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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 김현태산 2020. 9. 3. 14:54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 김현태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루를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 꽃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안에 또 한사람을 잉태할 수 있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나무와 구름사이 바다와 섬사이
그리고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천 수만번의 애닯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짓이 숨쉬고 있음을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 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한다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먹구름처럼 흔들거리더니
대뜸 내 손목을 잡으며
함께 겨울나무가 되어줄 수 있느냐고
눈 내리는 어느 겨울밤에
눈 위에 무릎을 적시며
천년에나 한번 마주칠 인연인 것처럼
잠자리 날개처럼 부르르 떨며
그 누군가가 내게 그랬습니다.뜨거운 마음을 갖고, 따스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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