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좋은 곳 5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풀고 봄꽃처럼 그리운 가슴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 그렇게 평생을 피었다 지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가 부정하고 싶은 것 중 하나, 죽음이라는 종착역으로 달려가고 있다는 것 입니다 고창읍성 대나무밭에 앉아 댓바람에 머리를 씻어 봅니다 서로 사랑할 시간이 많이 적습니다 우리, 서로 사랑하는 하루 여십ㅅ시요

2023.04.27

희망가 / 문병란

희망가 / 문병란​ ​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 맛 향기를 지닌다. ​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고통은 행복의 스승 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고행길 멈추지 말라. ​ 인생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 꼭 찾아온다. 아침 밥 한그릇에 만족합니다 애써서 무엇을 찿거나, 더 좋은 것을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굳..

2022.10.27

세계문화유산 마곡사의 가을

역사 〈태화산마곡사사적입안 泰華山麻谷寺事蹟立案〉에 따르면 640년(신라 선덕여왕 9)에 중국 당나라에서 돌아온 자장(慈藏)율사가 통도사·월정사와 함께 창건한 절로 여러 차례 화재가 있었으나 고려 중기에 보조국사 지눌(知訥)에 의해 중건되었다고 한다. 절의 이름에 대해서는 2가지 설이 있는데, 자장이 절을 완공한 후 설법했을 때 사람들이 '삼'(麻)과 같이 빽빽하게 모여들었다고 해서 마곡사라 했다는 설과 신라 무선(無禪)대사가 당나라 마곡보철(麻谷普澈)선사에게 배웠기 때문에 스승을 사모하는 마음에서 마곡이라 했다는 설이 있다. 이 절은 고려 문종 이후 100여 년간 폐사되어 도둑떼의 소굴로 이용되었으나 1172년(명종 2)에 왕명을 받아 보조국사가 그의 제자인 수우(守愚)와 함께 왕으로부터 받은 전답 20..

2020.11.08

가을이 익어가는 서산 해미읍성 걷기

오직 사랑때문에 (순교자를 위한 시) / 이해인 번번이 결심을 하면서 세속적 욕망을 떨쳐 버리지 못하는 비열한 마음 죄를 짓고도 절절히 뉘우칠 줄 모르는 무딘 마음 믿음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지 못하는 냉랭한 마음 우리의 이러한 마음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 안에 피흘리며 울고 계신 님들이여 어서 산이 되어 일어나 말씀하소서 고통의 높은 산을 넘어 끝내는 목숨 바칠 수 있는 믿음만이 믿음이라고 - 어서 굽이치는 강이 되어 소리치소서 고통의 깊은 강을 건너 끝내는 죽을 수 있는 사랑만이 사랑이라고 - 남들이 가지 않으려는 가파른 생명의 길 고독한 진리의 길을 그리스도와 함께 끝까지 걸어 그리스도와 함께 승리하신 님들이여 이제 우리도 가게 하소서 어제의 환상이 아닌 오늘의 아픔의 무게 꽃처럼..

2020.11.01

다시 겨울 아침에 ... 이해인

다시 겨울 아침에 ... 이해인 몸 마음 많이 아픈 사람들이 나에게 쏟아놓고 간 눈물이 내 안에 들어와 보석이 되느라고 밤새 뒤척이는 괴로운 신음소리 내가 듣고 내가 놀라 잠들지 못하네 힘들게 일어나 창문을 열면 나의 기침소리 알아듣는 작은 새 한 마리 나를 반기고 어떻게 살까 묻지 않아도 오늘은 희망이라고 깃을 치는 아침 인사에 나는 웃으며 하늘을 보네 가을에서 겨울로 들어갑니다 따스함을 전하는 우리가 필요합니다

2019.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