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땅에 한 생명으로 오심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나그네 삶이 끝나는 순간까지 소망이 있는 삶을 소망합니다
사랑할 때 사랑하라(정일근 시인)
사랑할 때 사랑하라
열 손가락이 잘려나가도
손가락 마디 하나 남아 있다면
두 팔을 내어주어도
남은 눈물이 있다면
사랑하라, 사랑이
두 눈알을 다 가져가버려도
사랑이 몸뚱이만 남겨놓아도
사랑이 남아 있다면 사랑하라
지구별에 다시 빙하기가 오고
지구가 두꺼운 얼음에 덮혀
검독수리가 죽고
향유고래가 죽고
힌 민들레가 죽고
오직 외발 하나 딛고 설 땅이 있다면
사랑하라
그 땅에 한 발 딛고 서서
나머지 한 발 들고 서 있을 수 있다면
사랑하라, 사랑은
용서보다 거룩한 용서
기도보다 절실한 기도
아무것도 가질 수 없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아도
사랑이 있다면 사랑하라
사랑할 때 사랑하라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이 좋은 이유 하나 (2) 2013.03.22 어머니 집의 봄! (4) 2013.03.21 정성! (1) 2013.03.16 진달래가 피었습니다 (0) 2013.03.16 오리나무 (1) 2013.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