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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개구이집에서 / 이정록​
    2023. 1. 10. 22:01

    조개구이집에서 / 이정록

    빙판길이든

    눈 녹은 진창길이든

    조개껍데기가 그만인겨.

    조개란 것이 억만 물결로 이엉을 얹었는디

    같잖게 사람이나 자빠뜨리겄남?

    죽으면 썩어 웂어질 몸뚱어리,

    조개껍데기처럼 바숴질 때까지 가야되잖겄어?

    나이 사십 중반이면 막장은 거짐 빠져나온겨.

    피조개 빨던 입이라고 사랑하지 말란 법 있간디?

    연탄 한 장 배 맞추는 것도, 연탄집게처럼

    한꺼번에 불구녕에 들어가야 되는겨.

    자네 하날 믿고 물 건너 왔는디

    하루하루 얼매나 섧고 폭폭허겄나?

    요번엔 뗏장이불 덮을 때까지 가보란 말이여.

    관자 기둥까지 다 내어주는 조개처럼

    몸과 맘을 죄다 바치란 말이여.

    사랑도 조개구이 같은겨.

    내리 불길만 쏴붙이다간

    칼집 안 낸 군밤처럼 거품 물다가

    팍 터져 뛰쳐나간단 말이지.

    조개는 혓바닥이 발바닥이여.

    제발 혓바닥으로 노 젓지 말고 발품을 팔란 말이여.

    산 조개만이 혀 깨무는 고통이 있는겨.

    갱개미 바람벽 쳐다보듯 멀뚱멀뚱

    자작만 하지 말고 한 잔 따라보랑게.

    누구의 시처럼,,,,

    함부로 덤비거나 빠질수 없는 바다,,,

     

    우리의 생활도 모두 걸기엔 부담인 시간들,,,

     

    그래도,

     

    바다에서 사는 조개는 담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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