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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에 읽는 시!
    2016. 2. 3. 06:51

    2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이채


    모든 것이 순탄하리라고 믿기로 한다
    꼭 그럴 것이라고 믿어보기로 한다

    나무에 물이 오르고 꽃이 피고 푸릇푸릇 잎이 자랄 때

    나의 하루하루도 그러하리라고

    햇살이 따뜻하니 바람도 곱고 아늑하리라고

    누구도 대신 걸어줄 수 없는

    이 넓은 세상에 새로운 길 하나 내어 보기로 한다


    길이라 함은 누군가 걸었기에 길이 된 것이리

    아무도 걷지 않았다면 길이 될 수 없겠지

    큰길에는 분명 수많은 발자욱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 하나하나의 눈물과 고뇌가

    흐르고 흘러 강물 같은 길이 되었을 것이다

    바람에 가지가 휘어지고 잎새 우는소리 들려와도

    담담한 용기를 가져보기로 한다


    봄은 그리 길지 않고 하루의 절반도 어둠이지 않던가

    새들의 노랫소리가 위안이 되고

    그 길에서 이름 모를 풀꽃들이 나를 반겨줄 때

    더러 힘겨워도 견뎌낼 수 있으리라

    조금은 쓸쓸해도 웃을 수 있으리라

    풀잎 스치는 바람에도 나 행복하리라


    하루의 끝에는 늘 밤을 기다리는 노을이 붉지

    먼 훗날 나 노을처럼 아름다울 수 있을까

    때를 알고 자리를 내어주는 낙엽처럼
    그렇게 고요하게 순응할 수 있을까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오면

    한 알의 씨앗으로 흙 속에 묻힐 수 있을까

    사람이여
    !

     

    2월 /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2월을 사랑하소서 / 이민영

     

    2월은
    그대 3월의 향
    샘 맞는 기다림
    그이를 두고 온 사랑,
    잠시녘의 겨울 마무리하고
    봄 여는 길목에는 설레임으로 파릇한 바램
    하늘까지 부풀어 있습니다

    내려놓은 뿌리로 겨울 상채기를 안아
    씨로 틔우려는 땅 꽃의 눈물
    길다랗게
    넓다랗게

    내준 발자욱 소리로 동면을 깨우고
    가지는 가지 위로 물은 물 위로 땅은 땅 위로
    계곡마다 드리워진 힘
    줄 세어가며
    나란히 나란히
    고사리 손 모아 손짓하며,
    역동의 산과 들
    움직이는 빌딩과 자동차의 웃음치는 경적
    태어나는 마을에서
    보도 위에는 새악시 같은 햇볕의 미소
    아침의 눈물,

    함박 웃음 위 백마탄 기사가 아기가 되 속삭입니다

    "그래 이제는 봄님이 오시는 거니
    하늘가로 나오렴 들로 내리렴
    햇살 든 정원에는 우리들 웃음만
    물결처럼 일렁이는 붉어진 볼조금
    누렁소, 사철나무의 손 사래, 싹들이 되어진 세상의
    봄님과 함께 하는거니 이쁜 옷고름도 볕에 축이게...."

    가슴 쿵쿵 뛰며
    얼굴 달아 오르며
    봄맞이 합니다
    아픔으로 살이 되어 온 이름들의
    차가운 공간을 파고드는 생의 갈피조차
    제게는 움의 씨,
    모든 것들의 根原이자 始作이 됩니다

    일년을 서기로 용솟음치니 시작이 무르익고
    봄도 무르익는 시작함
    여름 뒤 가을, 가을 뒤 겨울마져 다정으로 올 것 같고
    설레임으로 황홀한 소년
    소년의 소녀는 새악시가 되어 있습니다

    조바심않고 여유로워 편지를 씁니다
    겨울의 마지막 달은 편지를 씁니다
    행복합니다
    2월에 쓴 편지는
    사랑하여 쓴 편지 글로 부쳐집니다

    봄에 님을 만날 것을
    그사랑 만나서 여름에는 익힐것을
    익혀가는 것을 준비할 것을
    그렇게 만난 우리는
    가을이 오면 님과 나의 집을 지을 것을
    파란 동산이 단풍으로 수 놓던날 위에
    작으나 성실하게 소중한
    우리의 연가를 부를 것을

    詩를 짓고 님은 바이올린을 켜고
    詩를 짓고 님은 노래를 부르고
    삶의 사랑
    고뇌일지라도 향긋한 인생의 새벽을 맞습니다

     

     

    그렇게 2월은 간다 / 홍수희

     

    외로움을 아는 사람은
    2월을 안다

    떨쳐버려야 할 그리움을 끝내 붙잡고
    미적미적 서성대던 사람은
    2월을 안다

    어느 날 정작 돌아다보니
    자리 없이 떠돌던 기억의 응어리들,
    시절을 놓친 미련이었네

    필요한 것은 추억의 가지치기,
    떠날 것은 스스로 떠나게 하고
    오는 것은 조용한 기쁨으로 맞이하여라

    계절은
    가고 또 오는 것
    사랑은 구속이 아니었네

    2월은
    흐르는 물살 위에 가로 놓여진
    조촐한 징검다리였을 뿐

    다만 소리 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이여,
    그렇게 2월은 간다

     

     

    2월 / 이외수

    도시의 트럭들은 날마다 살해당한
    감성의 낱말들을 쓰레기 하치장으로 실어나른다
    내가 사랑하는 낱말들은
    지명수배 상태로 지하실에 은둔해 있다

    봄이 오고 있다는 예감
    때문에 날마다 그대에게 엽서를 쓴다
    세월이 그리움을 매장할 수는 없다

    밤이면 선잠결에 그대가 돌아오는
    발자국 소리
    소스라쳐 문을 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뜬눈으로 정박해 있는 도시
    진눈깨비만 시린 눈썹을 적시고 있다

     

    2월에는이향아

     

    마른 풀섶에 귀를 대고
    소식을 듣고 싶다

    빈 들판 질러서

    마중을 가고 싶다


    해는 쉬엄쉬엄

    은빛 비늘을 털고

    강물 소리는 아직 칼끝처럼 시리다


    맘 붙일 곳은 없고

    이별만 잦아

    이마에 입춘대길

    써 붙이고서

    놋쇠 징 두드리며

    떠돌고 싶다


    봄이여, 아직 어려 걷지 못하나

    백리 밖에 휘장 치고

    엿보고 있나


    양지바른 미나리꽝

    낮은 하늘에

    가오리연 띄워서

    기다리고 싶다

    아지랑이처럼 나도 떠서

    흐르고 싶다

     

    행복/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노래 있다는 것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열렸습니다

     

    순간 순간이 모여서 삶이 되고,

     

    인생이 되고,

     

    역사가 되겠죠!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오늘을 기대합니다

     

    제 방에 오시는 많은 분들께

     

    소망있는 삶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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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