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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에 찬바람 맞고,,,,산 2020. 12. 15. 19:42
겨울 나그네 / 전병윤
내 가슴엔 언제나
남들만 들끓어
나를 볼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날 모른다
내 가슴을 버리려고 하섬엘 갔더니
마침 석양 눈발이 내리자 또,
나를 찾아오는 발자국 소리가
여기 저기서 죄어 왔다
까맣게 잊었던 지난날
내 집 앞에 살던 소나무가
면사포를 쓰고 나오자
노루 새끼는 눈을 털고 나왔다
그리고, 정말로 잊었던
순아의 발자국 소리도 들렸다
사랑하는 것들이
내 가슴속에서 웅성거릴 때
내가 이 세상에 있음을 보게 되는가
바람 한 줄기
귀를 때리고 지나 가면서
사랑과 영혼이 함께 숨쉴
가슴 밭을 일구어 보란다.춥긴 추운 곳 입니다 ㅎㅎㅎ
용정이 꽝꽝 얼었습니다
천제단에서 햇살을 받으며 놀아봅니다
주목 구경하러 갑니다
고목 / 복효근
오동은 고목이 되어갈수록
제 중심에 구멍을 기른다
오동뿐이랴 느티나무가 그렇고 대나무가 그렇다
잘 마른 텅 빈 육신의 나무는
바람을 제 구멍에 연주한다
어느 누구의 삶인들 아니랴
수많은 구멍으로 빚어진 삶의 빈 고목에
어느 날
지나는 바람 한줄기에서 거문고 소리 들리리니
거문고 소리가 아닌들 또 어떠랴
고뇌의 피리새라도 한 마리 세 들어 새끼칠 수 있다면
텅 빈 누구의 삶인들 향기롭지 않으랴
바람은 쉼없이 상처를 후비고 백금칼날처럼
햇볕 뜨거워 이승의 한낮은
육탈하기 좋은 때
잘 마른 구멍 하나 가꾸고 싶다나무 / 이성선
나무는 몰랐다
자신이 나무인 줄을
더욱 자기가
하늘의 우주의
아름다운 악기라는 것을
그러나 늦은 가을날
잎이 다 떨어지고
알몸으로 남은 어느날
그는 보았다
고인 빗물에 비치는
제 모습을.
떨고 있는 사람 하나
가지가 모두 현이 되어
온종일 그렇게 조용히
하늘 아래
울고 있는 자신을.상고대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파아란 하늘과 일출이 있어서 만족합니다
하산 하니 하늘에 구름이 멋진 풍경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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