피의 꽃으로 잠드는 이여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그대 잠들지 말아라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용봉산 암릉에 핀 진달래! 삶 2014.04.30
철쭉(까닭-정호승) 까닭 - 정호승 내가 아직 한 포기 풀잎으로 태어나서 풀잎으로 사는 것은 아침마다 이슬을 맞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짓가랑이를 적시며 나를 짓밟고 가는 너의 발자국을 견디기 위해서다 내가 아직 한 송이 눈송이로 태어나서 밤새껏 함박눈으로 내리는 것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싸리 빗자루로 눈길을 쓰시는 어머니를 위해서가 아니라 눈물도 없이 나를 짓밟고 가는 너의 발자국을 고이 남기기 위해서다 내가 아직도 쓸쓸히 노래 한 소절로 태어나서 밤마다 아리랑을 부르며 별을 바라보는 것은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를 사랑하기엔 내 인생이 너무나 짧기 때문이다 산 2014.04.29
나무에 대하여-정호승- 나무에 대하여 - 정호승- 나는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가 더 아름답다 곧은 나무의 그림자보다 굽은 나무의 그림자가 더 사랑스럽다. 함박눈도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에 더 많이 쌓인다. 그늘도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에 더 그늘져 잠들고 싶은 사람들이 찾아와 잠이 든다. 새들도 곧은 나무가지보다 굽은 나뭇가지에 더 많이 날라와 앉는다. 곧은 나무는 자기의 그림자가 구부러지는 것을 싫어하나 고통의 무게를 견딜 줄 아는 굽은 나무는 자기의 그림자가 구부러지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오늘은 마음을 더 비우고 시작해야겠다 그동안 한켠에 쌓아 놓은 많은 것들을 다시 버리려 한다 비가 온다 술로는 안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젊은 시절에는 불구덩이 속에서 무엇을 얻으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얼음 속에서 버려야 산단.. 삶 2014.04.29
뱀사골 수달래 ( 나무에 대하여/정호승) 나무에 대하여/정호승 나는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가 더 아름답다 곧은 나무의 그림자보다 굽은 나무의 그림자가 더 사랑스럽다 함박눈도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에 더 많이 쌓인다. 그늘도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가 더 그늘져 잠들고 싶은 사람들이 찾아와 잠이 든다. 새들도 곧은 나뭇가지보다 굽은 나뭇가지에 더 많이 날아와 앉는다 곧은 나무는 자기의 그림자가 구부러지는 것을 싫어하나 고통의 무게를 견딜 줄 아는 굽은 나무는 자기의 그림자가 구부러지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산 2014.04.28
새와 나무-류시화 새와 나무 / 류시화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 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무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 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 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힘차게 한 주일 시작하세요!!!! 산 2014.04.28
'굽이 돌아 가는 길 ' - 박노해 - '굽이 돌아 가는 길 ' - 박노해 - 올곱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어진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길따라 물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무넹기에서 섬진강을 바라봅니다 박무로 희미하게 굽이 돌아 갑니다 푸른 애기 신록은 가슴 뛰기에 충분합니.. 삶 2014.04.27
뱀사골 수달래가 한창입니다 그 꽃 -고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오늘 뱀사골에서 촬영한 수달래 입니다) 우리가 함께 할 시간에는 그 가치를 모르고 한참이 지난 후, 그 소중함을 알게되는 때가 부지기 입니다 그냥 분주하다는 핑게로 가볍게 여겼던 많은 일을 반성합니다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나누는 삶이 가슴에 울립니다 더 많이, 더 깊게 사랑해야지!!! 산 2014.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